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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주 52시간' 선언했지만 현실은 주 100시간… 의료계 "정부, 수습책 내놔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4. 14.

연합뉴스

전공의의 수련병원 이탈 이후 대학병원 교수들도 '주 52시간' 근무를 선언했으나, 실제 대학병원 교수들의 일주일 근무시간은 100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 남아 근무 중인 의대교수들이 한계상황에 도달해, 당장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및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실의 교수들로 구성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및 업무 강도와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28명의 응답자 중 지난 한 달간 주 52시간 미만으로 근무했다고 응답한 교수는 13.6%에 불과했고, 주 52시간 초과 근무 교수가 86.4%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52시간 이상 60시간 미만으로 근무한 교수가 22.4%, 주60시간 이상 72시간 미만은 21.9% 였다. 24.6%의 교수는 주 80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교수도 7.9%에 달했다. 또한 24시간 근무 후 다음날 12시간의 휴식이 보장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3.6%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보장된다’는 대답은 15.8%에 그쳤다.

지난 한 달간 과로와 소진 예방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료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는지, 실제로 얼마의 업무량이 줄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4.4%가 '전혀 줄이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50% 이상 업무를 줄였다고 대답한 교수는 단 세 명에 불과했다. 4월 1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주52시간 근무하며 외래 진료와 수술 등을 줄인다고는 했지만, 실제 주52시간 근무를 제대로 지킬 수 없는 대학병원 현장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1개월간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1점(지극히 정상)부터 7점(매우 불안정)으로 나타내는 질문에서는 6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문제가 있는 4점 이상(신체적 상태 60.4%, 정신적 상태 65.2%)이라고 응답했으며, 80% 이상의 교수들이 현재의 여건에서는 앞으로 신체적, 정신적 한계 상황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절반 이상의 교수들은 향후 한 달 이내에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 사직으로 발생한 대학병원의 진료공백을 의대 교수들이 완전히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두 달간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겪으면서 교수들은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는 "정부는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중증 및 응급 진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월간 총 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전공의 근무여건과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환경의 개선에 진즉 투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했다.

비대위는 "지금이라도 정부는 일방적인 의료정책을 중단하고 지혜를 발휘하여 대화와 협상으로 의료공백을 수습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기 바란다"며 "전공의, 의대생들의 간절한 외침을 경청하여 정부는 진정한 자세로 신속하게 국민과 환자들을 위한 대국적 의료정책과 의료사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4.10 총선 이후 의사 집단행동 관련 브리핑을 중단, 향후 계획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브리핑을 주도해왔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대통령실 참모가 다수 사의를 표명했고, 정부는 의대 증원 등에 대해 침묵을 지속하고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4/12/202404120177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