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을 찾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몸에 기능 장애를 나타낸다. 그리고 상당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이 증상을 토로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머리가 어지러우며, 요통이나 복통 등 온몸 어딘가에 불편한 증상을 호소한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원인이 무엇인지 여간해서는 찾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의학계에서는 마음의 고통이 몸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영국에서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의 환자를 3년 동안 추적한 연구>라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의원에서 상당기간 치료를 받다가 대학병원으로 옮긴 18~65세 환자 400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다. 환자들이 주로 호소한 증상은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 두통, 흉통, 유방통, 골반통, 요통, 관절통, 피로감, 요실금, 호흡곤란, 안구불편증상 등 다양하다. 이 환자 가운데 일부 정신과 치료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환자 증상이 상급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큼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을 가진 환자가 늘어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우선 사회적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일반 환자의 병상 사용기간이 월평균 1일 이내에 비해 이 환자들은 월평균 3~4일 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따라서 직장 결근일이 많아 생산성이 감소했다. 한편 병인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진단과 치료가 수반되는데, 이런 불필요한 진료로 국가의 의료 재정과 병원 자원을 소모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기대수명 증가 및 경쟁적 사회환경이 주요 요인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통합기능의학 관점에서 접근해보기로 한다.

고통은 마음에서부터 시작
어떤 병이든 가장 먼저 아파오는 곳은 주로 복부다. 아이들은 어디가 좋지 않으면, 그게 감기이든 중이염이든 배 주위부터 이상하다고 느낀다. 겁이 나거나 짜증을 느낄 때에도 배부터 뒤틀린다. 아이들의 20%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을 호소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것을 체험하면서 자라왔다. 그러나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연구팀은 아이들이 상상력으로 불쾌한 복통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냈다. 전문가가 만든 오디오 CD를 들으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편안한 장면을 떠올리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6~15세 아이 가운데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선발한 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약물로 표준치료를 한다. 다른 그룹은 보호자와 함께 오디오 사용법을 훈련받는다. 그리고 매주 5회 이상 하루 25분씩 프로그램 지시에 따라 상상훈련을 한다. 총 8주 동안, 이를테면 구름을 타고 노닐며 긴장을 푸는 것을 상상하는 수련을 실시한다. 따뜻하고 빛나는 물체가 손 안에서 녹아드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기도 하고 곧이어 손으로 배를 마사지해줌으로써 복통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연구에 참가한 아이들은 음악을 들으며 배가 아픈 것을 달래주는 세션을 모두 즐거워했다. 8주 후 상상력 수련을 한 아이들의 63%가 ‘복통이 개선되었다’고 답한 반면, 약물치료한 그룹의 26%만이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연이어 약물치료한 그룹의 아이들도 ‘상상력 수련을 받자 복통이 줄어들었다’고 대답한 경우가 58%에 달했다. 수련을 마치고 반 년이 지난 뒤에도 아이들의 62%가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 연구 책임자인 틸버그 박사는 “우리 연구의 흥미로운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 복통을 줄이는 방법을 배운다는 사실이다. 이 방법은 통상적인 치료보다 효과가 훨씬 더 좋으면서 특히 비용이 저렴하고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연구는 앞서 언급한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증상’을 개선하는 데 상상력 수련같은 보완요법이 약물치료보다 오히려 안전하고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완요법의 활용 범위
위 수련법은 보완요법의 하나로 ‘유도심상요법(Guided Imagery therapy)’이라고도 하며, 미국에 수련본부가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종 급·만성 통증조절 외에 고혈압, 심근경색, 생리불순, 혈뇨증 및 외상에 의한 증후군 등을 치유하는 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대장염, 루프스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종양학자인 시몬톤 박사가 최초로 암환자에게 시도해서 성공한 뒤, 이것이 암치료 보완요법으로 세계적인 암센터에서 환자들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61세인 한 인두암 말기 남성 환자는 체중 40kg 미만에, 몸이 극도로 쇠약하여 숨쉬기도 침을 삼키기도 어려운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태였다. 방사선치료를 받으면 몸 상태가 더 악화될 것 같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시몬톤 박사는 한 번에 15분간 하루 3회씩 이 요법을 수련시켰다. 수련 내용은 방사선을 몸속에 쪼이는 상상을 하면서 암세포는 죽고 정상세포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몇 주간 수련 후 암세포 크기가 약간 줄어들고 컨디션도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중단했던 방사선치료를 받았으며 식사도 할 수 있어 체중과 체력을 회복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달 후 암은 기적처럼 사라졌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
현대인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매일 겪는다. 원인을 불문하고 스트레스는 인체에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스트레스 자체는 질병이 아니지만 만성적 스트레스는 체내 면역시스템을 억제함으로써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이나 암 같은 난치성 질병의 발병위험도가 높아진다. 아울러 부신, 뇌하수체, 갑상선, 흉선에서 분비되는 각종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면역시스템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누적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
약물치료에 앞서 선택할 수 있는 보완요법
스트레스는 사람의 일생을 통해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유아기나 소년기의 경험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좀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요법을 권장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 보완통합건강센터보완통합건강센터(NCCIH)에서는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가 사용해오던 다양한 민간요법을 검증하고 있다. 누적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보완요법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이완요법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수련법으로 앞에서 설명한 유도심상요법을 포함해 명상, 바이오피드백, 요가, 기공, 단전호흡법 등이 있다. 고혈압 전단계로 진단받은 사람은 명상수련으로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2 영양보충요법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대표적으로 체내에서 비타민B6가 고갈된다. 이것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합성에 필수적인 조효소이며 결핍 시 피부염, 구내염, 우울증 등이 나타난다. 현미, 대두, 바나나 등과 같은 음식에 풍부하고 필요하다면 영양제로도 보충할 수 있다.
3 허브요법 심신이 피곤할 때 따끈한 차 한잔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만국 공통의 처방이다. 긴장 해소를 위해 유럽인은 서양쥐오줌풀을 차로 마셔왔고, 동양에서는 인삼을 주로 이용해왔다.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마늘즙이 도움이 된다. 마늘추출액을 12주 동안 섭취한 사람들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정도로 T세포와 NK세포 활성도가 높아진 것을 최근 연구에서 확인했다.
4 동양의학 침술, 뜸, 부항을 활용한 한의학은 이미 많은 연구가 되어 있고, 인도의 아유르베다 외에 마사지, 아로마, 음악과 미술을 이용한 요법 등이 있다. 또한 수치료, 냉온욕, 주스요법, 반사요법 등 다양한 보완요법이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 취미생활을 즐기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하며, 규칙적인 운동, 마음의 여유,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의 사랑과 웃음으로 고독감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에서 오는 심인성질환은 병원에서도 치료하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1차 진료에서 불편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원인 모를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는 가중될 것이다. 질병을 이기고 건강을 유지하는 능력인 면역력은 이런 증상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의한 면역력 저하를 막으려면 이러한 보완요법을 선택 및 활용하는 것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신현종 제네신의학연구소 소장.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제약회사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의과대학원에서 예방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암환자를 위한 해연면역학교를 운영하면서 약물유전체학을 응용한 통합기능의학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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