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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IRE1 단백질 새로운 암 표적으로 떠올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9. 13.

암 세포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표적 치료제는 낮은 독성 반응과 높은 치료 반응률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내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암 표적을 발굴하는 등 약물 세대교체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IRE1 단백질 표적 요법도 그 중 하나다.

단백질의 활성은 비구조화된 상태(비접힘)에서 구조화(접힘)되는 과정 등 3차원적 입체구조와 관련이 되어있다. 단백질의 구조화는 소포체(ER)에서 발생하는데, ER 내강에 잘못 접히거나 접히지 않은 단백질이 축적되면 ER 스트레스가 유발된다.

과도한 ER 스트레스는 각종 신경퇴행성 질환와 같은 병리학적 상황을 초래한다. 가령 알츠하이머 환자는 잘못 접힌 단백질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접힘 단백질 반응(UPR)은 잘못된 단백질 접힘을 교정하여 세포의 원기능을 회복시키고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호 전달 경로이다. 이 반응은 크게 3가지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ER 스트레스에 반응하는데, 이중 한 경로는 이노시톨 요구 효소 1(IRE1)의 발현 증가이다.

IRE1은 ER 스트레스가 과도할 경우, X박스 결합단백질1(XBP1) mRNA의 26개의 뉴클리오티드(기본 단위체)를 절단하여 활성화된 XBP1의 양을 늘리는 기전의 단백질이다. XBP1은 이후 핵 속에서 특정한 유전자의 전사를 증가시켜 내재적 세포 사멸 경로를 촉진하고 잘못 접힌 단백질의 세포 자살을 이끈다.

이 과정 속에서 XBP1 단백질은 ER 스트레스로부터 내피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 혈관성장인자 경로에 관여하여 혈관신생을 유도한다.

문제는 암세포가 XBP1 단백질과 독특한 상호작용을 통해 주변에 무수히 많은 혈관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체내에서 세포의 분열은 엄격한 혈관신생 관리를 통해 제한되지만, 암세포는 주변의 양분과 산소를 무제한적으로 공급받아 끊임없이 분열하기 위해 혈관신생을 초래한다.

쉽게 말해 XBP1 단백질의 과도한 활성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암의 전이에 있어서도, 신생 혈관은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이다.

이를 바탕으로 XBP1를 조절하여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고안됐다. 다만, 아직까지 XBP1 단백질이 어떠한 작용 기전을 통해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하는 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업계는 XBP1의 활성과 밀접히 관련된 IRE1 단백질을 겨냥하는 표적 치료 신약 개발에 나섰다.

초기 임상 단계에서 항종양 활성 입증해

현재 IRE1 단백질을 표적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중국 복성제약(Fosun Pharmaceuticals)의 ‘ORIN1001’와 영국 포크리스 바이오사이언스(Tocris Bioscience)의 ‘BI09’가 있다.

이중 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나가는 약물은 ‘ORIN1001’이다. 이 약물은 IRE1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XBP1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현재 여러 유형의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에 있다.

복성제약은 지난 2019년 5월, 삼중음성 유방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ORIN1001’의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는 임상 1/2상 시험을 개시했다. 이는 IRE1 표적 치료제가 인체 대상 임상을 실시하는 최초의 사례였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9년 6월, 난치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를 위한 치료제로 ‘ORIN1001’을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해당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ORIN1001’ 투약군 30명 중 16명에서 부분관해(PR)가 되는 데는 충분하지 않지만, 종양 진행(PD)이 중단된 안정 병변(SD) 상태를 보였다. 용량이 증량될 수록 치료 효과는 비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성제약은 국내 시장에서도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과 2019에 연달아 2건의 ‘ORIN1001’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두 특허는 지난 2021년에 모두 공개되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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