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조기 발견이 가장 어려운 암입니다. 환자 대부분 암이 이미 많이 진행된 뒤에 진단받는데, 그러면 80%는 수술로 손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희의료원 제공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사진> 교수의 말이다. 위암, 대장암 등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누는 것과는 달리, 췌장암과 담도암은 수술적 절제 가능 여부에 따라 병기를 구분한다. 최근에는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항암·방사선 치료 등을 적극 활용해 암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담도·췌장암 최선의 치료법이 수술이기 때문이다. 동석호 교수는 "암을 조기에 발견해야만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며 "담도·췌장암의 증상 및 고위험군을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초기에는 잘 안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위험군은 ▲장기 흡연자 ▲만성췌장염 환자 ▲당뇨병이 악화된 50대 이상 ▲점액성 낭성 종양이 있는 경우다. 동석호 교수는 "복부 초음파로 췌장암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고위험군이라면 한 번쯤 복부 CT를 찍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췌장 주변에 대동맥 등 중요한 혈관이 많고, 췌장을 둘러 싸는 막이 따로 없어서 복강이나 간 등으로 전이도 잘 된다.
담도암은 췌장암에 비해 증상이 뚜렷하다. 동 교수는 "담도암이 있으면 담즙이 내려오는 담관이 막혀 눈과 얼굴이 노랗게 변한다"며 "수술 시기를 놓쳐도 내시경 시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담도암은 다른 암보다는 비교적 서서히 자라고 타 장기로의 전이도 적은 편이라서 내시경 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삶의 질 향상과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교성과 안전성이 높아 합병증이 적고, 절개를 최소화해 통증 완화 및 빠른 회복을 돕는 로봇수술이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