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심장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뇌졸중 발병 부위를 시각적으로 최근 특정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연구진이 심장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뇌졸중 발병 부위를 시각적으로 최근 특정했다.
심장 기능이 멀쩡하던 사람도 해당 부위가 뇌졸중으로 손상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는 심장자율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뇌 손상이 발생하면 심장 기능 장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돼 왔다. 그러나 어느 부위가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 지형학적으로 보고된 바 없었다. 특히 심장 기능이 정상이었던 사람도 뇌졸중 발병 이후 심장 기능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으나 정확한 관련성을 알지 못해 임상 현장의 숙제로 지목돼 왔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뇌졸중센터 서우근 신경과 교수, 이미징센터 박성지 순환기내과 교수, 영상의학과 정다다 임상강사 연구팀은 뇌 표면의 영역마다 신체의 근육·감각기관과 연결된 신경 경로가 있다는 호문쿨루스(homounculus)에서 착안해 대뇌 피질에 심장 기능을 조절하는 특정 부위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삼성서울병원 뇌졸중센터를 통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심장 기능이 정상 범주(좌심실 구출률이 50% 이상)인 286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심장초음파(2-dimensional speckle tracking echocardiography)를 이용해 좌심실 스트레인을 조사했다. 좌심실 스트레인이란 특수 심장초음파를 이용해 좌심실의 움직임 변화를 측정해 얻은 값으로 좌심실의 기능을 확인하는 검사를 말한다.
연구팀은 손상된 좌심실 스트레인과 지형학적으로 연관된 뇌 병변 부위를 시각화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의 확산강조영상(DWI)과 겉보기확산계수 지도(ADC map)를 자체 개발한 영상 분석 프로그램과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뇌경색 병변의 위치를 지형화하고, 머신러닝 기법(SVR LSM)으로 분석했다.
좌심실을 세 부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좌심실 움직임 변화에 이상이 생긴 곳에 따라 뇌의 손상 영역도 조금씩 달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영역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좌심실의 각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 빨간색(정점), 주황색, 노란색(기저부)으로 구분된다./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그 결과,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뇌의 우측 뇌섬엽(insula)과 그 주변 영역 그리고 좌측 정수리 피질이 손상된 좌심실 전반적인 종축 움직임 변화가 심장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손상된 좌심실 국소 종축 움직임 변화 분포 패턴은 관상동맥영역과는 별개로, 좌심실의 정점에서 기저부로 갈수록 두드러졌다. 또 관련된 뇌 병변의 위치는 우반구에서는 우측 뇌섬엽의 부리쪽에서 꼬리쪽으로, 좌반구에서는 두정영역에서 측두영역으로 이동하는 지형학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섬엽 부위의 손상이 기저 심장질환이 없는 뇌졸중 환자의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기존에 알려진 뇌섬엽 이외에도 좌측 정수리 피질이 뇌-심장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뇌 영역임을 새로 밝히기도 했다.
박성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뇌혈관병원 내 이미징센터와 뇌졸중센터가 시작 단계부터 협업해 뇌-심장 상호작용에 대한 의미 있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환자들이 뇌졸중 이외에 심장 문제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9/07/20230907017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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