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관절이 한 번 망가지면 완치가 어렵다. ‘관절에 좋은 음식’ ‘아픈 관절 수술법’ 등을 인터넷에 열심히 검색하다가,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수의영양학회 양철호 회장은 “반려동물 기저 질환과 몸 상태를 고려해서 수의사들에게 영양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보호자가 인터넷에 있는 부정확한 정보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0일 세텍(SETEC)에서 ‘한국수의영양학회 반려동물 영양교실’이 열렸다. 수의학 전문가들이 반려동물 관절 건강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바로잡는 강연이 이어졌다. ◇관절 문제, 피부·콩팥·심장·면역계 이상 때문일 수도 반려동물 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을 의심한다. 십자인대나 슬개골을 수술하고, 관절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인다. 그러나 뜻밖에도 ▲심장 ▲콩팥 ▲호르몬계 ▲면역계 등 몸 다른 곳에 발생한 질환이 관절을 망가뜨릴 때가 있다. 원인을 바로잡지 않고 관절만 치료하면, 수술해도 증상이 재발하기 일쑤다. 피부 같은 신체 기관에 생긴 염증은 혈관을 타고 돌다가 관절로도 간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관절염이 발생한다. 콩팥·간 등 체내 독성 물질을 거르는 기관이 제 역할을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 핏속을 돌던 독성 물질이 관절에 축적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심장 질환으로 혈액 순환이 저하되면 관절낭에 산소와 영양분이 잘 공급되지 않는다. 윤활제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관절이 손상에 취약해진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수의통합연구센터 오원석 겸임교수(오원석황금동물병원 원장)는 “심장 질환이 있는 동물들이 실제로 십자 인대와 슬개골 수술을 많이 받는다”며 “심장 질환을 치료하려 이뇨제(수분 배설을 촉진하는 약)를 복용하기 시작한 반려동물 다수는 1~2년 후에 관절염이 생긴다”고 말했다. 관절 이상을 재빨리 진단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조차 어렵다. 골관절염은 연골이 상당히 닳아 사라진 후에야 엑스레이로 진단된다. 그전에는 엑스레이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 (자기공명영상)를 찍어야 알 수 있다. 게다가 관절염 극초기엔 CT나 MRI를 찍어도 진단되지 않는다. 오원석 교수는 “관절을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 않으면 심장이나 콩팥 등 몸 다른 곳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반려동물이 피부·심장·콩팥 등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당장은 관절에 이상이 없어도 차차 나빠질 가능성이 크므로 미리 관절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한두 시간 산책’ 강박이 반려견 몸 망가뜨려 반려견을 매일 한두 시간 산책시킨다면 재고가 필요하다. 개체에 따라서는 관절을 비롯한 몸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오원석 교수는 “단순히 생각해서, 5kg짜리 강아지가 한 시간 걷는 것은 50kg 사람이 10시간 걷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몸에 무리를 준다”고 말했다. 산책을 마친 후 반려견을 잘 관찰해보자.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산책 강도가 지나친 것일 수 있다. 첫째로, 산책하고 잠들면 꿈꾸듯 잠꼬대할 때가 있다. 힘에 부칠 정도로 운동해서 심전도·뇌파가 교란되면 그렇다. 밤에 안 자고 자꾸 돌아다닐 수도 있다. 지나친 운동으로 코르티솔이 과분비돼 신경계가 교란되면 밤낮이 바뀔 수 있다. 산책 도중에 자꾸 소변을 누는 것도 의심 증상이다. 영역 표시를 하려고 누는 게 아닐 수 있다. 오원석 교수는 “혈압기를 들고 다니면서 산책하는 반려견 100마리 이상을 검사해 본 결과, 혈압이 180~200을 넘어가면 이를 떨어뜨리려 소변을 누고, 220~240을 넘어가면 설사까지 한다”며 “포메라니안·비숑 같은 견종은 가슴 공간이 좁아서 조금만 산책해도 혈압이 빨리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마다 적당한 산책 강도가 다르다. 주치의 동물병원에서 ▲심장·폐 크기와 구조 ▲달리기 전 혈압 ▲달린 후 혈압을 미리 검사해보고,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산책 강도를 정해야 한다. 평소 산책하다가 소변을 몇 분만에 누는지 살피는 것도 도움된다. 소변을 자주 눈다면 혈압이 빨리 오르는 편일 수 있다. 오원석 교수는 “적정 강도로 산책했다면, 산책한 후에 활력이 돌고 힘이 남아 있어야 한다”며 “산책 후에 기절하듯 자거나, 밤에 잠을 못 이뤄서 밤낮이 바뀌면 굉장히 과로한 것이다”고 말했다. ◇관절 영양제, 기능성 성분 여러 종류 들어야 효과 관절 건강에 도움된다는 성분은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보스웰리아 ▲EPA·DHA(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 ▲식이유황(MSM) ▲히알루론산 ▲망간 ▲아연 ▲초록입홍합 ▲상어 연골 ▲비타민 C 등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단독 급여 시 실제로 관절 상태가 개선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없다. 하나의 성분을 단독으로 먹이기보다는, 여러 성분을 복합적으로 급여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대부분이다. 흰 토끼의 연골을 손상시킨 후 콘드로이친·글루코사민·망간 등을 먹였더니, 세 성분의 합제를 먹였을 땐 효과가 있었으나 각 성분을 단일 급여했을 때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다는 실험 결과가 대표적이다.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정설령 대표(수의사)는 “관절에 이롭다는 성분 여러 개를 섞어서 급여하면 단독으로 급여할 때보다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들이 일관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 급여 효과가 생체 실험에서 확인된 것은 보스웰리아와 EPA·DHA 뿐이다. 보스웰리아를 개 체중 1kg당 40mg 먹였을 때 관절 통증과 보행 장애가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EPA·DHA는 개 체중 1kg당 90~160mL를 급여했을 때 관절 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보스웰리아도 단독으로 먹이기보다는 MSM을 함께 급여할 때 염증이 더 잘 감소한다고 알려졌다. 정설령 대표는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은 EPA·DHA가 가장 효과적인 성분이라고 본다”며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EPA·DHA는 소형견 기준 체중 1kg당 약 100mg(100mL) 정도 급여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EPA·DHA를 연어 기름으로 먹이겠다면, 연어 기름 100g 중 20g(20%) 정도가 EPA·DHA임을 고려해야 한다. 80g은 다른 지방이다. 정설령 대표는 “췌장염이나 고지혈증이 있어서 지방을 조심해야 하는 동물에겐 연어 기름으로 EPA·DHA를 먹이는 게 위험할 수 있다”며 “이럴 땐 정제해서 EPA·DHA 순도가 높은 영양제를 급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영양제로 먹이겠다면, 오메가3 함량 말고 EPA·DHA 함량이 적힌 것을 선택해야 한다. 오메가3는 종류가 무척 많고 EPA·DHA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관절 영양제’라 적혀 있는데 오메가3 함량만 표기돼 있다면, 정작 관절 기능 개선 성분인 EPA·DHA 함량은 알 수가 없다. EPA·DHA 함량이 적혀 있기는 하지만 일일 급여량 당 함량인지 제품 전체에 든 총 함량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제품 역 선택하지 않는 게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21/2024112101274.html |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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