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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혈관 좁아졌다' 소견 들었다면, 대장암 검사해봐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12. 26.

서울아산병원 연구 결과

장내 사진 4개
사진설명=대장선종인 내시경으로 제거되는 모습(1→2→3→4)/사진=서울아산병

혈관 내 지방이 쌓이며 좁아지는 '죽상경화' 환자 절반이 대장암 진행 가능성이 있는 '대장선종'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나이 많은 남성일수록 두 질환이 모두 있을 확률이 컸다. 죽상경화는 나쁜 콜레스테롤(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벽에 침착돼 혈관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에서 혈관 내벽(내중막) 두께가 1mm 이상이거나,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이 뭉친 덩어리인 죽상경화반이 발견되면 죽상경화로 진단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 교수팀은 2012~2016년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경동맥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4871명의 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죽상경화가 진행 중인 환자의 50.1%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이 발견됐다. 경동맥 두께가 1mm 이하의 정상 그룹에서는 대장 선종 발견 비율이 37.8%에 그쳤다. 고위험선종도 혈관 내벽이 두꺼운 죽상경화 환자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경동맥 내벽 두께가 1mm 이상일 때 고위험선종 발생률은 15.2%로, 정상인(8.8%)의 약 1.7배로 높았다.​ ​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죽상경화와 대장선종 발생이 많았다.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모두 진단받은 환자는 연령별로 60대 이상 26%, 50대 12.5%, 40대 5.9%였다. 성별로 죽상경화는 남성 36.9%, 여성 18.7%가, 대장선종은 남성 50%, 여성 32%가 진단 받았다.

나이 들수록 죽상경화가 흔한 이유는 혈관 내벽에 침전물이 쌓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더 많은 이유는 고지방·고열량 섭취, 흡연, 음주, 운동부족 등 혈관과 장 건강에 안 좋은 생활습관을 여성보다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로 인해 혈관 통로가 좁아져 있다는 소견을 받은 사람이라면 대장선종도 의심해봐야 한다.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은 복통, 설사, 변비, 혈변 등과 같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쉬운데, 이를 조기 발견해 내시경으로 절제하면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

변정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고연령 남성일수록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함께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건강검진 때 혈관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같이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을 심하게 하는 습관은 죽상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임과 동시에 장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라며 “되도록 염분과 칼로리는 적고 식이섬유는 풍부한 식사를 하고 금연과 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소화기분야 SCI급 학술지인 ‘다이제스티브 디지즈 앤 사이언스(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3/201912230106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