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 항암치료, 대장암 병기 낮추고 재발 방지에 효과적

국소 진행 대장암에 대한 수술 전 항암치료 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국소 진행 대장암에 대한 수술 전 항암치료 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대장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치료 요법의 효과를 다룬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

대장암은 전체 암 중 세 번째로 유병률이 높은 암으로, 2020년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190만 명이 대장암을 진단받는다.

대장 외부로 전이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대장암에 대한 현재의 표준 치료는 수술과 수술 후 항암요법을 포함한다. 수술 후 항암제로 이차적인 치료를 하는 보조 항암요법은 대장암의 재발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장암 환자의 약 20~30%에서는 보조 항암치료를 받은 후에 대장암이 재발하기도 한다. 수술 후 항암치료가 존재하듯, 수술 전 항암치료(neoadjuvant) 역시 존재한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대장을 제외한 다른 소화기암에서 무진행 생존 기간과 전체 생존율의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기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어, 수술을 통한 종양의 제거를 더욱 쉽게 한다. 또한, 수술 중 종양 세포가 떨어져 나가 전이될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요법은 항암제로 인한 독성 부작용,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 등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임상 연구를 통해 득과 실을 명확히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국소 진행성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술 전 항암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조사했다. 표준 치료요법과의 비교를 위해, 연구진은 수술 후 2년간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하며 종양의 잔류 및 재발 여부를 평가했다.

총 699명의 대장암 환자가 수술 전 항암치료 그룹에 배정되었으며, 이들은 수술 전 6주간 항암치료를 받은 뒤 수술 후 18주간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354명으로 구성된 표준 치료 그룹의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 없이 24주간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을 투약받았다.

수술 전과 후의 항암 치료제는 ‘플루오로유라실(fluorouracil)’과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의 조합, 혹은 ‘카페시타빈(capecitabine)’과 옥살리플라틴의 조합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약물 조합은 국소 진행성 대장암 환자들에 대한 표준 보조 화학 요법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표준 치료군에 비해 수술 후합병증 발생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의 퇴행과 기수의 감소를 경험한 참가자들의 비율 역시 수술 전 항암치료 그룹에서 더욱 높았다.

구체적으로 표준 치료 그룹의 참가자 중 82%에서 종양이 퇴행하지 않고 유지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수술 전 항암 치료군의 34%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수치다. 수술 후 재발의 위험 역시 표준 치료보다 28% 낮았다.

한편, 대장암의 약 15%에서 관찰되는 ‘DNA 불일치 복구 결핍’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항암 전 화학요법이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2년 이후의 장기적인 결과를 관찰하기 위해 더욱 긴 시간 추적 관찰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며, 현재 표준에 해당하는 약물 외에도 다른 약물들을 수술 전 항암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지 조사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hanjh343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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