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상철 화백
우리 모두 마음속에 청개구리 한 마리쯤은 지니고 산다. 하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하기 싫고, 오히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진다. 간혹 어떤 사람은 이런 마음이 매우 강해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따라 결정이 달라지기도 한다. 도대체 이런 심리는 왜 생기는 걸까?
◇본능적으로 어려워야 매력 느껴
명령을 들으면 오히려 그 반대로 하고 싶어지는 일명 '청개구리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증거로 이런 심리를 보이는 캐릭터들이 고전부터 흔하게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만나지 말라 하니 더욱 견고한 사랑을 했고, 판도라는 상자를 열지 말라고 하니 결국 열어버렸다. 이 심리는 일상생활 속 우리의 이해 안 되는 행동들도 설명해준다. 분명 필요 없던 물건인데 홈쇼핑만 보면 사고 싶어지곤 한다. 곧 품절이라 못 산다는 문구가 청개구리 심리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또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 하는 상대는 나와 잘될 가능성이 작아 보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심지어 뭐든 스스로 결정해 할 땐 재밌던 활동이 상사나 부모님이 시키면 격하게 하기 싫어지곤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청개구리 심리를 '리액턴스 효과'라고 부른다. 리액턴스는 전기의 저항을 가리키는 말인데, 저항을 많이 받을수록 반발력도 커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미국 심리학자 샤론 브램(Saharon Brehm)이 한 실험으로 이 효과를 증명했다. 샤론 브램은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위치와 까치발을 하고서야 겨우 닿을 위치에 장난감을 올려두고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가져가라고 했다. 그 결과, 대부분 어린이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곳의 장난감이 아닌 높이 있는 장난감을 가지려고 애를 썼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청개구리 심리는 어려운 것에 더 가치를 두게 되는 인간의 성취 욕구와 반대로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 욕구로 유발되곤 한다"고 했다.
이런 심리는 특히 강압적이고,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명령이나 행동으로 더욱 촉발된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청개구리 심리는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감정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며 "강압, 독선, 권위적인 명령, 일방적인 희생 강요, 공정하지 않은 일 등 감정적 불편함과 분노가 더해지면 더욱 청개구리 심리가 잘 발동된다"고 했다.
◇주장강하고, 감정적인 사람일수록 청개구리 심리 잘 발동돼
청개구리 심리는 모든 사람에게 있지만, 특히나 더 청개구리 심리가 잘 발동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나이와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곽금주 교수는 "청소년, 특히 사춘기 때 가장 청개구리 심리가 심해진다"며 "이후 아동기, 성인기 순으로 약해지는데, 중년층을 넘어 장년층에 들어서면 성격에 따라 청개구리 심리가 다시 강해지기도 한다"고 했다.
자기주장이 강할수록, 감정적인 사람일수록 청개구리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곤 한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결정이 가장 옳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의 주장에 반박하고자 하는 심리가 자주 발현된다. 곽금주 교수는 "감정적인 사람도 청개구리 심리를 따라 반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시로 기분이 나빠지면 기분이 좋아지려고 반대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권위주의적인 성격도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하라고 하면 강한 반발을 보이게 된다. 반대로 자유, 독립 등 권위주의와 반대되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도 청개구리 심리가 빈번하게 생겨날 수 있다. 임명호 교수는 "아들이 동성인 아버지에게 적대감을 느끼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도 권위적인 사람에게 쉽게 분노가 생겨, 지시한 사람을 골탕 먹이려고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며 "공정에 민감한 사람도 부당한 지시를 받으면 반대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청개구리 심리 조절하려면 감정 살피고, 이성 따라야
청개구리 심리는 보통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명호 교수는 "모든 사람에겐 무의식적으로 자기 파괴 본능이 있다"며 "논리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청개구리 심리대로 따라갔다간 오히려 본인에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모두가 예를 할 때 아니오라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중요하다. 그런 용기인지, 아니면 단지 반대를 위한 반발인지 먼저 따져보고 후자라면, 청개구리 심리가 시키는 대로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분석하고 인지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지시한 사람이 왜 그런 지시를 했는지 따져보는 것도 청개구리 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충동적으로 반대되는 행동이나 말을 지속해서 하게 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상담받아보는 것이 좋다.
지시해야 하는 사람은 따르는 사람들의 청개구리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곽금주 교수는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지시하는 것보단 여러 가지 대안을 장단점과 함께 제시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청개구리 심리가 발동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임명호 교수는 "감정을 살펴야 한다"며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지 등 감정에 대해 살펴보는 질문을 하며 소통하면 청개구리 심리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16/2023021602301.html
'교류의 장 > 쉬어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이것' 불규칙하면 동맥경화 위험 커진다 (0) | 2023.02.22 |
---|---|
스크랩 청소할 때 칼로리 소모량… '이렇게' 많다고? (0) | 2023.02.22 |
스크랩 우울증 위험 2배 높이는… 몰랐던 '위험 인자' (0) | 2023.02.20 |
스크랩 출퇴근길 쪽잠, 피로 해소에 도움 될까? (0) | 2023.02.20 |
스크랩 매일 얼굴 닿는 '이것'… 적당한 교체 주기는? (0) | 2023.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