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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마이온리독 My Only Dog

스크랩 나이 든 반려동물, 수많은 건강 검진 중 무엇부터 할까요? [멍멍냥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1. 5.

노령기를 앞둔 반려동물에겐 심장과 콩팥 검사가 우선 권장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1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시시콜콜한 의문이 많이 생기지만, 조언을 구할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반려동물 질환에서 반려생활 노하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 헬스조선이 1200만 반려인을 대신해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멍냥주치의’ 코너를 매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반려인 궁금증] “10살을 앞둔 반려견 건강 검진을 계획 중입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검사가 있을까요”
유기견을 어렸을 때 입양하여 10여 년간 함께한 보호자가 물어왔습니다. 아직은 크게 병치레를 한 적 없지만, 생애 전환기를 앞둬 건강 검진을 계획 중이라 합니다. 노령기를 앞둔 반려동물에게 어떤 건강 검진이 필요한지,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이천점 문종선 원장이 자세히 알려 드립니다.

[멍냥주치의 답변] “무의미한 검사 없지만, 심장·콩팥 검사 우선으로 받길 권합니다”
노화는 신생 세포 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퇴화하는 현상입니다. 소형 동물은 대형 동물보다 수명이 길고 노화가 비교적 늦게 시작되지만, 노화 속도 자체는 훨씬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선천적인 유전 질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전제하에, 수의임상에서는 통상 8~10살 사이를 노년기로 접어들기 전, 생애 전환기로 봅니다. 인의(人醫)의 건강 검진과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 반려 동물 건강 검진을 시행하면 노화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거나 이미 발생한 질환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지 않기에, 실시하는 검사의 항목이 많을수록 환자의 정보를 잘 알아낼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따라서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검사’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동물 특성상 진정·마취가 꼭 필요한 검사가 많고, 받을 수있는 모든 검사를 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에 일부 항목을 선택해서 건강 검진을 하게 됩니다.

건강 검진 항목을 선택할 땐 크게 객관적인 정보와 주관적인 정보를 고려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정보는 과거에 진단된 병력과 수술 이력이고, 주관적인 정보는 보호자가 보기에 환자가 불편해하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 왼쪽 뒷다리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았거나 수술 이력이 있다면 수의사는 이 객관적 정보를 통해 오른쪽 뒷다리를 검사해야겠다고 판단합니다. 오른쪽 다리를 불편해하는 것 같다는 주관적 정보가 보호자에게서도 확인된다면 당연히 해당 부위를 검사할 것입니다.

필자는 모든 환자에게 같은 건강 검진 항목을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보호자가 말하는 객관적·주관적 정보를 듣고, 환자별로 항목을 상의해서 결정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노령 환자라면 반드시 검사해보는 항목들은 있습니다. 바로 심장과 콩팥에 관련된 지표들입니다. 노령기 건강은 심장과 콩팥이 결정합니다.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 저하는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며 각 장기로 흘러들어 가는 혈류량이 줄어드는 데서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심장과 콩팥은 혈액을 매개체로 긴밀히 연결돼있습니다. 어느 한 쪽에서 질환이 발생하면 다른 쪽으로 빠르게 악영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대체로 청진상 심장잡음과 함께 심장 비대·기형이 관찰될 가능성이 큽니다. 심할 경우 폐 침윤이 보일 수 있으므로 흉부 방사선 검사는 꼭 받는 게 좋습니다. 덧붙여서 심실 과부하가 있을 때 분비량이 느는 ‘엔티-프로비엔피(NT-proBNP)’ 검사를 함께하면 현재의 심장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심장 기형을 넘어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는 심장 초음파 검사까지 진행하게 되는데, 이 검사는 평소 다니는 동물병원에서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해보고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콩팥에 대한 평가는 ▲소변 내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UPC) ▲혈청 화학 검사 결과 중 혈액요소질소(BUN)·크레아티닌(Cre)·인(P) 등의 항목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크레아티닌 수치는 콩팥 기능이 75%가량 손상되기 전까지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이에 최근에는 콩팥이 25~40%만 손상돼도 증가하는 ‘대칭 디메틸아르기닌(SDMA)’을 널리 사용합니다. 혈중 인(P)의 과부하를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섬유아세포성장인자23(FGF-23)’라는 수치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혈액 검사와 함께 초음파 검사를 받아, 콩팥 상태를 영상학적으로 판단하다면 더욱 좋습니다.

질환의 치료는 진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노령 질환을 예측하기 위해 지금껏 말씀드린 검사 외에도 간담도계 검사, 호르몬 검사 등 권할 수 있는 항목은 많습니다. 하지만 생애 전환기 건강 검진을 목적으로 병원에 내원했을 때 ‘최소한’ 이 정도 항목은 우선 확인했으면 좋겠습니다.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문종선 원장/사진=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경력사항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인천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이사
前)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서울 신사점 진료과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인천점 부원장
前)스카이동물의료센터 계양점 원장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1/01/20241101018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