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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폐암

"폐암 신약 임상 110여 건 진행 중… 4기암 환자 생존율 높일 것"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11. 23.

[글로벌 리딩 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재발 잦고 진행 빠른 폐암, 약 한정적
신약 후보 물질 찾고 임상까지 '원스톱'
옵디보·티센트릭 등 환자 신약 혜택 누려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 도입 예정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은 “폐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한 환자가 60% 이상이므로 항암제 투여가 중요하다”며 “우리 센터는 전세계 신약 임상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암은 1기에 발견이 돼 수술을 해도 40%의 환자가 재발을 합니다. 적절한 항암제 투여가 중요합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센터장의 말이다. 폐암 재발률은 1기 40%, 2기 60%, 3기 80%로 높다. 아무리 수술이 잘 돼도 재발 위험이 있다. 조병철 센터장은 "재발하면 무조건 4기"라며 "4기 폐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9~12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병철 센터장은 "폐암은 10명 중 6명이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이 된 상태에서 진단이 된다"며 "폐암은 암 크기가 2배로 커지는데 100일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을 정도로 진행이 빠른 특징도 있다"고 말했다.

폐암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조기암이라도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조병철 센터장은 "현재 폐암에 쓸 수 있는 약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한정적"이라며 "항암제에 내성도 잘 생겨 더 이상 쓸 수 있는 항암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신약 임상이 희망이다. 연세암병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임상의 메카'이다. 현재 진행 중인 폐암 신약 임상이 110여 개나 된다. 꿈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면역항암제 연구도 50여 개가 진행 중이다. 조병철 센터장은 "미국 유수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폐암 신약은 대부분 우리 병원에서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면역항암제 '옵디보'가 미국에서 승인을 받고, 연세암병원의 폐암 환자가 국내 첫 신약 임상에 참여, 무상으로 4년간 투여를 받았다. 4기 소세포 폐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표적항암제 '티센트릭'도 30명이 넘는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승인된 항암 신약이지만 아직 국내 승인이 안 된 경우 다양한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을 운영해 환자에게 무상으로 혜택을 주고 있다. 2년 전까지 국내 보험이 안됐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를 81명의 난치성 폐암 환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단일 의료기관에서 81명의 많은 환자에게 신약 임상 혜택을 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약 임상 시험을 활발하게 하려면 의사의 열정과 함께, 병원 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 조병철 센터장은 "우리 센터 교수진들은 밤낮없이 외국의 제약 관계자 등과 화상 회의를 한다"며 "당장 병원 수익은 안되지만 전문화된 인력에 대한 병원 투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항암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참여 환자 개개인에게 신약 임상 전문간호사가 달라붙어 진행을 해야 한다. 신약 임상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약의 이상 반응을 일일이 기록하는 등 행정적인 절차가 복잡하다. 현재 연세암병원 신약임상팀 소속 연구 간호사만 26명이고,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 지원 인력은 20명에 달한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는 국산 항암 신약 개발의 전초기지 역할도 하고 있다. 신약 전임상 연구팀에는 약 50명의 연구 인력이 있다. 이들은 새로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항암 표적'을 찾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물질 '레이저티닙'을 개발 중이며,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글로벌제약사 얀센에 1조4000억원을 받고 기술 수출을 했다. 조병철 센터장은 "우리 연구팀은 전임상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찾은 뒤, 항암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 연구가 바로 가능한 팀"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전 세계 폐암 신약 임상의 상당수를 의뢰받고 있다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폐암은 재발이 잦고 진행이 빠른 특성이 있어 여러 진료과가 모여 최적의 치료를 위해 다학제적 논의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 조병철 센터장은 "폐암은 조기라도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폐암 수술은 7명의 외과 의사가 매년 800례 이상 진행하고 있다. 수술 후에도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표적이 있는 환자들에게 표적항암제를 조기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존하는 방사선 치료기 중 가장 정밀하다고 평가받는 중입자 치료기는 2022년에 도입된다. 조병철 센터장은 "중입자 치료기는 폐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수술이 불가능한 조기 폐암 환자들에게 적용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9/201911190202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