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에게 먹이는 간식은 일일필요열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수의학계 권고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호자가 무언가 먹고 있으면, 반려동물이 옆에 와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한 입만 달라는 요청이다. 인간이 먹는 음식은 원래 급여하면 안 된다지만, 과일·채소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조금씩 나눠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필요한 열량 대부분을 주식 사료로 섭취하고 있다. 사료 이외에 무언가 더 주는 것은 영양 과잉으로 이어진다. 그래도 가끔 간식을 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0일 세텍(SETEC)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 한국수의영양학회컨퍼런스에서,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과 강민희 교수(수의학박사)가 반려동물 간식 급여에 대한 절충안을 제시했다.
◇다양한 간식 주고 싶다면 일일필요열량 ‘10%’ 내외로
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반려동물이 일일필요열량(MER)만큼의 열량만 섭취하게 해야 한다. 반려동물 체중을 알면 기초대사량(RER)을 계산해서 MER을 구할 수 있다. RER은 반려동물 몸무게(kg)의 0.75 제곱에 70을 곱한 값이다. MER은 RER에 반려동물 생애 주기에 해당하는 상수를 곱해서 구한다. 포털사이트에 ‘거듭제곱 계산기’를 검색하면 0.75 제곱을 간편하게 계산하는 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 이 공식대로 구한 5kg의 중성화된 6살 개의 RER은 하루 234kcal다. MER은 234에 1.4를 곱한 327.6kcal 정도다. MER에 해당하는 사료량은 포장재 영양성분표를 보고 계산할 수 있다. g당 3.5kcal를 내는 사료라면, 하루에 93.6g을 먹이면 된다.
그래픽=김경아
그러나 반려동물에게 ‘사료만’ 먹이는 보호자는 드물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보여줄 때 반려동물의 삶이 더 행복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주식 사료 외에 다양한 식품과 제품을 간식으로 주다가 반려동물이 비만이 되곤 한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수의학계에서는 ‘10%’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주식 사료로 MER의 90%를 충족하고, 나머지 10%를 다양한 간식거리로 채우자는 것이다. 앞서 예시로 든 5kg의 중성화된 성견의 경우, MER이 약 327.6kcal이므로 하루에 32.7kcal 정도를 간식으로 충당할 수 있다.
다양한 음식을 주겠다고 사료를 식단에서 완전히 빼는 건 안 된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해 몸이 망가질 수 있다. 기생충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한다. 돼지 간을 주재료로 한 홈메이드 사료를 먹은 반려동물에게서 비타민A 과다증이 발생한 사례, 보호자가 생고기를 주로 급여한 반려동물에게서 살모넬라균 전신 감염증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된 적 있다. 온라인에 공개된 반려동물 홈메이드 사료 레시피 200여 개의 영양 성분을 분석했더니, 95%는 하나 이상의 필수 영양소가 결핍돼있었다는 미국수의영양학회조사 결과도 있다. 강민희 교수는 “MER의 10%를 사료 이외 다양한 식품으로 급여하면, 사료를 주식으로 급여하는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반려동물에게 다양한 음식거리를 맛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근·브로콜리·오이·강낭콩·호박 등은 적당량 먹여도 돼
자신이 평소 먹는 과일 채소를 반려동물에게 나눠줘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보호자가 많다. 여러 문헌과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먹여도 된다고 확인되는 것은 ▲당근 ▲브로콜리 ▲오이 ▲강낭콩 ▲익힌 호박 등이다. 당근은 g당 0.41kcal, 브로콜리는 g당 0.34kcal, 오이는 g당 0.16kcal, 강낭콩은 g당 0.31kcal, 익힌 호박은 g당 0.19kcal다. 반려동물 MER의 10% 내외로 계측해서 먹이면 된다. 앞서 예시로 든 개의 경우, MER의 10%(32.76kcal)를 모두 당근(g당 0.41kcal)으로 먹인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약 79.9g의 당근을 급여하는 게 적당하다. 이 밖의 과일과 채소는 급여 시 안전성이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당근·호박·브로콜리는 섬유질이 많아 과다 섭취하면 소화 불량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양을 정확히 재서 먹인다.
어떤 식품을 얼마나 먹여도 되는지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주치의 수의사에게 영양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강민희 교수는 세계소동물수의사회에서 제시한 보호자용 영양 문진표에 나온 항목을 정리해가기를 권한다. 최근 반려동물에게 먹인 모든 것들의 ▲제품명과 브랜드 ▲형태(건사료·습식사료) ▲일 회 급여량 ▲하루 총 급여 빈도 ▲먹이기 시작한 날을 기록해 가도록 한다. ‘최근 먹인 모든 것’에는 주식 사료뿐 아니라 간식·영양제·과일·채소·고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치석 관리 목적으로 먹인 개 껌처럼 사소한 것들까지도 낱낱이 기록한다. 수의사가 제품 속 영양소를 검색해보고, 이를 토대로 영양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간식·사료의 제품명과 브랜드는 꼭 알아가야 한다. 포장재에 영양 성분 함량과 일일 급여 권장량이 제대로 적혀 있지 않은 제품은 먹이지 않는 게 좋다. 영양 정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면 수의사로서도 영양 상담을 하기 어렵다.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과 강민희 교수(수의학박사)/사진=이해림 기자
◇부추속 채소와 포도는 어떤 형태든 독성 위험
먹이지 말아야 하는 과일과 채소도 있다. ▲시트러스 계열 과일(레몬·오렌지·자몽·라임) ▲포도와 건포도 ▲부추속 채소(양파·마늘·대파·부추) ▲덜 익은 가짓과 채소(감자·가지·토마토) ▲아보카도 등이다. 시트러스 계열 과일은 산이 많아 반려동물 위장에 자극이 될 수 있다. 고양이는 산에 민감해 구토나 설사할 위험이 크니 특히 주의한다. 포도와 건포도는 개에게 독성을 띤다. 섭취한 후에 콩팥이 망가질 수 있다. 포도가 반려동물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건포도가 든 식빵은 무심결에 먹이는 보호자들이 종종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부추 속 채소를 먹은 반려동물은 적혈구가 파괴돼 빈혈에 이를 수 있다. 강민희 교수는 “부추속 채소와 포도류는 생것이든 말린 것이든 익힌 것이든 분말이든 위험하니 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보카도와 덜 익은 가짓과 채소에는 반려동물에게 구토 설사 등 소화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 들었다.
▲바나나·망고·파인애플처럼 당도 높은 과일 ▲양배추·케일처럼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채소는 종종 급여해도 괜찮으나 신중해야 한다. 당도 높은 과일을 자주 먹이면 혈당이 치솟고 비만이 될 수 있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채소를 과다 섭취하면 소화 불량이 생기기 쉽다. 또한, 어떤 과일 채소든 껍질이나 씨는 급여하지 않는다. 과일 씨에 들어있는 사이아나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몸집 작은 반려동물에겐 위험할 수 있다. 강민희 교수는 “씨 몇 개를 먹었대서 곧바로 독성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나, 예민한 개체는 소량으로도 소화 불량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 질환에 따라 조심해야 할 과일 채소가 달라지기도 한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나트륨과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감자·바나나 등) ▲췌장염이 있다면 지방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아보카도·올리브·브로콜리·케일 등) ▲당뇨병이 있다면 당도 높은 과일 (바나나·망고·파인애플·수박 등) ▲비만이라면 열량 높은 과일과 전분 많은 채소 (바나나·고구마·감자 등) ▲위장 장애가 있다면 식이섬유가 많거나 산도가 높은 식품 (브로콜리·양배추·오렌지·레몬 등)을 먹이지 않는 게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13/20241113015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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