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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정보

[스크랩] 정상 조직 보존·수술 후 관찰… 환자 입장에서 암 치료한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5. 7. 7.

남성과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이 위암과 유방암이다. 짠 음식을 즐기는 식생활, 60%나 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비율(성인 기준) 탓에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다.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섭취의 증가와 늦은 결혼 등의 원인으로 인해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많은 암 중의 하나다. 그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선 명의(名醫)에게서 치료를 받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

강북삼성병원은 2가지 암 치료에서 명의로 꼽히는 의사가 있다. 유방갑상선암센터장 박찬흔 교수와 소화기암센터 류창학 교수다. 박찬흔 교수는 2010년 유방갑상선암센터가 문을 열 때부터, 류창학 교수는 1999년부터 이 병원에서 유방암과 위암 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여성성(性) 살리는게 유방암 '치료 철학'

박찬흔 교수가 처음 진료를 시작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1991년 기준으로 10만명당 24.5명에 불과했다. 당시 박찬흔 교수는 한국유방암학회의 설립 위원으로 참여해 유방암 치료 표준화 작업을 했고, 20명이 채 안 되는 유방외과 교수들과 함께 유방암 치료법을 연구했다. 전(前)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으로서 국내에서 국제 학술대회를 여는 등 한국유방암학회를 세계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 박찬흔 교수와 소화기암센터 류창학 교수.
유방암·위암 분야 명의(名醫)로 꼽히는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장 박찬흔 교수(오른쪽)와 소화기암센터 류창학 교수. 이들은 환자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박찬흔 교수의 치료 철학은 '근치(根治)적 치료를 하되, 미용적으로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암 재발을 방지하면서도 보기에도 좋게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여성성(性)이 상실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여성성 보존을 고려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경우 유방을 모두 잘라내지 않고, 유방 일부만 자르는 부분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 재발 가능성을 낮춘다. 부분절제술을 한다고 해도 유방이 작은 환자는 수술 후 유방이 일그러진다. 이 경우에는 표적치료제 등 효과적인 항암제를 먼저 사용하는 '선행 항암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해 유방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절반은 유방 보존 욕구가 강한30~40대"라며 "여러 진료과가 함께 참여해 유방을 보존시키면서 확실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흔 교수는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서다. 그가 센터장으로 있는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센터는 접수·진료·검사·설명을 모두 한 공간에서 진행한다. 또한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한 날 필요한 검사를 모두 받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수술은 진료를 받고 2주 이내에 이뤄진다.

◇환자 신뢰 최우선, 수술 전 최소 30분 면담

강북삼성병원 위암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류창학 교수는 지금까지 위암 수술을 2500회 이상 집도했다. 그의 위암 절제술에 관한 연구는 미국 외과학 교과서의 주요 참고 문헌으로 인용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류창학 교수는 완치를 위해선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암은 초기라도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있어 재발이 잦다. 암세포가 위의 상부에 있으면 위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가 많고, 초기 암이라도 위 아랫쪽 3분의 2를 절제하기도 한다.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절제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받는 충격이 크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와 치료법에 대해 완전히 이해를 못한 채 수술을 받으면 주치의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수술 후 의사가 권고하는 생활습관도 잘 지키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류 교수는 수술 전 환자와 무조건 30분 이상 면담하면서 치료 방향을 설명한다. 보통 수술 면담 시간이 5~10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긴 편이다. 환자의 사소한 질문도 묵살하거나 권위적으로 응대하지 않고 친절하게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로 유명하다.

위를 전부 절제해야 하는 환자는 수술이 끝난 뒤 식사량을 제한해야 하고, 위에서 음식물의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류창학 교수는 이런 환자를 위해 소장(小腸)을 위 모양으로 만들어 연결하는 '소장낭 간치술'이라는 수술법을 2002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류 교수는 외과 의사지만, 항암 치료나 말기암 환자의 완화 치료에도 신경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외과의사는 수술 후의 치료는 해당 과(科)에 완전히 맡기는 편이지만, 류 교수는 자신의 환자는 수술 후에도 퇴원할 때까지 관찰한다. 환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 병실에 직접 찾아가 상태도 보고, 항암·완화치료 역시 자신이 직접 담당한다. "좋은 의사는 환자를 존중하고 환자의 시작과 끝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는 게 류 교수의 신조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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