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스크랩 순간의 과욕이 화를 부르지 않도록 [아미랑]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7. 14.

<당신께 보내는 편지>
 
이병욱 박사의 작품 <여행ㅡ앉으면 멀리 보입니다>Acrylic on canvas 2024
보통의 건강한 사람은 어떤 질병을 치료할 때 시행착오를 겪어도 회복력의 폭이 넉넉해 빨리 회복되지만, 상대적으로 암 환자는 그렇지 못할 수 있습니다. 치명적이고 위중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의사는 암 환자에게 아직 연구 중에 있거나 확실하게 검증이 끝난 것이 아닌 처방은 삼가야 합니다. 하면 좋다는 의견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비등한 논란의 치료법이나 약제도 사용해선 안 됩니다. 최신 약제라 하더라도 FDA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거나 논문조차 없다면 시도하지 않는 게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과한 항암 치료는 오히려 환자에게 독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검증돼 온 기존의 표준 치료를 사용한다 해도 사람에 따라서는 충분한 치료일 수 있습니다. 너무 빨리 효과를 보고 싶어 하거나 단번에 나을 수 있는 치료를 기대하는 마음과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의사도 환자도 보호자도 선택의 순간에 과욕을 내면 오히려 화를 부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하긴 하지만 결과는 하늘이 내리는 선물입니다. 세밀한 선택과 결정이 암 환자에게 이상적인 예후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조금 더 사려 깊게 생각하고 보다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 환자를 돌봐야 합니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고 처방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과욕을 부려 잘못된 선택을 했을 경우 이것이 불러온 큰 대가를 치르기에는 암 환자들이 너무 약하고 약합니다.

과욕을 미리 막기 위해서는 치료 원칙을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치료 원칙은 환자의 삶의 질과 투병 의지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목표가 보이고 정해진 길을 따라가면 가는 길이 쉬워집니다. 막연한 계획만 가지고 길을 걸으면 오히려 좌충우돌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치료 원칙은 크게 다섯 가지로 잡습니다. 첫째, 환자는 절대 귀가 얇아지면 안 됩니다. 암 환자에게 좋은 정보는 암 환자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보입니다. 좋은 정보라는 것은 믿을 만한가를 넘어서 검증이 돼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무엇이 좋다든가, 무엇을 먹고 다 나았다든가, 무엇이 특효약이라든가 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조급한 마음으로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다소 둔감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검사 결과에 따라서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검사는 검사일 뿐입니다. 셋째,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설정한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넷째, 의사는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환자는 의사를 전적으로 믿고 따라야 합니다. 환자와 보호자, 보호자와 의사 역시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마지막, 치료 효과를 너무 기대해서 환자가 견디지 못하는 무리한 치료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치료를 잘할 것이라는 의사의 교만함과 오래 살고 싶어 하는 환자의 조급한 욕심이 만나면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고귀한 생명 앞에 환자, 보호자, 의료진 모두가 겸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지키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세요. 엉뚱한 길로 들어서지 않고 밝은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여러분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7/10/2024071001931.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