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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차가버섯이 망한 이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습니다. 어떤 경우 가짜가 더 진짜 같은 모양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가버섯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일본이 한국보다 10년 정도 먼저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구소련과 직접적인 교류가 거의 없었지만 일본은 어느 정도 교류가 있었고 이런 교류를 통해서 러시아의 차가버섯이 일본에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서 흘러들어온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일본에서도 차가버섯을 조금씩 복용하다가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페레스트로이카 직후입니다. 처음에는 구소련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작했지만 연구가 계속되면서 구소련의 연구 실적을 훨씬 능가하는 아주 많은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연구용 정도의 차가버섯이 발견됩니다. 차가버섯의 훌륭한 능력을 알아차린 일본의 과학자들이 홋카이도 지방의 차가버섯을 세계생물도감에 Fuscoporia obliquus라는 학명으로 등록을 하고 일본을 중심으로 차가버섯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차가버섯은 이미 오래전에 Inonotus Obliquus라는 학명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차가버섯의 학명은 Inonotus Obliquus 이고 영어로는 CHAGA이며 러시아 명은 ЧАГА(차가)입니다. 일본에서는 カバノアナタケ(가바노아나타케) 혹은 チャーガ(차가)로 표현합니다.

 

학명을 새로 만들어서 일본을 중심으로 차가버섯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하려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후에도 차가버섯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었습니다. 연구가 계속되면서 일본에서는 차가버섯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논문과 책, 사례가 나왔고 임상실험을 하는 병원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 초에 이르러 일본에서는 차가버섯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차가버섯 연구도 중단되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니까 도저히 사용하면 안 되는 차가버섯을 싸게 수입해서 [나노 분쇄 차가버섯] [동경대학 약학부에서 개발한 추출방법으로 만든 차가버섯] [스피리트spirits 추출 차가버섯]등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서 최고의 제품이라 주장하며 파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대량생산했다고 하면서 가격도 저렴하게 하고 광고도 무지하게 진행했습니다.

 

간혹 좋은 차가버섯을 수입했다 해도 운반과정이나 보관에 차가버섯의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특성에 따른 표준 추출방법, 건조방법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튀는 전략을 사용해서 잠깐 동안에 마구 팔아서 큰돈을 벌어보자는 생각만이 존재했습니다.

 

효능이 없는 차가버섯을 복용해 본 소비자가 차가버섯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좋은 차가버섯을 판매하면서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업체들은 다 망해버리고, 연구비용이 끊기니까 차가버섯 연구도 중단되어버렸습니다.

 

차가버섯이 일본에서 완전히 망하는데 1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연구결과들도 거의 사장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아주 조금 발생하고 있습니다. 싸구려만 골라서,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되는 컨테이너에 담아 수입해서 부패해버린 차가버섯을 그것도 수입한지 수년이 넘어 쓰레기 보다 못한 차가버섯을 거의 공짜에 구입해서, 어떻게 추출하는지 생각도 없이 그냥 무식하게 추출해서 차가버섯 분말을 만들고는 동결건조한 최고의 제품이라며 파는 업체가 생겨났습니다. 이런 업체는 곧 망하겠지만 우선 한 사람이라도 이런 제품을 구입해서 복용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글이 있는 업체는 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 보다 못한 차가버섯을 최고의 제품이라 떠들며 팔고 있는 업체가 어떤 업체인지 꼭 확인 해보시기 바랍니다.

 

차가버섯은 더 이상 발견되기 어려운 아주 훌륭한 자연물질입니다.

 

: 차가버섯보고서I, II의 저자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