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경화 교수(왼쪽)과 박영혜 환자(오른쪽)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경화 교수(왼쪽)과 박영혜 환자(오른쪽)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은 암종이지만, 재발률이 높아 완치 판정 시점과 재발 방지를 위한 투병 기간이 긴 편이다.
수술 후 보조치료로 내분비요법을 시행해도 조기 유방암 환자의 14~23%는 원격 전이를 포함해 재발을 경험한다. 게다가 재발 위험은 암 진단 후 첫 1~2년 사이에 가장 높다.
특히 유방암이 재발한 환자의 절반 이상은 또 다시 재발을 경험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두려움을 느끼며, 이는 곧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유방암 재발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예후 기대치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한국릴리 버제니오(성분명 아메바시클립)가 CDK4/6 억제제 중 처음으로 HR+/HER2- 림프절 양성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획득하면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본지는 고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종양혈액내과)와 실제 환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사람은 재발 고위험군 조기 유방암 환자들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치의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조기 유방암 환자가 재발을 겪게 되면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박경화 교수(이하 경화) : 재발하면 생존기간 중앙값이 5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완치가 어렵다.
초반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돌입, 재발 위험을 관리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야기하게 된다. 재발성 유방암 치료 환경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 비유하는 이유다.
- 조기 유방암이지만, 재발 고위험군이었던 만큼 압박감이 컸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했나.
박영혜 환우(이하 영혜) : 5년 전 HR+/HER2- 유방암을 진단 받았다. 처음에는 2기인 줄 알았는데, 수술 후 3기로 판정 받았다. 이후 재발 위험이 높으니 이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를 권유했고, 치료 받는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았다.
암을 진단받는다는 건 비극이었지만, 다행히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었기에 치료 여정이 큰 부담 없이 수월했다.
- 치료를 받으면서 걱정과 어려움은 없었나.
영혜 : 치료를 받는 내내 재발 두려움이 가장 컸다. 사실 지금도 그 두려움은 여전하다. 종종 참을 수 없을 만큼 압박감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남편과 두 아이를 보면서 견뎌냈다.
교수님이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치료받으러 오는 것을 알고 걱정도 해주고 더 신경써준 것 같아 감사했다.
-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실제 현장에서 CDK4/6 억제제를 사용한 소감도 듣고 싶다.
경화 : 재발 고위험군 유방암 환자는 수술로 깨끗하게 제거해도 이후 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해 재발할 수 있기에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가 필수다.
특히 HR+/HER2- 유방암 재발 고위험군은 초기 1~2년 사이에 재발하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재발하기도 한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 확률이 매우 높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된 CDK4/6 억제제가 치료 성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고, 버제니오가 가장 먼저 국내 허가됐다.
실제로 버제니오 치료가 필요한 재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4년 추적관찰 동안 재발 또는 전이 위험을 35% 감소시켰다.
버제니오는 경구용 약물이기에 복약 순응도가 높은 편이다. 설사, 식욕부진 등 이상반응으로 인해 환자의 체중이 감소하는 편이지만, 백혈구 수치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 건 장점이다.
- 버제니오의 monarchE 연구에서 흥미로웠던 결과는 무엇인가.
경화 : 버제니오와 내분비요법으로 2년 동안 치료한 이후 오랜 시간 추적관찰을 진행했는데 내분비요법 단독군에 비해 치료 성적의 격차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반에 치료 성적이 좋아 약을 2년 동안 복용, 치료가 끝나고 3~4년이 지나도 버제니오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치료 성적 차이가 계속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재발 고위험군의 정의를 좁게 분류한 점은 아쉽다.
연구에서는 재발 고위험군을 림프절 전이가 4개 정도까지 있거나 2기의 경우에도 암의 악성도가 높고 증식 속도가 높은 환자들로 정의했다.
2기 환자의 상당 부분은 배제된 채 연구가 진행된 것인데, 앞으로 다른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구제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 버제니오는 국내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기다리고 있다.
경화 : 의료 현장에서는 절박하지 않은 환자는 없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도 한정적이기에 사회적 합의 선행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보다 배려해주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이들이 완치 후 사회로 복귀한다면 사회경제적 혜택은 지출한 비용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임상시험부터 지난해 허가 이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위해 버제니오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강조하고 싶다. 버제니오는 장기 추적관찰 연구에서 효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속히 급여 적용되길 바란다.
- 항암 치료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된 여정이다. 환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나.
경화 :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환자들이 예후가 좋다. 의사는 환자를 위로하고 최선의 치료제를 처방하는 정도의 도움만 줄 수 있을 뿐이다.
진료와 치료 시간 이외에는 환자 본인이 혼자 생활하며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만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상황을 바꿀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면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 믿는다.
영혜 : 주치의와의 신뢰 관계를 맺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치료를 시작한지 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환자 카페를 들어가 보곤 한다. 환자들이 본인의 암을 공부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일부 신뢰할 수 없는 정보도 있다.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보다, 주치의와 현재 상태나 의학적 정보를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ygyang@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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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health.chosun.com/news/dailynews_view.jsp?mn_idx=507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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