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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고혈압, 중풍

스크랩 스탈린, 루즈벨트, 처칠의 공통점… 모두 '이 질환'으로 사망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4. 1.

1945년 2월 9일 얄타회담 기념사진. 앉은 사람 왼쪽부터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그리고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 인민위원장./사진=미 정부 문서보관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무렵인 1945년 2월 4~11일. 세 국가의 수뇌부만 따로 모여, 전후 세계 질서를 논했다. '얄타회담'이다. 이곳에서 세 사람은 아시아와 유럽을 자르고 붙였다. 한반도는 소련의 영향궤도로 들어갈 뻔했다. 이 결정들은 나중에 50년 가까이 지속되는 냉전 시대의 시발점이 된다. 이렇게 역사를 바꾼 세 인물,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그리고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 인민위원장은 꽤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를 바꿨고, 동시대에서 각 국가를 대표했다. 그리고 모두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에 무릎 꿇어… 루스벨트, 스탈린, 처칠 순
정확히 말하면 루스벨트와 스탈린은 뇌출혈, 처칠은 뇌경색으로 생을 마감했다. 뇌혈관질환이라는 뜻인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뇌 안에 피가 고여 뇌가 손상되는 것이고, 뇌경색은 뇌 속 혈관이 막혀 혈액을 공급받던 뇌 일부가 손상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루스벨트가 사망했다. 얄타회담 두 달 후인 1945년 4월 12일, 루스벨트는 휴가 중이었다. 자다가 일어나 뒷목 경직과 두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스탈린은 루스벨트보다 약 8년을 더 살았다. 1953년 3월 5일, 평소와 달리 루스벨트가 오랜 시간 방에만 있었다. 아무도 들어가 보지 못하다가 우편을 전하기 위해 방문을 열었더니 스탈린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대뇌 좌반구 출혈로, 마찬가지로 발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처칠이 가장 오래 살았다.

1965년 1월 24일 90세의 나이로 숨졌는데, 세 번째 발발한 뇌경색으로 몸 왼쪽이 완전히 마비된 후 사망했다. 앞선 두 번의 뇌경색은 모두 이겨냈다. 네 번째 뇌경색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더 위험한 '뇌출혈'… 증상 나타나면 바로 병원 가야
셋의 태어난 순서는 사망한 순서와 반대다. 처칠이 1874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았고, 스탈린이 1878년생으로 처칠보다 4살 동생이었다. 루스벨트는 1882년생으로 처칠보다 무려 8살이나 어렸다. 뇌졸중 증상이 생기자마자 사망한 스탈린, 루스벨트와 달리 처칠은 두 번이나 견뎠다. 이건 처칠이 꼭 더 강해서만은 아니다. 뇌출혈과 뇌경색 모두 위험하지만, 뇌출혈이 뇌경색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 전체 사망률이 약 5% 정도다. 그러나 뇌출혈은 20~50% 정도로 최대 10배나 높다. 뇌출혈은 한번 혈관이 터지면 뇌부종 등 합병증으로 뇌의 넓은 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뇌경색은 약하게 증상이 왔다가 사라지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뇌출혈은 전조 증상이 없다.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뇌출혈이든 뇌경색이든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이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얼굴, 팔, 다리 등 좌우 중 한 곳에 운동·감각 마비 증세가 나타나고 ▲정상적으로 말을 못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를 할 수 있고 ▲시야 장애나 겹쳐 보이는 복시 등이 있다. 특히 뇌경색은 4.5시간(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으면 예후가 좋을 가능성이 크다. 일찍 치료를 받을수록 후유증 없이 정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뇌출혈은 골든타임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유증이 점점 많아진다. 아직 뇌경색만큼 환자 예후를 결정적으로 바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빠르게 병원을 찾아 추가로 뇌 속에 출혈이 생기는 걸 방지해야 한다.

◇암살자는 '고혈압'이었다… 술, 담배, 스트레스가 조력
전 세계적으로 뇌출혈 환자가 15%, 뇌경색 환자가 85%다. 뇌출혈은 위험하지만, 그만큼 예방법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혈압'만 잘 관리해 주면 된다. 실제로 고혈압 관리가 잘되는 선진국일수록 뇌출혈 비율은 낮고, 뇌경색 비율이 높다. 루스벨트는 얄타회담도 하기 전인 1937년 이미 수축기 혈압이 160mmHg을 넘었었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얄타회담 직전엔 200을 왔다 갔다 했다. 죽기 직전엔 무려 300mmHg을 넘었다고 알려져 있다. 스탈린도 혈압이 높았다. 수축기 혈압 190mmHg, 이완기 혈압 110mmHg 정도였다고 한다. 의료진이 혈압이 높아 직무를 떠나 쉬기를 권유했지만, 그 의사가 일을 쉬어야만 했다.

뇌졸중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 세 명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더 있었다. 셋 다 술과 담배를 사랑했다. 루스벨트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금주법을 없애기 위해 특별 위원회를 만들었고, 처칠은 아침부터 샴페인을 마셨다. 스탈린은 매일 늦게까지 술판을 벌였다. 담배 취향은 달랐는데, 루스벨트는 연초, 처칠은 시가 그리고 스탈린은 파이프를 피웠다. 얄타회담 중 술로 1등 한 사람은 루스벨트였다. 보드카 12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셨다고 전해진다. 전쟁 시기 수뇌부로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와 과로가 있었는데, 여기에 줄곧 피워댄 담배와 술이 혈압을 높여 뇌졸중을 유발한 것이다. 특히 폭음은 뇌출혈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한 연구에서 매일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출혈에 걸릴 가능성이 1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출혈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저지방, 저염식 위주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혈압이 높다면 특히 신경 써 관리해야 한다. 비만은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만큼 적당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당과 콜레스트레롤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빈혈 등 혈액순환 문제는 관리해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3/29/2024032902000.html
 

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