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탑팀
인공방광수술은 방광암 등으로 인해 방광을 떼어낸 사람에게 필요한 수술이다. 수술법이 까다로워 의사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환자의 편의를 앞세워 20년 전부터 인공방광수술을 시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 경험을 갖고 있는 이동현 교수(비뇨기과)가 이끌고 있는 곳이 바로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다.
인공방광센터, 이대목동병원이 국내 유일
국내 병원 중 인공방광수술 특화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이대목동병원이 유일하다. 이대목동병원은 2015년 11월 인공방광센터를 개소해 5개 과(비뇨기과·영상의학과·감염내과·병리과·외과) 의료진이 협진해 환자를 보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이동현 센터장은 20년 전 인공방광수술을 처음 집도한 후 지금껏 400건이 넘는 수술 경험을 쌓아왔다. 센터 개소 후에는 100여 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8년 전부터는 이동현 교수에게 수술받기 위해 환자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이 센터장은 병원 내 특화센터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인공방광수술은 방광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수술인데 많이 보편화돼지 못해 아쉬웠다”며 “센터를 설립해 환자들이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받게 하고, 내가 은퇴하고나서도 센터 운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병원 내에서 인공방광수술이 활발하게 시도되기 바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공방광수술이 활발히 행해지지 않는 이유로 이 센터장은 “의사 입장에서 수술이 어렵고, 그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 관리 역시 까다로운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광암, 생존율 높지만 재발 잘 돼
방광암은 소변의 저장과 배출을 담당하는 근육기관인 방광에 암이 생긴 것이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새로 방광암이 생긴 환자는 3762명이었다. 방광암은 크게 표재성암(70%)과 침윤성암(30%)으로 나뉜다. 표재성암은 방광점막과 점막하층에 생기는 암으로, 내시경수술만으로 암세포 제거가 가능하다. 반면 침윤성암은 방광근육까지 깊게 침범한 암이며, 전이(轉移) 위험도 높아 반드시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방광암은 5년 생존율이 77.4%로 높은 편이다. 암이 생겼을 때 소변으로 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비교적 조기에 검진·진단받고, 항암제의 치료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세포 특성상 재발이 잘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잘라내도 쉽게 다시 자라는 피부질환 ‘사마귀’에 비유하곤 한다. 방광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흡연이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단일 위험인자로 꼽힌다.
인공방광, 소장(小腸)으로 만들어… 평생 사용 가능
인공방광은 주로 방광암이 생긴 탓에 방광을 제거해야 하는 사람에게 행해진다. 말 그대로 기존 방광을 대체할 수 있는 방광을 새로 만들어 요관(콩팥에서 방광으로 소변을 전달하는 관)과 요도(방광에 쌓인 소변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길)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환자 몸에 있던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回腸)을 잘라내 만들며, 평생 사용 가능하다. 방광을 떼어낸 환자가 인공방광수술을 받지 않으면 소변주머니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
방광암 환자가 두 번 좌절하는 이유다. 소변주머니를 차면 이를 수시로 살펴보고 갈아야 해 번거로움이 크다. 더운 여름에는 냄새가 날까봐 두려워 외출을 꺼리게 된다. 소변주머니를 교체하면서 관을 연결한 피부가 헐어 염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반면 인공방광을 만들고 이를 요도와 연결하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소변을 볼 수 있다. 이동현 센터장은 “삶의 질의 측면을 따져봤을 때 이 둘은 비교가 불가할 정도” 라고 말했다.
수술시간 다른 병원의 절반, 항생제도 안 써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에서 인공방광수술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정도다. 보통 8시간이 소요되는 다른 병원의 절반인 셈이다. 이동현 센터장은 “수백 건이 되는 그간의 수술 경험이 쌓인 덕”이라고 말했다. 수술시간이 짧다보니 출혈량도 적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수술이 무수혈(無輸血) 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무수혈 수술을 함으로써 혈관 등을 크게 손상시키지 않아 남성의 경우 발기 기능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 중 몸에 삽입하는 관의 개수도 적은 편이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을 할 때 소변줄이나 콧줄 등 6개 관을 몸에 삽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우리 센터에서는 소변줄과 배액관 두 개만 삽입한다”며 “그만큼 환자의 몸에 무리가 덜 간다”고 말했다. 배액관은 수술 중 출혈로 인한 혈액, 그 밖의 체액 등 불필요한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관이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수술 중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 1년간 시행한 약 100건의 인공방광수술을 항생제 사용 없이 안전히 마무리했다. 이 센터장은 “세균이 많은 장을 떼어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항생제 폭격’이라 표현해도 될 정도의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리 병원은 센터 내 감염내과 교수와 상의해 항생제를 쓰지 않고 수술을 시도했고, 모든 수술을 안전하게 끝마쳤다”고 말했다.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고, 항생제를 대사하는 콩팥이나 간에 무리 주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결과적으로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많은 수술 경험 바탕, 합병증 관리 노하우 축적
인공방광수술은 수술만큼이나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풍부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 관리 노하우를 쌓았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한 이후 약 3개월은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며 “몸이 무기력해지고 식욕이 없어지는 증상이 생기면서 결국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까지 있지만, 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의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인공방광은 소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방광에 들어온 물질의 약 30%를 흡수한다. 이로 인해 체내 노폐물이 쌓이면서 전해질 균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이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체내 전해질 균형을 맞추는 약을 처방하고 환자의 물섭취를 늘리는 등의 철저한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인공방광수술 후 배뇨법이나 식사법도 전담 간호사가 교육한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수술 3~6개월 후 환자에게 방광기능평가도 실시한다. 방광기능평가는 방광 내 압력이나 괄약근의 힘, 방광 모양 등을 검사하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소변을 얼마나 참았다 배출해야 하는지 등을 정확히 교육한다”고 말했다.
“국내서 소변주머니 찬 환자 보기 드물게 하는 게 목표”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수술센터의 목표에 대해 이동현 센터장은 “우리 센터를 찾는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받게하는 게 우선”이라며 “더불어 센터 주도하에 인공방광수술 술기를 전국으로 알려 국내에서 소변주머니를 차는 방광암환자가 거의 없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수술센터는 병원 밖 의사에게 술기 전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이동현 센터장이 대한비뇨기과학회 의사에게 인공방광수술을 직접 보여주는 라이브 수술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센터장은 “인공방광수술을 어쩔 수 없이 받지 못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방광 적출 환자가 인공방광수술을 받을 수 있는 국내 환경이 마련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공방광수술을 받을 수 없는 환자는 요도암이 있거나 만성콩팥질환이 있는 경우다. 요도에 암이 생겨 요도를 제거하면 방광에서 몸 밖으로 소변이 나가는 통로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인공방광을 만들어도 소용없다. 또 체내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인공방광수술 후 3개월간 체내 노폐물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을 제대로 완화할 수 없어 수술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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