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사회복귀 응원·배려 문화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암 생존자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고, 제대로 정착하려면 이들에게 올바른 응원과 배려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형성돼야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암 생존자들이 완치 혹은 치료를 병행하면서 경제 활동에 복귀할 때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암협회(회장 노동영)와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주관으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장려를 위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암협회가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암 생존자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응원하는 `리셋(Re-SET: Re-Start Energetic Time!)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특히 이날 대한암협회는 서울대병원, 연세대병원, 고려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병원, 가톨릭혈액병원, 울산대병원, 제주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9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암 생존자들이 사회 복귀 중 겪는 어려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사회 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 △암 생존자의 신체적•정신적 객관적 평가 프로그램 △일터 내 올바른 암 생존자 응원, 격려 문화 △제도 개선 위한 범정부적 접근과 장기적인 로드맵 마련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암협회 조비룡 집행이사(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 따르면 암 생존자 4명 중 1명(26.4%)은 암 투병 경험 사실을 일터에 알리지 않을 예정이거나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편견을 우려하기 때문(63.7%)`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암 생존자의 10명 중 7명은 일터 내 암 생존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중요업무 참여, 능력 발휘 기회 상실(60.9%)`이 그 이유로 조사됐다.

게다가 암 생존자들은 일터 내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데 정책적 제도적인 개선보다 `동료의 응원과 배려(62.8%)`를 손꼽았는데 나이를 불문하고 존재감 자체를 인정해주는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이라는 말이 1위(62.2%)로 선정됐다.

다만 20~40대는 암 생존자를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을, 50~60대의 경우 암을 극복에 대한 격려와 축하에 힘을 얻는다고 답해 연령대에 따라 체감하는 격려와 응원의 말이 달랐다.

이밖에 암 생존자의 심정을 상하게 하는 불편한 말로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암이 별거 아니죠`가 1위(59.6%)를 차지했다. 이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암이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지만 암 자체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조 이사는 "암 생존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통을 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어 암 생존자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격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동료가 암 생존자라면 진심을 담아 격려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제도들은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어려움이 심각한 특정 연령대의 암 생존자 집단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는 등 암 생존자들을 위한 장기적인 제도 개선 로드맵이 절실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암 생존자 조사 대상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암 치료 후 사회 복귀 교육 등 프로그램(52.9%) △치료와 검진 사회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64.1%) △암 생존자 배려 치료기간 동안 고용 보장(71.9%) △산정특례기간연장,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74%)에 대한 응답률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의학신문 의학신문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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