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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음식&요리

스크랩 촉촉 폭신한 ‘스크램블드에그’ 만드려면, 소금 ‘이때’ 넣으세요 [주방 속 과학]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0. 29.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빠르지만 맛있게 달걀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스크램블드에그'를 도전해 볼 수 있다. 달걀과 소금의 혼합물을 달군 팬에 넣어 젓가락으로 휘저으면서 익히면 끝이다. 간단한데, 식감은 부드러워 맛있다. 조리 중 딱 한 가지만 신경 쓰면, 맛이 더 좋아진다. 바로 소금을 넣는 타이밍이다.

달걀물에는 단백질, 수분, 지방이 혼재돼 있는데, 휘저으면 단백질끼리 결합하면서 수분과 공기를 머금은 작은 주머니가 생성된다. 달걀물이 팬에서 가열되면 단백질은 굳고 달걀 속 수분은 증발해, 공기주머니 크기를 키운다. 먹을 때 폭신한 식감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또 남은 수분이 스크램블드에그 속 공기주머니에 그대로 남아, 촉촉함까지 더한다. 결국 공기주머니에 얼마나 수분이 잘 보존돼 들어가 있느냐가 핵심이다.

달걀이 수분을 촉촉하게 머금은 폭신한 스크램블드에그를 만들고 싶다면, 달걀물을 팬 위에 올리기 15분 전에 소금을 넣으면 된다. 노란 달걀물이 소금을 넣어 주황색으로 변하면, 그때가 바로 팬에 올릴 적당한 시기다. 소금은 노른자 속 단백질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약화한다. 달걀 속에는 공기주머니가 여러 개 있는데, 소금이 단백질 간 결합을 깨뜨려 더 작은 공기주머니 여러 개가 생기도록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운동회에서 열 명씩 손을 잡아 원을 만들었는데, 선생님(소금)이 잡은 손을 놓게 해 다섯 명씩 더 작은 원 여러 개를 만들게 한 것이다. 이런 변화가 생기면 큰 원이 촘촘하게 있어서 빛이 통과하지 못해 노란색을 띠다가, 작은 원이 여러 개 생기면서 빛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우리 눈에 주황색으로 보이게 된다.

열을 가하면 단백질 간 결합은 더 단단해진다. 소금을 가열 조리 끝 무렵에 넣으면 단백질 간 결합이 매우 단단해지면서 큰 주머니 안에 가두고 있던 수분이 빠져나가게 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기주머니에서는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이 적어, 촉촉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또 이미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줄어든 상태라, 가열해도 수분이 빠져나갈 만큼 단백질이 강하게 결합하지 않는다. 소금을 요리하기 바로 전에 넣는 것도 도움은 되지만, 소금이 녹아서 골고루 달걀 전체에 퍼지려면 15분 정도 전에 소금을 넣는 게 낫다. 실제 요리 후 스크램블드에그를 접시 위에서 포크로 긁어보면 소금을 일찍 넣었을수록 접시에 빠져나온 수분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크램블드에그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갔을수록, 식감은 퍽퍽해진다.

가열할 땐 팬에 달걀물을 최대한 오래 가만히 두고, 살살 접어야 한다. 세게 휘젓거나 흔들면 공기주머니가 터져서 마찬가지로 수분이 빠져나간다. 또 너무 약불에서 조리하면, 수분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해 공기주머니가 제대로 팽창하지 못한다. 폭신한 식감이 사라질 수 있다.

한편, 달걀물에 우유를 넣는 것도 촉촉한 스크램블을 만드는 방법의 하나다. 우유는 지방을 제공하는데, 지방도 달걀 단백질이 서로 강하게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우유가 없다면 소량의 물이라도 넣자. 증발하는 수분의 양이 늘어나면서 스크램블드에그 속 공기 주머니 크기가 커져, 스크램블드에그가 더 많이 부풀고, 폭신해진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25/202410250201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