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들었어도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언젠가 TV에서 편백나무 숲에 모여 암을 치료하는 사람들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다가 출연한
분 중 한 분의 숙소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보니 제가 처음 만나는 암 환자에게 항상 권하는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김영길 저서의 책자였습니다. 책 내용의 전체를 동의하는 것은
아니나 대체적인 주제(concept)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저는 아픈 사람이 왜 더욱
힘들여 노력해야 하는지를 늘 강조합니다.
인간은 동물인지라 식물의 생태를 흉내 내어 움직이지 않고 꿈만 꾸어서는 원하는 건강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식물은 한 자리에서 잎의 증산 작용과 뿌리의 삼투압 원리에 의해서 조건 적으
로 생을 영위할 수 있지만 사람은 식물이 아니어서 움직여야만 순환을 하고 생을 영위할 수 있
습니다. 당연한 얘기를 說로 풀었습니다.
운동과 암 치료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체력을 길
러서 암을 물리친다는 개념이 아닌 운동 자체의 과정이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경이로운 시
작이기 때문입니다. 믿어지기 어려우신가요?
암 세포도 영양공급을 받기 위한 생존 수단으로 혈관을 생성합니다. 그런데 암이 만드는 혈관
은 우리의 모세혈관보다도 더 좁고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제법 덩치가 큰 적혈구(산
소를 운반)가 통과하지 못합니다. 적혈구는 덩치가 크기 때문에 우리의 정상적 모세혈관을 통
과할 때도 몸을 납작하게 만들어서 통과합니다.
혈액의 흐름이 적기 때문에 암 세포 주변은 다른 곳보다 체온이 조금 낮습니다. 여기에 착안하
여 암 주변의 온도를 높여 치료하는 온열치료가 시도되기도 합니다.
온열 기를 쬐면 암 세포 주변의 혈관이 이완되어 적혈구의 통과가 가능해집니다. 적혈구가 나
르는 풍부한 산소는 암 세포를 태워나갑니다. 산소는 무엇이든 태우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온열 기를 외부에서 쬐는 것보다 스스로의 동력으로 운동을 하여 몸을 데우면 그 효과가 훨씬
더 커집니다. 자동차 시동을 걸면 자동차 엔진 전체가 뜨거워지듯이 온몸의 혈관이 다 넓게 이
완되어 몸은 엄청난 속도로 선 순환됩니다. 이것이 운동에 의해 암을 치료하는 원리이나 세상
에는 반드시 작용과 반작용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산소로 인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습
니다.
신께서 인간에게 주신 기전(system)에는 늘 드라마틱한 반전이 숨어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산소의 또 하나 숨은 얼굴 활성산소(free radical)입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들이마시는 산소는 동화작용을 통해 음식을 소화하고 에너지를 얻어 생을
영위하게 되지만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일정량은 대사과정 중 활성산소가 되어 오히려 체세포
를 공격하고 또한 공기 중에 떠도는 활성산소도 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산소 중 약 5% 정도가 활성산소로 변하여 몸을 공격하는데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곳이 혈관세포입니다. 활성산소는 혈관을 태워 천공(구멍)을 만들고 이것을 보수하는데 사
용되어지는 물질은 놀랍게도 콜레스테롤입니다.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수많은 공격에 즉각 반
응하고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 보수를 한 혈관은 원래 모양대로 깨끗하지는 않아서 울퉁불퉁한 흉터를
남깁니다. 혈관은 지속적인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으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필요 이상 많이 섭취
하여 혈액에까지 넘쳐 흘러들어온 혈중지질은 활성산소와 결합하여 과산화지질이 됩니다. 이
과산화지질이 혈관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혈전입니다. 이런 혈전은 혈관 내 울퉁불퉁한
흉터에 잘 들러붙어 자꾸 몸집이 불어지고 혈관 벽마저 좁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어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 되고 양날의 칼로 우리의 생명을 갉아먹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활성산소는 아주 천천히 몇 십 년에 걸쳐 병들고 노쇠하게 만
들어 사람은 서서히 죽어갑니다. 고마운 산소에 의해 살며 산소의 다른 얼굴에 의해 서서히 죽
어가는 기전만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그런데 신이 만든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그리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몸
에서는 또한 생존을 위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SOD)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소가 사람이 나이 들고 육체적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면 체내 생성량이 현저히 줄어들
게 됩니다. 그러니까 청년시절에는 운동을 많이 해도 충분한 항산화 효소가 생성되어 노화를
방지하지만 점점 활동량이 줄어들어 중년쯤 되면 그 양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가능한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든 식품을 섭취하여 건강을 도모해야 됩니
다. 운동 = 암 치료 이런 등식으로 나갈 것 같은 이야기가 왜 자꾸 복잡한 양상을 띠는지는 체
계적인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니 조금 참고 앞으로 이어지는 글을 읽으셔야 하겠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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