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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1초가 급한 뇌혈관질환… 多 되는 '하이브리드수술실'서 골든타임 사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3. 21.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경기 남동권 응급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수술실은 촬영·시술·수술 등 치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곳으로, 응급 환자 치료에 용이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경기 남동권 응급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수술실은 촬영·시술·수술 등 치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곳으로, 응급 환자 치료에 용이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뇌혈관질환은 1분 1초가 중요하다. 혈류순환이 멈추면 시간이 지날 때마다 뇌세포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신속함이 곧 생명이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응급치료가 가능한 병원 숫자가 적고, 있다고 해도 거리가 멀어 제한이 따른다.

◇수술-시술 원스톱 '하이브리드수술실'

이를 고려해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경기남동권 최초로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수술실은 뇌동맥치료와 관련된 촬영, 시술, 수술 등을 할 수 있고 최첨단 장비를 한 곳에 갖춰 혈관건강 '골든타임'을 지키는 시스템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정현 교수는 "치료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하이브리드수술실 한 곳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실뿐만 아니라 언제든 환자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응급시스템도 갖췄다. 박정현 교수는 "의료진은 병원과 가까운 거리에 상주하며 응급상황을 대비한다"며 "지역 응급구조사들과 긴밀한 연결망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환자를 이송하고, 도착과 함께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해놓는 등 1초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뇌혈관질환 치료시스템에서 환자들은 치료 장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추가적인 영상 촬영, 시술, 수술이 필요한 경우 침대에 누운 채로 수술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잡한 병원을 뚫고 이동해야 했다. 이때 혈압이 상승하거나 재출혈 등 크고 작은 위험이 생길 수 있다. 박정현 교수는 "특히 환자가 혈관중재실에서 개통술을 받은 다음 추가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면 마취 상태에서 수술방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촬영, 시술, 수술 공간이 나뉜 치료시스템은 돌발상황에도 취약하다. 시술이나 수술을 하기 위해 개두술(머리를 엶)을 했는데, 혈관구조가 기존 촬영 영상과 다르면 다시 촬영실로 가야 한다. 박정현 교수는 "영상을 또 찍고, 수술방에 돌아온 다음, 재수술을 위해 정비하는 시간이 약 30분 걸린다"며 "조금만 지체해도 뇌세포가 손상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면 후유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수술실은 수술시간과 마취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치료 예후도 개선된다. 박정현 교수는 "실제로 기존 수술시스템보다 환자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이 적게 발생하는 등 치료 성적이 좋다"고 말했다.

◇신경외과·신경과 함께 하니 "치료 효과 개선"

다른 병원과 달리 동탄성심병원 하이브리드수술실에는 신경과 의료진이 함께 한다. 외과적인 수술을 하더라도, 신경과 의료진이 내과적인 측면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판단하면 치료 효과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는 "환자가 도착하면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 구분한 다음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1차 의사결정을 담당한다"며 "모든 치료 계획을 세워 꼼꼼히 치료하니 뇌혈관재개통 성공률도 90%에 달한다"고 말했다.

환자 혈관상태를 최고 해상도 3D로 확인하고 중재시술이 가능한 최첨단 혈관조영기를 도입한 것도 장점이다. 박정현 교수는 "한 시점의 사진으로만 뇌 구조를 살피는 모노플랜 대신, 우리 병원에서는 앞뒤, 양옆 2가지 시점에서 보는 바이플랜을 통해 시술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 중간에 추가적인 영상촬영이 필요하면, 바로 옆에 있는 CT 촬영기기를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확보한다. 혈관조영술을 요골동맥으로 하는 점도 특징이다. 평균 4시간 동안 못 움직이는 기존 방법과 달리 요골동맥을 이용하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움직이는 수술용 테이블도 장점이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수술용 테이블을 사용하면 환자 머리 위치를 의료진에게 맞춰 조정한다. 박정현 교수는 "의료진이 편한 자세에서 집중할 수 있어 정확한 시술을 돕는다"며 "이 침대를 통해 개두술을 통한 혈관문합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실은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완전 무균으로 운영된다. 중요한 부위가 노출되는 만큼 세균을 아예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 혈류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애뉴리즘플로우 기기와 환자 상태에 맞춰 자동으로 마취가스의 양을 조절하는 전신마취기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추면서 안전성을 더했다.

동맥을 뚫어주는 스텐트시술도 가다듬었다. 혈류 방향을 전환해 대뇌동맥류를 치료하는 '혈류변환 스텐트시술'이 대표적이다. 박정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숙련도를 인정받기 전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시술하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별다른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탄성심병원은 하이브리드수술실을 뇌뿐 아니라 다른 대동맥질환에도 확장할 계획이다. 박정현 교수는 "하이브리드수술실은 심장혈관, 대동맥 등 고난도 뇌혈관질환에도 대한 빠르고 안전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지역민의 혈관 건강을 위해 의료진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7/202003170242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