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다. 짠맛은 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맵고 뜨거운 국물음식, 패스트푸드와 같은 기름진 것, 가공식품에 숨어 있다. 우리는 하루 평균 소금섭취량이 12.5g으로 티스푼으로 치면 두 스푼 반. 나트륨량으로 환산하면 5000mg이다. 심지어 하루 20g을 넘게 먹는 사람들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소금섭취량 5g(나트륨 2000mg) 미만과 비교하면 무려 2.5~4배나 더 많은 소금을 먹고 있다.
그야말로 소금에 중독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소금중독(북스코프 출간)'이라는 책에서 "짠맛을 섭취하면 뇌의 (나트륨)중추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해 즐거움을 준다"며 "짠맛이 쾌락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는 소금과 마약의 중독성 기전이 동일하다는 증거로 이것이 중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소금중독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맛을 보기도 전에 음식에 소금이나 간장을 뿌린다' '싱겁게 먹으면 짠맛이 그리워진다' '싱겁게 먹으면 입맛이 없고 매스껍고 기운이 없다' 등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소금중독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소금(짠맛)은 입으로 들어온 순간 맛봉우리부터 뇌피질까지 전달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1000여개의 세포가 몰려 있는 맛봉우리는 소금중독의 연쇄고리라고 김성권 원장은 지적한다. 맛봉우리의 세포들은 보통 8~12일, 길게는 3주 동안 살다가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데, 1주일 정도 지나면 소금맛을 아는 세포들이 하나둘 죽어 없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소금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첫단계로 최소 일주일 이상 싱겁게 먹어야 하고, 소금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모든 맛봉우리가 수명을 다하고 새롭게 바뀌는 12주가 지나야 한다. 700만년의 인류역사에서 소금섭취 역사는 약 1만년도 안 될 만큼, 우리 인류는 원래 짜게 먹지 않았기 때문에 생활습관만 바꾸면 얼마든지 소금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류가 소금을 별도로 먹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시대 농경과 목축을 통해 잉여물을 염장보존하면서부터다. 현대인의 하루 소금섭취량이 평균 10g이라면 원시부족은 약 2.5g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현대인이 섭취하는 소금의 많은 부분이 가공식품과 외식에서 온다. 특히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소금이 첨가된다. 밀가루 100g에는 나트륨 2mg이 들어 있다. 이 밀가루로 만든 짬뽕에는 4000mg의 나트륨이 들어간다. 이처럼 가공과정을 거쳐 음식으로 먹을 때에는 나트륨이 2000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직장인이 만약 회식을 하면서 1차로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2차로 호프집에서 맥주와 치킨, 골뱅이를 먹은 뒤, 3차로 노래방에서 맥주와 오징어, 집에 돌아와 김치를 곁들인 라면을 야식으로 먹으면 이날 회식자리에서 섭취한 나트륨 양은 7000mg이 넘는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서도 소금섭취량의 75%는 외식, 가공식품을 통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첨가하여 먹는 소금량은 5%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가장 짠 음식 세 가지는 빵, 가공육, 소스다.
현대인은 식·생활습관이 바뀌면서 소금섭취는 늘고 만성질환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 몸의 구성요소 중 나트륨은 100g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1년 동안 그 20배에 달하는 1840g의 나트륨을 섭취한다. 우리 몸은 불필요한 나트륨을 관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고 많은 에너지를 쓴다. 콩팥과 뇌, 신경, 근육 등이 과도한 소금을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자연히 콩팥에 가해지는 부담이 늘고 그 결과 만성콩팥병 환자가 늘어난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감염으로 인한 사망은 25% 줄었지만, 만성콩팥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약 40% 증가했다. 김성권 원장은 "수명이 늘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장애를 가지고 사는 기간도 덩달아 늘어난다"며 "장애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과 고통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에서 1년 동안 사망자는 전체 인구의 약 1%인 7000만명이 채 안 된다. 하지만 만성질환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그 30배에 달하는 21억명이나 된다. WHO는 2012년 전 세계 5600만명의 사망자 중 68%인 3800만명이 만성질환으로 사망했고, 2030년에는 5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망자 수가 10만명당 약 500명(0.5%)으로 뚝 떨어졌는데, 사망자 중 약 330명(66%)이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이는 의료기술과 의약품 발달로 조기 사망률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뇌졸중과 심혈관질환, 당뇨병 환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 30년간 계속 감소했다. 김성권 원장은 우리 국민들이 9g까지만 소금섭취를 줄여도 15조원의 의료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WHO는 지난해 2025년까지 세계인의 만성질환을 25% 낮추려면 소금섭취를 30% 줄여야 한다고 적극 권장했다. 인류가 소금섭취량을 하루 1.5~5.9g 사이로 조절해 먹으면 많은 질병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 테면 위암은 하루 3.1g 이하의 소금을 섭취할 때 발병률이 최소화된다. 하루 1.5g 이상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이 오르기 시작해도 하루 3.75g 이하로 먹으면 고혈압에 이르지 않는다. 소금 3g을 줄이면 1년 동안 미국인 약 8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의 경우 2003년 하루 평균 소금섭취량이 9.5g이었는데 2011년 8.1g으로 15% 줄어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42%, 뇌혈관질환 사망률이 40%나 감소했다.
소금섭취 15%를 줄이는 것이 흡연을 20% 감소시키는 것보다 비용이 3분의 1 정도 적게 들지만 효과는 무려 2.5배 넘게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소금섭취 감소효과를 인식한 각국 정부는 '소금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트랜스지방을 안전인정물질(Generally Recognized As Safe) 목록에서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이 목록에서 퇴출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금이다. 이는 미국 FDA가 소금을 더이상 안전한 물질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국은 이미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소금의 양을 식품군별로 엄격하게 정하고 있으며, 식당에서 음식에 사용하는 소금의 양까지 정해놓고 있다.
■ <용어 설명>
▷ 소금과 나트륨 : 소금은 염화나트륨과 극소량의 불순물로 구성돼 있다. 염화나트륨은 나트륨(40%)과 염소(60%)로 이뤄져 있다. 소금은 엄밀히 말하면 나트륨으로 소금 1g에는 약 400mg의 나트륨이 함유돼 있다. 간단하게 나트륨 양에 2.5배를 곱해 소금량으로 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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