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 ‘아토피’ 문구 표시-광고 허용...여전한 논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 관리 강화와 규제 개선이라는 화장품 정책 추진 방향의 일환으로 화장품에 ‘아토피’ 문구 사용을 허용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17일 식약처는 ‘아토피 피부에 보습’을 주는 화장품을 제조, 판매, 광고할 수 있도록 하는 ‘화장품 표시, 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다만 아토피 피부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은 ‘아토피 피부에 보습’이라는 문구만을 표시·광고하도록 해 아토피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오인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른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인체적용시험자료, 즉 실증자료를 구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식약처는 개정안을 통해 화장품의 안전관리는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규제 개선을 통해 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업계 역시 그동안 아토피를 가진 사람들이 보습제가 필요해서 바르긴 했지만 제품에 ‘아토피’라는 문구를 사용하게 되면 한 요건을 갖춘 제품으로 분류되어 소비자 신뢰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아토피’ 사용 문구가 허용되면 아토피 피부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과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해 질 것”이라며 “그동안 제품에 ‘아토피’ 문구 사용을 금지해 국내 아토피 관련 제품 시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이 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아토피 문구를 표시·광고에 허용할 경우 화장품 오남용 위험성 등 국민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고시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현행 법령상 화장품에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는 금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화장품에 아토피 같은 질병에 대한 적응증 표시·광고를 허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피부염 병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라 우려했다.

하지만 대한화장품협회는 “화장품에 ‘아토피 피부에 보습’이라는 문구 사용은 제품이 치료를 개선한다거나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의협은 아토피에 효능 효과가 입증된 제품들은 의약품으로서 허가받아 관리를 받도록 하거나, ‘지능성 보습제품’ 정도의 표현을 허용하는 것이 입법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임상시험 등 인체적용시험도 ‘병원 임상시험센터’ 등이 아닌 곳에서 함부로 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효능을 입증하는 인체적용시험 ‘자료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대로 임상시험실시기관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증자료를 구비하는 것에 대해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자하는 회사들이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협의 주장대로 자료 요건을 더 강화하게 되면 업체들에 상당한 제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아토피를 가진 분들 대상으로 해서 인체적용 실험을 해 의사가 개입을 해서 그런 실험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의협이 병원 임상시험센터가 아닌 곳에서 시험을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병원 임상시험센터가 아닌 일반 임상기관에서도 의사가 실험을 관리, 감독하는 곳도 많다”며 “임상을 할 수 있는 기관이 한정된 부분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식약처는 아토피 피부에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증되지 않은 화장품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지만 업계와 의사단체는 각각의 취지를 들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수현 기자 ksuh20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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