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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스크랩] 크론병 환자 수술 후 관리 위한 생물학제제 사용, 급여는 언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6. 4. 10.

8년 동안 각종 약으로 치료를 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던 20대 젊은 크론병 환자가 지난 겨울 장절제수술을 받았다. 약을 써도 증상 개선은커녕 염증이 심해져 장이 협착되고 누공이 생기는 등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론병 환자는 장절제수술을 받는다고 염증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이로 인한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크론병은 수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활성화된 면역력을 누그러뜨리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데 장절제수술을 받은 후 크론병 재발을 위해 예방 차원에서 효과가 명확한 생물학적제제를 쓰는 것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환자도 결국 수술 3개월만에 다시 재발했다.

유럽은 염증성장질환협의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 번 이상 장절제수술을 받은 고위험 크론병 환자는 예방차원에서 생물학적제제를 쓸 것을 권장하고 있고, 이전에 생물학적제제를 썼던 환자는 지속적으로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물학적제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고 이보다 효과가 적은 메살라민 같은 항염제나 면역조절제만 건강보험이 적용될 뿐 수술 환자에 대한 생물학적제제의 보험급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자가면역질환은 관리가 소홀하면 평생 재발의 위험이 있는데, 현재의 급여기준은 크론병 환자들을 절망으로 내몰 뿐이다.

크론병은 20~30대 젊은 층에서 잘 생기고 완치가 어렵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가 수술을 받는 나이는 평균 32.5세이고, 진단 후 누적 수술률은 5년째 28.9%, 10년째 43.5%, 30년째 76.1%로 진단 후 10년이 지나면 절반 정도의 환자가 장절제수술을 받는다. 또 수술을 해도 1년이 지나면 60% 이상에서 재발한다. 사회에 발을 디디기 시작한 초년병으로서는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젊은 환자들이 입원과 수술을 반복하면서 경제활동에 지장을 받으면 개인은 물론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고 본다. 이 환자들의 재발로 인한 고통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 이는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한동수 교수
한동수 교수

의료진의 입장에서 현행 급여 기준으로 인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크론병 환자를 보게 되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젊은 크론병 환자가 수술을 받은 상황이라면 이런 아쉬움과 답답함은 더욱 커진다. 이미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된 크론병은 그 환자 수가 많지 않으며, 장절제술까지 받게 되는 환자는 크론병 환자 중에서도 일부 소수다. 이들 환자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가 국가적으로 매우 큰 재정적 부담을 담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건강 보험 재정 운영에 따른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현명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 젊은 크론병 수술 환자들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한동수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회장)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08/2016040800770.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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