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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체온은 36.5도다. 인간은 정온동물로 정해진 체온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엄밀히 인체는 하루 36도에서 37도 사이를 오간다. 이 사이의 온도에서 인체는 가장 잘 작동한다. 만약 체온이 32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42도 이상 올라가면 위험하다. 사실 32도나 42도는 그리 높거나 낮은 온도가 아님에도 그렇다. 인간은 온도에 대단히 예민하다.
지구 환경은 극한의 고온과 저온이 모두 혼재한다. 인간은 정온동물이지만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았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대략 15도이다. 인체와 20도 넘게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체온을 그 부근으로 정했다면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인체는 정물이 아니다. 생체가 구동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열이 발생한다. 인간의 체온은 15도보다 높은 어디쯤에 있어야 한다. 그 온도는 36.5도다. 개나 고양이는 그 온도가 38도로 조금 더 높다. 동물의 체온은 종이 탄생할 때 설정되거나 맞춰진다.
인간은 21도 정도에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있을 때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 이를 상온이라고 부른다. 실온 또한 실내의 온도로 대략 21도에서 23도 부근을 일컫는다. 인체에서 발산하는 열이 적당히 식혀지면서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가장 쾌적하다. 대신 인간은 종일 가만히 있어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열을 발산하는 단위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측정하는 단위기도 하다. 1cal(칼로리)는 1g의 물을 14.5도에서 15.5도로 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다. 우리가 식품을 측정하는 에너지 단위는 kcal(킬로칼로리)다. 1kal는 1000cal이다. 이는 1kg 물의 온도를 1도 상승시키는 에너지다. 이렇게 인간은 하루 섭취한 칼로리 중에서 약 10% 정도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체온을 지키는 일은 인체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다. 일단 인체의 피부는 좋은 단열재라서 심부의 온도를 지킨다. 그럼에도 피부에 털이 나 있어 따뜻한 공기로 체온을 지키는 다른 동물보다는 단열 효과가 적다. 옷을 입지 않았을 때 열 순환이 평형을 이루는 온도는 25~30도 정도이지만 실제로 25도에서는 서늘하고 30도에서는 덥다. 온도가 이보다 조금만 낮거나 높아도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땀을 내야 한다. 인간의 체온 방어는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옷을 입고 있다는 가정 하에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추위에 맞서 인체는 열을 생산한다. 특히 심장은 끝없이 움직이면서 열을 발생시키는 근육이고, 간은 에너지를 태워서 열을 만드는 기관이다. 온몸의 근육 또한 움직여서 열을 발생시킨다.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뇌에서 대사를 촉진시키고 전신에 열을 많이 만들어내라고 명령한다. 또 혈관을 피부 깊숙한 곳으로 숨겨 열기를 보호하면서 손발을 떨어서 추가로 열을 생성한다. 그다음 단계로 인체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사지를 포기하고 뇌와 주요 장기만큼은 온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한계가 오면 심부 온도마저 떨어진다. 체온 33도까지는 입술이 푸르고 심한 닭살이 나타나는 등 추위에 저항하지만, 그 이하에는 심박이 느려지고 의식이 사라지면서 저항을 놓아버리고 환각을 보기도 한다. 28도 이하가 되면 심장에서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고 뇌의 반사가 사라지면서 사망한다.
반대로 높은 기온이라면 인간은 땀을 흘려서 증발될 때 손실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또한 혈관을 피부 가깝게 배치해서 체액을 식히고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뇌에서 무력하다고 신호를 보낸다. 땀은 효율적이고 강력한 체온 조절 방법이다. 땀 1L가 증발할 때 인체는 600kcal에 해당하는 열을 손실한다. 하루에 땀을 4L까지 흘린다면 하루 권장 섭취량을 거의 다 소모하는 것이다. 하지만 증발이라는 법칙을 이용하므로 습도에 매우 민감한 것이 문제다. 공기와 물은 열전도율이 현격하게 다르다. 습도가 높은 공기는 물이 많이 섞인 공기다. 습한 날은 열이 더 잘 전도되어 체감상 훨씬 덥다. 게다가 땀이 잘 증발하지 않고 흘러내려서 불쾌하다.
인체가 땀을 많이 흘리면 많은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므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한계가 오면 심부의 체온이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체액량이 줄어들면서 저혈압이 온다. 이를 일사병(Heat exhaustion)이라고 부른다. 어지럽고 무기력하지만 아직 인체가 끈을 놓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열사병(Head stroke)이 온다. 이때는 의식을 잃어버린다. 열에 가장 예민한 것이 단백질로 구성된 뇌이기 때문이다. 특히 체온을 조절하는 시상 하부가 망가지면 땀조차 한 방울 나지 않고 그대로 체온이 급상승한다. 그야말로 생명이 위태롭고 실제 사망에 이른다.
인체는 36도에서 37도 사이에서 가장 잘 기능하면서 온도의 변화에 무척 예민한 존재다. 특히 모든 생체 활동과 지적 행동을 좌우하는 뇌가 온도에 가장 예민하다. 그 때문인지 뇌는 체온을 방어하는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냈다. 인류는 선사 시대 이전부터 옷을 입어왔다. 마치 옷을 입은 상태에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또 인위적으로 냉방과 난방을 창조해 종족을 번성시키고 가혹한 환경과 맞서 싸우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니까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두뇌가 자신을 지켜낸 것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22/20230222016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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