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면역치료
하나의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돌변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사람은 일생에 몇 번이라도 암에 걸리고 있으나, 대부분 암세포가 발생하자마자 파괴되어 없어진다. 이 과정의 일부가 면역기전으로 연구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체내에 암에 대항하는 세력들이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학자들 간에는 면역에 대한 의견을 달리한다. 즉 면역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과 면역을 암 예방의 주역이라고 생각하는 주장이 그것이다. 동시에 면역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면역이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엇갈린 주장을 내 놓고 있다. 실제로 면역기전은 종상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하고, 도리어 종양의 성장을 도와주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면역은 중요하지만, 그 역할은 예상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면역학적 임상연구가 아직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려진 결론이다.
현대의학의 3대 치료법인 외과적 수술요법,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이 암 치료율에 있어서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종양면역학(tumor immunology)을 비롯하여,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 식이영양요법, 뜸 및 침요법, 향기요법 등 다양한 치유법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종양면역학은 신(腎) 세포암, 악성 흑색종 등의 일부 암이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저절로 나아버리는 현상이 크게 관심을 모아왔으며 암이 저절로 나아버리는 현상을 자연퇴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정상세포에는 없으나 종양세포에는 면역학적으로 활성인 표면항원이 있다고 가정하여 면역요법의 개념이 정립되었다.
그러나 종양면역학이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 면역요법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 이유는 이들 물질들이 체내에서 면역 응답력이 강화되어 균형 있게 만들어져 나와야 하지만 어느 한 가지만 많게 해서는 면역력이 균형 있게 발휘되지 않고 조금 있는 균형도 깨뜨려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면역요법을 궁극적으로 완성하려면 성능이 좋은 백신이 개발되어야 한다. 학자들은 암을 안전하게 퇴치하기 위하여 처절하리만큼 각 방향으로 연구해 오고 있다.
과연 면역요법이 암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 문헌을 뒤져보았지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인체가 암에 대항하는 종양면역(tumor immunity)이라는 개념은 전적으로 정상세포에는 없으나, 암세포에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표면항원 등의 종양관련 항원(tumor-associated antigen)이 있다는 가정을 토대로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일부 악성종양에서 자연퇴축(암이 스스로 소멸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몸 안에서 면역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고 수술로 절제해 낸 암 조직을 병리학적으로 검색할 때, 병소(病所) 주위에 면역응답(생체가 한 번 침범해 온 이물(異物)에 대해 저항성을 얻는 반응)세포가 침윤해 있는 것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인체의 면역기구가 종양세포에 대하여 어느 정도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지만 이러한 반응이 암세포를 없애는 특이적 반응으로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항종양 면역 군단
암 환자나 그 가족이 암에 관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자주 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면역보조제를 찾기 위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영문이니셜로 표기된 세포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런 것들이 대부분 면역세포다. 면역을 관장하는 곳은 백혈구 중에서도 림프구다.
이 림프구 안에 각종 면역세포, 즉 NK세포(Natural Killer Cell), NK-T세포, T세포, B세포 등이 있다. 이 중 NK세포가 가장 주목받는 면역세포인데 연구결과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NK세포는 세포의 원형질 안에 핵․원형질비가 큰 대과립성 림프구다. 말초 림프구의 5% 이내를 차지하고 인터류킨-2(Interleukin-2), 인터페론(Interferon) 등에 대한 항원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 두 수용체는 NK세포로 하여금 항종양활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NK세포의 생물학적 동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고 특히 진행암에 있어서는 세포수나 기능도 억제되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LAK(Lymphocyte Activated Killer)세포는 종양세포는 용해하며 정상세포는 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세포에 대한 연구도 가속화되고 있다. T세포의 기능은 T-림프구의 증식, 림포카인(Lymphokine)의 생성, 종양세포에 대한 효과기능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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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림포카인(Lymphokine) : 단백질 복합체로 여러 가지 성질을 나타내며 대식세포로 하여금 감염부위에 호중구와 단구를 끌어들여 탐식작용을 하게하며 밖에서 들어 온 항원을 보다 격렬하게 파괴한다. 생체내에서 일부 종양세포들을 출혈 괴사시키는 종양괴사인자(TNF-tumor necrosis factor)도 림포카인의 한 종류이다. 림포카인의 종합적인 작용은 면역기전에 순환계 세포를 보급하여 국소의 염증반응을 증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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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이 형성되는 초기단계에서는 세포성 면역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 최근의 주장이다. 그러나 세포성 면역은 항종양 면역군단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식세포, 보체(補體-complement), NK세포, 종양괴사인자(TNF)부터 작은 항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자들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세포성 면역과 NK세포의 활성이 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종양면역학의 발전과 더불어 개발되고 있는 면역요법
종양면역학의 발전과 함께 각종 면역요법이 등장하고 있다.
병원에서도 일부 암에 있어서는 면역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데 이 때 암 면역요법에 이용되는 물질은 BCG, 인터페론(interferons), 인터류킨-2(IL-2), 종양괴사인자(TNF), CSF(G-CSF,GM-CSF,M-CSF), 레바미솔(Levamisole), 종양백신, 모노클론 항체(MoAb) 등이다.
민간에서는 건강기능성식품이 면역증강이라는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본의 야기타 아키구니박사는 『신면역요법으로 암을 소멸시킨다』라는 책에서 신면역요법의 3대 기둥을 Killer-T세포(CTL), NK세포와 NK-T세포, 신생혈관억제라고 전제한 후 버섯균사체 성분인 다당류와 상어연골을 이용해 면역을 강화시켜 암을 소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Killer-T세포나 NK세포, NK-T세포들이 활성화하여 얼마나 암세포를 공격하고 또한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많은 실천적, 경험적 자료가 있다하더라도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한 대체요법의 하나로 자리할 뿐이다. 다만 암세포를 직접 없앨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체내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어 암의 자연퇴축을 이끌 가능성은 전혀 배제를 할 수 없다.
병원에서 이용되는 면역치료(인터페론, 인터류킨과 GM-CSF)
암 환자의 완치를 위해서 가장 먼저 시도되는 것이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법으로 암을 완치시킬 수만 있다면 다른 치료법이 필요 없겠으나 그렇지 못함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면역요법이다. 성공적인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한 후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하여 있을 수 있는 미세 잔류 암을 제거하고, 전이 및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골격이 현재 많이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면역 치료는 상기 치료법에 병행해서 사용할 경우 암의 재발과 환자의 생존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악성 종양에 이용되는 면역 치료제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대표적인 약제는 인터페론, 인터류킨 그리고 GM-CSF가 있으며, 대개는 면역 치료제 단독으로 환자를 치료하기보다는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을 시행하고 나서 재발을 방지하는 보조적인 의미로서 많이 이용된다. 이러한 면역 치료제를 사용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부작용일 것이다. 발열, 오한, 탈모, 전신 근육통 등을 호소하게 되며, 혈액내의 혈소판 수치가 감소할 수 있다. 혈소판 감소로 인해서 면역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지만 세 가지 약제를 동시에 모두 사용하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 후 병행하는 면역 치료의 경우 4주 치료로 완성한다.
인터페론 (Interferon)
인터페론은 세포막의 인터페론 수용체에 결합해서 여러 가지 단백질의 생산을 유도하며 이들에 의해 항바이러스 작용, 세포증식 억제 작용, 면역 조절 작용을 나타낸다. 인터페론은 간세포막에서 MHC class I 단백의 표현을 증가시켜 세포독성 T림프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확인하여 제거하는 것을 도와주는 면역조절 작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포독성 T림프구, 자연 살해 세포, 대식 세포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한다.
인터페론은 다발성 골수종, 신장암, 악성 흑생종, 후천성 면역 결핍증과 관련된 카포시 육종, 모상세포 백혈병,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 간염 등에 사용된다.
인터페론 면역치료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동반하는 데 초기엔 오한, 발열, 근육통, 두통, 오심(메스꺼움) 등이 흔히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며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다. 수주정도 지나면서 탈모, 체중감소, 불안, 우울, 골수억제, 갑상선 기능 장애(10-12%)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는데, 필요에 따라 인터페론 용량을 줄이거나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다시 투여할 수 있다. 약 10∼20%의 환자는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터페론을 감량 또는 중단하게 된다. 간염 치료 시 간 기능이 좋은 상태일수록 부작용이 적다. 치료 중에는 2-4주마다 혈액 검사를 해서 백혈구나 혈소판 감소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임산부, 수유부, 혈소판 10만미만, 백혈구 3,000미만인 경우나, 신장, 간, 폐의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투여할 수 없다.
인터류킨-2로 활성화된 임파구를 이용한 종양의 면역치료
정상 임파구를 인터류킨-2(IL-2)와 함께 배양하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세포가 생성됨을 동물실험에서 입증되었는데 이 세포를 림포카인활성살해세포(Lymphokine Activated Killer Cells, LAK Cells)라 부르며 그 특성 및 생체 내 항암기능이 많이 연구되었다. 즉 IL-2를 생체 내 주입하면 LAK세포의 생성이 이루어져 항암작용을 직접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동물 및 인체 실험을 통해서 IL-2가 숙주의 저하된 면역반응을 회복시켜준다는 사실은 밝혀진바 있다. 그러나 이 치료 역시 많은 부작용이 관찰되었으며 발열, 오한, 전신 무력감, 관절통, 근육통, 간 기능 장애 및 수분축적으로 인한 체중 증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48시간 후에 대부분 정상화 된다고 한다.
GM-CSF
고형암이나 화학요법 후, 그리고 골수이식 후의 호중구 감소증에 이 치료법을 쓴다. GM-CSF는 자가유래 과립세포-대식세포 집락자극인자로 면역체계에 신호를 보내는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성을 증가시켜 항암화학요법 시 백혈구 감소를 억제하며 환자의 혈구를 개선시키는 약으로 사용된다. 또한 말초 혈액 내 백혈구 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치료제로 사용되며 조혈기능을 촉진한다. 골수의 혈액세포와 혈소판 생성과정에 관여하기도 하며 심장 동맥이 막힌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혈류의 흐름이 뚜렷하게 좋아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 치료법 역시 부작용을 동반하는 데 대표적인 부작용은 발한, 체온하강, 피부발진, 불쾌감, 두통, 오심, 식욕감퇴, 근육통 등이다.
민간에서 이용되고 있는 면역요법
민간에서는 면역요법으로 기능성식품이 이용되는 사례가 많다.
AHCC(버섯균사체를 이용한 활성화된 당 관련 화합물), 아베마르(밀 배아추출물), 후코이단(미역, 다시마 등 해조 다당체), 미슬토(겨우살이 추출물), 진산(인삼 다당체)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면역요법 관련 식품들이다. 이들 식품은 의약품과는 달리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효과에 있어서는 검증된 것이 없다. AHCC의 경우 일본에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후 실천적, 경험적 사례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확실히 검증된 것은 없으며 미슬토의 경우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50% 이상이 이용하는 면역요법이라고 소개되고 있으나 국내의 임상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아베마르 역시 헝가리에서는 경험적 실천적 사례들이 많을지 모르나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가 거의 없고 후코이단 역시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면역관련 건강기능성 식품(일부제품은 기능성을 인정받지도 못했음)의 과제는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나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는 면역요법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론적, 학문적 토대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사회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검증 절차를 쉽게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저렴한 면역요법
암이 면역저하로 생긴 병이라면 웃음으로 극복할 수 있다. 웃음으로 중증 교원병을 치유한 노먼 커즌스의 사례를 들면서 생활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 면역활성을 유도하여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아보 도오루박사는 강조한다. 아보 도오루박사는 암 환자들이 실행해야 할 네 가지 조건을 들었는데 ①생활패턴을 바꾸는 것 ②암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 ③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지 않는 것 ④적극적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조건이 체내 면역력을 부활시켜 암을 자연히 사라지게 한다고 쓰고 있다. 웃음은 이 네 가지 조건의 중심에 서 있다. 암 진단을 받고 어찌 웃을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암을 치유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별것 아닌 일에도 웃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하여 면역력이 올라간다. 심각한 표정은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긴장상태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므로 암 투병에 결정적인 방해요소가 된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치유될 가능성이 없다고 의사가 두 손을 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신성교원병의 치유를 성공적으로 이끈 노먼 커즌스는 코미디 영화나 유머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웃음으로 자신을 일깨웠다.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난치병으로 알려진 교원병에서 완전히 치유된 것이다. 그의 책 『죽음의 늪에서의 생환』과 『웃음과 치유력』은 암환자들이 한 번 쯤 읽어봐야 할 유익한 책이다. 돈이 안 드는 방법이라고 가볍게 여겨서는 암을 이길 수 없다. 지혜로운 암 투병은 돈을 적게 들이고 효과를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