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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환절기에 부쩍 늘어나는 호흡기 질환… 가장 확실하게 막는 방법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10. 21.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에취", "훌쩍" 소리가 곳곳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계절이 왔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절기부터는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올라간다. 대기가 차고 건조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호흡기는 보습력이 감소해 감염에 취약해진다. 겨울로 갈수록 공기는 더 차고 건조해지면서 호흡기 질환 위험이 커지므로, 지금 이 시기에는 겨울을 대비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폐렴, 독감, 코로나19 등이 있는데, 이 질환은 일반 감기와 달리 심혈관질환 악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질환자, 고령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지난 11일부터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는 독감 백신도 동시 접종하고 있다.

다만 백신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다. 백신 접종과 호흡기 질환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헬스조선은 지난 11일 '명의가 알려주는 호흡기 질환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건강콘서트 '건강똑똑'을 개최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유병욱 교수가 호흡기질환의 원인, 질환별 특징, 증상과 함께 올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방법까지 자세하게 강의했다. 현장에서 질의응답으로 청중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토크쇼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130명이 넘는 청중이 참여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유병욱 교수가 호흡기 질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겨울철 기승을 부리는 호흡기 질환 3종 대해부
▶독감=감기가 독하면, '감기'다. 보통 독해진 감기를 독감으로 인지하는 환자가 있는데, 감기와 독감은 아예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의해 유발되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다. 증상은 실제로 감기보다 더 심하다. 주로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증상이 호전되면 뒤따라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시작된다. 보통 전신 증상은 일주일 내로 회복되지만, 기침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독감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보니, 위험성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60세 이상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질환이다. 유병욱 교수는 "독감은 중이염, 폐렴, 기흉, 심근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 세 명 중 두 명은 60대 이상이었다"고 했다. 독감 합병증은 60세 이상 외에도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에 잘 발생하므로,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폐렴=독감 합병증으로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 폐렴이다. 폐렴은 폐가 병원체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주로 호흡을 통해 균이 침입한다. 증상은 발생 부위, 침범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열, 기침, 가래 등이 나타난다. 균에 따라 가래가 거의 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고령층에서는 열이 나지 않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이 있던 환자가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폐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2년 새 환자 수가 두 배나 증가했다. 특히 봄과 겨울철에 환자 수가 많았다. 폐렴은 독감보다도 고령층에 치명적이다. 유병욱 교수는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 중 약 97%가 60대 이상이고, 70세 이상에선 5대 사망원인에 해당한다"며 "고령층은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코로나19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원인인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잘 알려진 대로 호흡기 침방울에 의해 전파돼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 게다가 유전체가 불안정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도 지속해서 출현하고 있다. 경증으로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중증으로 악화하면 호흡부전, 패혈증, 혈전색전증, 다기관 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은 물론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쳤는데, 전 세계에서 7억 명 이상이 감염됐고 700만 이상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3대 사망원인에 암, 심장 질환 다음으로 코로나19가 포함됐다. 지난여름, 잠잠해진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며 입원환자가 급증했다. 지난 7월 네 번째 주 474명이었던 코로나19 입원환자가 8월 네 번째 주에는 116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유병욱 교수는 "코로나19는 지속해서 변이가 나타나 독감처럼 재유행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만성질환이 있을수록, 그 수가 많을수록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사망할 위험이 높은데, 65세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중증 코로나19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고 했다. 실제 지난여름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약 66%에 달했다. 만성질환으로는 비만, 당뇨병, 만성 콩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신경인지 장애, 심장 질환 등이 있다. 유병욱 교수는 "우리 부모님도 꼭 매번 백신을 맞으신다"며 "나는 지금까지 여섯 번 맞았다"고 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유병욱 교수가 호흡기 질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효과적인 호흡기 질환 예방법, '백신'
세 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이다. 독감 백신은 고령층이 독감으로 입원하는 것을 50~60% 예방하고, 사망하는 것을 80% 예방한다. 독감은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당시, 사회적 접촉이 줄면서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폭발적인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명 중 7명이 12, 1월에 걸릴 정도로 겨울철에 환자가 급증하는데, 대비하려면 이맘때인 10월에 백신을 맞는 게 효과적이다. 폐렴도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할 수 있다. 폐렴을 일으키는 균인 폐렴구균 백신을 맞으면,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이 27%, 사망률이 34% 감소한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65세 이상에게 1회 무료로 접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폐렴을 예방하려면 독감 백신도 맞아야 한다.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가 폐렴 위험인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은 폐렴구균 백신보다 폐렴 예방 효과가 더 크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폐렴 입원율은 52%, 사망률은 70% 감소한다.

강의 후 토크쇼가 이어졌다./사진=신지호 기자

다른 질환의 백신은 오랜 기간 맞아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큰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유병욱 교수는 "부작용 없는 백신은 없다"며 "다만 거의 대부분 사람들과,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백신을 맞는 게 훨씬 더 이익이 크다"고 했다. 코로나19는 독감보다도 사망과 중증화 위험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은 독감보다 미국에선 5배, 국내에선 3배 이상 높았다. 또 코로나19에 걸린 사람 5명 중 1명은 감염 후에 한 달에서 3개월이 지나도 피로감, 호흡곤란, 인지 저하, 우울·불안 등 다양한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감염과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설사 걸렸더라도 중증 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병욱 교수는 "65세 이상이라면 코로나19 백신을 꼭 맞기를 권장한다"며 "65세 미만보다 중증화율은 약 21배, 치명률은 약 40배나 높고, 백신을 맞은 65세 이상보다는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21~29배 높다"고 했다.

청중 중 한 명이 질문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다양한 청중 질의 쏟아져
강의를 마친 후, 토크쇼가 진행됐다. 많은 청중이 적극적으로 질의를 이어갔다. 다음은 현장에서 나온 질문과 유병욱 교수의 답변이다.

-지난여름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걸렸었다. 또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어디서 검사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이미 체내 항체 면역 반응이 형성돼 있으므로, 확진 후 3개월까지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 다만 직접 구매한 신속항원검사로 확인했거나, 걸렸던 것 같다는 추정만 있다면 백신을 맞는 게 더 안전하다. 현재 이미 변이가 생긴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으므로,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한 번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맞아도 되는가?
"맞아도 된다. 질병관리청에서는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한다. 백신 효과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지난 2022~2023절기 65세 이상 고령층 중 동시 접종자의 이상 사례 신고율은 단독 접종자보다 약 40% 낮았다."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는 KP.3라던데, JN.1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있는가?
"효과가 있다. KP.3 변이는 JN.1의 하위 변위로,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JN.1 백신은 KP.3에 대해 이전 백신인 XBB.1.5보다 약 5배 정도 면역 형성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랑 화이자 중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어떤 걸 맞아도 상관없다. 모두 예방 효과가 있다."

-65세 미만이어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가?
"만성 폐질환, 천식, 당뇨병, 비만 등 기저질환자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안전하다. 없는 사람은 선택이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사람은 백신을 맞았을 때 주변에 코로나19를 전파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했던 당시, 백신을 맞았다가 뇌경색이 왔다. 다시 백신을 맞기 두려운데, 맞아야 하는가?

"백신을 맞는 이유는 맞았을 때 이점이 더 크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위험이 더 크다면 맞지 않는 게 낫다. 이상지질혈증 등 혈관 이상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해당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이전 백신에서 간혹 있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주치의와 상의 후 약물을 조절한 뒤 백신을 맞는 걸 추천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10/18/20241018022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