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헬스조선 DB
올해로 4년째 써 오고 있는 일회용 마스크. 우리가 착용하고 버린 마스크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될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버려진 마스크가 일으키는 환경오염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재활용 방안까지, 일회용 마스크를 둘러싼 ‘환경 문제’를 짚어봅니다.
◇매립·소각되는 폐마스크, 환경 오염 유발
현재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마스크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됩니다.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배출된 폐마스크는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재작년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2020년엔 국내에선 일회용 마스크 약 67억 개가 사용됐으며, 이중 생활폐기물로 유입된 폐마스크 약 38억 개가 소각, 약 21억 개가 매립됐습니다.
폐마스크는 소각하든 매립하든 환경 오염을 일으킵니다. 마스크의 몸통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으로, 땅 속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데 450여년이 걸립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것이죠. 태워도 문제입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폐마스크 1톤을 태울 때 온실가스 3.07톤이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1톤을 소각할 때 2.25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페트병보다도 많은 양입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021년 3월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일회용 마스크의 친환경 사용과 처리에 관한 정책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보건·방역상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폐마스크의 재활용 방안을 검토하자는 내용입니다.
◇환경부 ‘재활용 어렵다’지만… 지자체·기업은 시도 중
폐마스크를 재활용하려면 수거부터 해야 합니다. 환경부가 재활용에 뜨뜻미지근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묻은 폐마스크가 재수거함에 섞여 있다면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단 것이죠. 환경부 생활폐기물과 관계자는 “폐마스크 재활용 방안을 환경부에서도 논의해보겠지만, 코로나 유행이 심각할 땐 2차 감염 우려 탓에 폐마스크를 재수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유행이 사그라졌을 땐 괜찮지 않을까요? 이때는 재활용에 드는 비용 대비 이득이 적어 힘들다는 게 환경부 입장입니다. 생활폐기물과 관계자는 “폐마스크를 재활용하려면 나일론 소재의 끈이나 철심을 제거하고 PP 소재의 몸통만 남겨야 한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 배출되는 폐마스크의 양이 줄어드는 탓에 재활용 소모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진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부의 우려가 무색하게도, 일부 기관·기업은 이미 폐마스크 재활용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부입니다. 심평원 서울지부 고객지원부 관계자는 “작년 10월 회사 건물 일 층에 폐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했고,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될 때까지 자원 순환을 위해 수거함을 계속 둘 예정”이라며 “집에서 가족들이 배출하는 폐마스크를 모아와 수거함에 넣는 직원도 많아서 수거함이 빨리 찬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폐마스크는 평택 소재 마스크·필터 생산업체 제이제이글로벌(JJAY Global)이 가져가 재활용합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계적인 폐마스크 수거망을 구축한 업체입니다. 제이제이글로벌 전필화 이사는 “현재 수도권과 광주, 전주, 대전, 청주, 원주, 부산, 대구 등 지역을 통틀어 총 50여 개의 수거함을 설치했고, 앞으로 개수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수거한 폐마스크는 철심을 분리하고 약 250(°C)에 녹여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펠릿으로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펠릿이 바로 화분, 병뚜껑, 의자에서 반려동물 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되는 것이죠.
폐마스크로 폴리프로필렌(PP) 펠릿을 만드는 과정. 우선 철핀을 제거한 폐마스크를 기계에 투입해 파쇄·융해한다. 융해된 덩어리를 가느다란 막대 모양으로 뽑아내 물에 냉각시킨다. 잘게 절단하는 과정까지 거치면 PP 펠릿이 완성된다./사진=제이제이글로벌 제공
◇2차 감염·수익성 문제는 해결 가능… 재활용 장려해야
폐마스크 재활용은 여러모로 환경에 이롭습니다. 우선 마스크를 태우지 않아도 되니 탄소배출량이 줄어듭니다. 또한, PP 펠릿을 새로 만들면 상당량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폐마스크를 PP 펠릿으로 재활용하면 이때 배출되는 탄소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폐마스크 재생 PP로 옷걸이를 제작한 코오롱그룹은 PP 1톤을 재생 PP로 대체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경우 약 2.7톤의 탄소배출량이 절감될 것으로 봤습니다. 좀 더 체감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15년생 소나무 1844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폐마스크 재활용으로 말미암은 2차 감염 우려는 환경부의 걱정만큼 크지 않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판지 소재에서 최장 24시간, 플라스틱·스테인리스강 표면에선 2~3일, 구리 재질 표면에선 4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전필화 이사는 “시민들이 보통 폐마스크를 2~3일 집에 모아뒀다가 배출하고, 당사는 7~10일마다 수거함을 비우고 있어 마스크에 남은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위험이 크지 않다”며 “바이러스 항균 금속인 구리 재질의 원단을 수거함 안에 둘러 2차 감염 우려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 역시 “재활용 과정에서 소독처리를 하면 2차 감염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입니다. 전 이사에 따르면 제이제이글로벌은 1년 6개월간 폐마스크 수거·재활용 사업을 지속해왔지만 2차 감염이 생겼던 적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수익성에 관해서 만큼은 환경부 말처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마스크 1kg(약 330장)을 가져와서 재활용하면 약 100원어치의 재생 펠릿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스크에서 PP가 아닌 부분, 특히 철심을 분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현재로선 폐마스크 재활용 업체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거의 없습니다.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재생 펠릿으로 만든 제품을 구입해,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기업 덕에 경비가 간신히 충당되는 상황입니다. 그 탓에 대부분 업체는 마스크 몸통을 처음 생산할 때 남는 자투리를 재활용할 뿐, 폐마스크를 거둬가 활용하는 덴 소극적입니다.
재활용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재생 펠릿으로 만든 제품을 찾는 기업·소비자가 많아져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습니다. 전 이사는 “시민들이 폐마스크를 수거함에 넣기 전에 철심만 제거해줘도 재활용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며 “소비자들이 재생플라스틱 제품을 애용하고, 정부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재생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규정하면 폐마스크 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14/20230214018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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