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가 부분 합법화된 태국을 여행할 땐 모르고 대마를 먹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국 정부가 아시아 최초로 대마초 사용 및 재배를 합법화했다. 공식적으론 의료용만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마가 들어간 제품을 판매해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지에선 대마초가 들어간 아이스크림, 카레까지 판매되고 있다. 태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한 곳. 괜찮을까?
◇환각 성분 함량 낮아도… “많이 먹으면 위험”
이제 태국에서는 대마를 재배하거나 일정 한도 내에서 거래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피우는 건 금지다. 대마 추출물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마초를 접할 수단이 많다는 데 있다. 태국 전통 요리는 물론 아이스크림과 스무디에도 대마초가 들어가고 있다. 심지어 대마초를 먹여 키운 닭의 고기나 대마초가 들어간 음식만 판매하는 카페도 등장했다. 상업적 목적으로 대마초를 음식에 소량 넣고 있는 상황. 만약 태국 여행을 갔다 대마초가 든 음식으로 모르고 먹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핵심은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함량이다. 대마초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로 나뉜다. 칸나비디올(CBD) 성분은 체내 염증 및 통증 수치를 줄여 의료용으로 사용된다. 문제가 되는 THC 성분은 특정 뇌세포 수용체에 작용해 환각을 일으켜 오락용으로 사용된다. 태국 정부는 모든 대마 제품의 THC 성분을 0.2% 이하로 제한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THC 함량이 0.2% 이하로 정확하게 지켜진다면 통계적으로 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며 “그러나 얼마나 많이 먹느냐에 따라 중독 증상을 겪을 수도 있는데 소리 감각이 예민해지거나 환각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독성 낮다는 건 과장, 18세 미만에게 행동장애도
태국에서는 이미 오남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마 합법화 이후 4명의 현지인이 대마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51세 남성은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흡연이 아니라 대마가 함유된 음식을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작용이 심해지자 태국 정부는 대마가 들어간 제품을 미성년자나 임산부에 팔 수 없다는 대책을 뒤늦게 마련했다.
흔히 대마는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근거가 아예 없는 말은 아니다. 미국 국립 약물남용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마초 사용자 8000명 가운데 9%만 의존 현상을 보였다. 술은 15%, 담배는 32%였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로 대마초가 담배보다 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순 없다.
마약류의 중독성을 평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지표가 활용된다. 내성, 의존, 금단, 남용 등인데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가천대 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누리 교수는 “담배는 의존성이 높지만 금단현상은 이상행동을 일으킬 정도로 대마가 강하다”며 “중독은 객관화된 수치라기보다는 개인의 느낌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한 번 복용으로도 중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18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단 한 번 복용으로 행동장애 발생 위험을 4~7배 높인다는 보고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위법… 소량도 흔적 남는다
만약 한국인이 태국 여행에서 대마가 든 음식을 모르고 먹었다고 해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대마초와 꽃을 활용한 음식을 먹는 건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다. 아무리 THC 함량이 낮은 대마초를 먹었다고 하더라고 검출될 수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관계자는 “마약을 복용하면 혈액으로 흡수돼 체내를 돌아다니다가 소변으로 배출되거나 모발에 흡수된다”며 “요즘은 분석 기술이 발전해서 아주 소량의 대마도 검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관광청은 올해 한국인 관광객 수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소량 들어간 대마를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도 모르게 대마를 복용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는 게 좋겠다. 눈으로 구분해야 한다. 대마 가루가 들어간 아이스크림, 스무디 등은 녹색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대마는 주로 잎 형태인데 태국 보건부가 볶음·카레 1인분에 잎 1장, 튀김류 요리에는 2장까지 넣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 정도다. 그러므로 음식에 초록색 단풍잎과 비슷한 대마잎이 보이면 먹지 않는다. 문구를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메뉴에 카나비스(cannabis), 마리화나(marijuana), 위드(weed), 그래스(grass) 등이 적혀있다면 주문하지 않는 게 좋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6/29/20220629019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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