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 어디까지 왔나] [6] 발생률 세계 2위 '대장암'
수명 연장 위한 항암치료 옛말
정기검진 통해 조기발견 늘고 항암제 발달로 예후 좋아져… 腸·유전자에 맞춰 개인별 치료
◇5년 생존율 75.9%로 크게 향상
국립암센터의 주요 암종 5년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 생존율은 1993~ 1995년 54.8%에서 2012~2016년 75.9%로 향상됐다.
병기별 환자 분포도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대장암은 병기(病期)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있는데, 초기일수록 예후가 좋다. 병기를 크게 0~4기로 구분했을 때, 1995~1999년 0~2기 환자 비율은 41.2%에 불과했다. 2010~2014년 0~2기 환자 비율은 54.2%로 늘었다. 3기 환자는 같은 기간 31.2%에서 25.2%로, 4기 환자는 27.6%에서 20.5%로 줄었다(연세암병원 대장암 환자 자료). 국립암센터 보고에 따르면,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았다면(대부분 0~2기) 5년 생존율이 95.3%로 크게 높다.
◇조기발견 늘고 4기 환자도 수술 가능
국내 대장암 성적 향상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수검률 향상으로 인한 조기발견 ▲수술 기술 발달·표준화와 이로 인한 말기암 적극 치료 ▲새로운 항암제 개발 등을 이유로 꼽는다.
▷조기발견=건국대병원 황대용 병원장(외과·대장암센터장)은 "1등 공신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라며 "과거에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힘들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당연히 하는 검사라는 인식이 생겼고 국가암검진 항목에도 대장암 검사가 포함되면서 조기발견이 늘었다"고 말했다.
▷수술 기술 발달·표준화=대장암은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수술 기술이 발달할수록 생존율도 높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김희철 교수는 "직장암 수술을 예로 들면, 과거에는 직장을 싸고 있는 직장막과 관련 없이 암 조직을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직장막을 손상시키지 않고 암 조직만 제거할 정도로 10년 사이 기술이 발전했다"며 "사과를 울퉁불퉁하게 깎아낸 게 과거 기술이었다면, 예쁘고 매끈하게 잘 깎아낸 게 최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수술하는지 따라 국소재발률이 다른데, 과거에는 약 15%였지만 지금은 약 5%로 줄어든 것만 봐도 기술 발달과 생존율 관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대장암 수술 기술이 지역과 큰 상관없이 표준화된 편이다. 이강영 교수는 "의사들의 자발적인 세미나·교육 및 학회 차원에서의 노력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말기암 환자 적극 치료=과거에는 전이(대장암 환자의 경우 주로 간에 전이된다)된 4기 대장암 환자는 수술을 시도하지 않고, 여명을 늘리기 위한 항암치료를 주로 했다. 암을 제대로 제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김희철 교수는 "최근에는 4기 대장암 환자라도 수술 치료를 받으며,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며 "암치료로 크기를 줄인 뒤, 간은 고주파로 치료하고 대장은 절제하는 등 다양하게 전이된 병소를 제거하는 기술이 시도돼 생존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과거였다면 수술이 불가능했던 대장암 환자 30~40%는 현재 기술로 수술이 가능하다.
▷항암제 발전=1980년대에는 '5FU'라는 약제가 사실상 유일한 대장암 항암제였지만, 1990년대에 옥살리플라틴과 이리노테칸이라는 항암제가 나왔다.
또한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도 등장했는데, 항암제와 함께 사용하면 기대수명이 더 길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대표 표적치료제인 베바시주맙 제제는 암세포로 가는 혈액 공급을 차단하고, 세툭시맙 제제는 암세포 분열을 막는다. 혈관 형성이나 종양 관련 효소를 억제하는 레고라페닙도 2013년 출시됐다. 전이성 대장암의 2차 약제로 곧 출시 예정인 애플리버셉트 제제도 있다.
세툭시맙의 경우, 'K-ras'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어야 약제에 대한 반응이 더 좋다.
◇맞춤형 치료시대, 생존율 올라간다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황대용 병원장은 "암의 위치나 유전자에 따라 특정 치료제가 더 잘 듣거나, 소용없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며 "예를 들어 횡행결장을 기준으로 종양이 우측에 있으면 세툭시맙이 잘 듣지 않고,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MSI 대장암 환자는 항암제 경과가 나빠 면역치료제를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황 병원장은 "수술·방사선·항암 등을 개인별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계속 연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대장암 생존율은 더 높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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