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지방 줄이는 법] 염증세포 다량 생성하는 내장지방… 심장·간에 쌓여 치명적 질환 유발 폭식하고 음주 잦은 남성 많이 생겨… 6개월 이상 식이조절·운동해야
정상적인 뱃살은 말랑말랑하다. 주요 성분인 지방의 성질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은 쌓이는 위치와 질량 정도에 따라 딱딱하게도 변한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딱딱한 뱃살은 건강을 악화하는 나쁜 지방이 모인 '독소의 집합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딱딱한 뱃살, 정체는 '내장지방'
뱃살은 크게 피부·근육 사이에 생기는 '피하지방'과 근육층보다 아래쪽인 복강·내장에 끼어있는 '내장지방'으로 구성된다. 딱딱한 뱃살은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축적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피하지방은 장기간 축적돼도 딱딱해지지 않는다"며 "내장지방은 근육 아래 축적되므로 만졌을 때 근육처럼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딱딱한 뱃살'은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만성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내장지방이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질환·치매 위험 증가
딱딱한 뱃살은 건강에 해롭다.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 염증세포를 더 많이 생성해 전신에 염증을 퍼트린다. 피하지방보다 지방산을 혈관 속으로 쉽게 침투시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인다. 심장·간 등에도 지방이 쌓이게 해 만성질환뿐 아니라 뇌경색·뇌출혈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혈당을 조절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도 일으킨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외과 조인 교수는 "내장지방이 많으면 골다공증, 통풍, 위식도역류 등을 유발하며 특히 노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 발병률도 높인다"며 "딱딱한 뱃살을 가진 비만환자는 일반 비만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훨씬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식·음주가 딱딱하게 만들어
딱딱한 뱃살은 주로 식습관이 유발하는데, 그중 폭식과 음주가 주요 원인이다. 음식을 '빨리, 많이, 자주' 먹으면 지방이 전신으로 퍼지지 못하고 잉여분이 가장 가까운 내장으로 가 쌓인다. 여기에 뇌의 통제기능을 억제하는 술까지 마시면 식사량은 대폭 증가해 내장지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또 알코올 자체가 내장지방 분해를 막는다.
딱딱한 뱃살은 남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허벅지, 엉덩이에 지방이 주로 쌓이지만, 남성은 배부터 나오고 대부분 내장지방으로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 중에는 팔다리가 마르고 배만 딴딴하게 튀어나온 올챙이 체형이 많은데 이는 내장지방이 상당히 축적된 상태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주영 교수는 "노화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면 '근육 감소'와 '지방 축적'이 가속된다"며 "내장지방을 억제하는 근육이 줄면 내장지방만 계속해서 쌓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내장지방이 많은지 확인하려면 ▲뱃살 형태 ▲허리둘레를 확인하면 된다. 피하지방이 많으면 뱃살이 중력의 영향으로 모양이 변하지만 내장지방은 복강 내 한정된 공간에 쌓여 형태를 유지한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범위지만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5㎝ 이상인 사람도 내장지방 위험군이다. 뱃살을 꼬집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범조 교수는 "뱃살이 2㎝ 이상 잡히지 않으면 내장지방 비율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딱딱한 뱃살 개선하는 방법 5
딱딱한 뱃살을 없애려면 '기본 체중값'을 낮춰야 한다. 조인 교수는 "기본 체중이 무거우면 살을 빼도 금방 돌아온다"며 "내장지방은 특히 6개월 이상 장기간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①운동은 '습-하'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짧게 반복하는 인터벌운동은 내장지방 해소에 좋다. '습' 소리가 날 정도로 숨이 턱에 찰 정도로 1~2분간 강하게 운동하고 1~3분간 '하' 숨소리를 내며 가볍게 하는 것을 3~7회 반복하면 된다. 여기에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
②편한 음식 멀리하기
먹기 편한 인스턴트 음식은 내장지방을 늘리는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고열량 음식이 많다. 술과 먹으면 섭취량 만큼 내장지방으로 쌓인다고 보면 된다.
③식사 시간은 엄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짧으면 폭식 위험이 크다. 조인 교수는 "밤에 먹으면 부교감신경 영향으로 영양분이 저장되고 식사 후 바로 자기 때문에 내장지방으로 쉽게 쌓인다"며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까지 20분 정도 걸리므로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④식사 후 바로 앉지 말기
좌식은 내장지방을 축적하는 생활습관 중 하나다. 소화하는 과정에서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단위로 쪼개진 영양소는 바로 에너지로 사용되기 쉬운 형태다. 식사 후 10분 정도 산책하면 내장지방 축적량을 줄일 수 있다.
⑤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인슐린과 혈당을 늘린다. 조인 교수는 "인슐린과 혈당은 내장지방 축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적절한 취미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