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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유방암

수술 전 항암요법만으로 유방암 없애기도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12. 16.

[암 극복, 어디까지 왔나] [5] '여성암 1위' 유방암
세 가지 타입별 맞춤 처치
항호르몬제, 두 배 길게 쓰고 항암제 병합해 치료 효과 높여
흉터 안 보이게 癌만 떼기도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여성암 환자의 5명 중 1명은 유방암 환자다〈그래픽〉. 위암· 대장암·폐암·간암 같은 주요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인 데 반해 유방암은 1999년 이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적다는 점이다.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996~2000년 83.2%에서 2012~2016년에는 92.7%로 크게 올랐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강석윤 교수는 "조기 발견 확대와 치료 약제 발달 덕분"이라며 "유방암은 재발이 잦아 수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기라도 유방암 타입에 따라 항호르몬·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 재발률은 6~20%나 되고, 여성 유방암 환자의 진단 시 평균 연령은 50세로 서양보다 10년이나 젊다.

◇3가지 타입, 수술 전후 치료 달라

유방암은 크게 3가지 타입으로 분류된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손주혁 교수는 "타입에 따라 여러 약제를 적절히 병합해 써서 재발률은 낮추고, 재발한 환자는 오래 살게 하는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방암 분류 외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권혜인
유방암 타입을 결정 짓는 생체 표지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HER2 수용체'다. 유방암 조직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각각의 수용체가 발견되면 '양성', 발견되지 않으면 '음성'이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75.8%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65.6%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다(중복 가능).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환자는 암 수술 후에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도록 항호르몬제를 5년 이상 먹어야 한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각각의 수용체에 부착되면 암세포가 증식하기 때문이다. 강석윤 교수는 "재발을 막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10년까지 쓰는 추세"라고 말했다.

HER2 수용체는 유방 세포의 외적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로, 조직검사에서 HER2 수용체가 발견되면 '양성'으로 분류한다. 이 환자들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9.5%를 차지하며, 예후가 좋지 않다. '트라스투주맙(약품명: 허셉틴)' 성분의 표적치료제를 주로 쓰는데, 수술 전 '퍼투주맙(약품명: 퍼제타)' 성분의 치료제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같이 투여했더니 최대 66.2% 환자에서 '완전 관해(영상검사상 암 조직이 없어진 상태)'가 됐다는 결과가 나와 학계의 이슈가 됐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지금은 남아있는 암세포를 확인하기 위해 완전관해 후에도 수술을 한다"며, "향후 수술 없이도 재발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약만으로 유방암을 치료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예후가 안 좋은 암은 삼중음성 유방암이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HER2 수용체 3가지 표지자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이다. 이 암은 악성도가 높고 재발이 잘 되며, 돌연변이 유전자(BRCA)가 있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치료 효과가 좋은 약 '올라파립(약품명: 린파자)'이 지난 10월 국내 승인을 받았다. 삼중음성 유방암 재발 환자이면서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사람이 쓸 수 있다. 이들에게 투여했더니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이 42% 감소했다. 손주혁 교수는 "BRCA 변이가 확인돼야 신약을 쓸 수 있는데, 현재 유전자 검사에 제한이 많아 신약을 쓸 기회를 못 얻는 환자가 많아 문제"라고 말했다.

◇성형 테크닉 활용, 흉터 안 남게

수술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한원식 교수는 "유방을 작게 떼고 주변 지방 조직을 잘 보존해 최대한 유방 모양을 살리려고 한다"며 "성형 수술 테크닉을 이용해서 '암 성형술'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센터 임우성 센터장은 "작게 절제해도 유방에 생긴 흉터는 평생 없어지지 않는다"며 "유륜 주위의 절개선을 통해서 암 조직만 떼내 흉터가 안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방의 암만 도려내는 유방부분절제술의 비율은 2000년 27.9%에서 2016년 61.6%까지 증가했다. 한원식 교수는 "과거에는 유방암 수술 시 겨드랑이 림프절을 다 떼내 팔에 부종이 오는 등 환자 불편이 심했지만, 최근에는 주요 림프절만 떼낸다"며 "이렇게 수술을 해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가 유전성… 예방적 유방 절제도

유방암의 5%는 유전성 유방암이다. 유방암과 관련있는 대표 유전자가 'BRCA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손상된 DNA가 복구가 안 되고 쌓이면서 암으로 발전한다. 실제 70세까지 유방암 발생 확률은 BRCA1 변이가 있는 경우 72.1%, BRCA2의 경우는 66.3%로 매우 높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도 BRCA 변이 유전자를 보유했는데, 암에 대한 공포가 심해 정상 유방을 절제하는 '예방적 절제술'을 했다. 김성원 병원장은 "국내에서도 예방적 절제 수술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2/20191212032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