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건장한 청년 김군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김군은 얼마 후 군입대를 앞두고 치질을 가지고 가면 안될 것이라 생각해 치질수술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군대에서 수술하면 엄청 아프고 힘들다, 혹은 군대수술하면 평생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인지, 진료를 받자마자 수술을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NO’ 였다. 김군은 불안한 마음에 무조건 수술을 해달라고 다시 한번 말했만, 심하지 않은 치질이라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되고 보존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을 듣고 안심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치질환자들은 치질에 걸리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다.
치질(치핵)은 항문에서 피가 나고 항문조직이 밖으로 빠져 나온 증상을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의 약 40% 정도가 치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40~50대에 가장 흔하다. 여성의 경우는 임신과 분만의 과정을 거치며 치핵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 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치루∙치질로 진료받은 환자는 92만병에 달하고, 국내 전체 수술 건수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다.
치핵(치질)은 정상조직
치핵은 원래 정상적인 항문조직으로 평상시에는 가스나 변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배변 시에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쿠션 역할을 한다. 평상시 닫혀 있던 항문은 배변 시 최대 4cm까지 벌어진다. 이때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조직이 바로 ‘항문 쿠션 조직’, 즉 치핵조직이다.
치핵조직은 혈관이 풍부하고 주름처럼 되어 있는데,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정상적인 조직이다. 하지만 치핵조직을 연결하고 지탱해주는 지지조직이 느슨해지거나 파괴되면서 치핵조직이 늘어나서 항문 밖으로 밀려 내려오는 것이 바로 흔히 치질이라고 알려져 있는 치핵이라는 병이다.
평소 치핵조직은 배변 시에 밑으로 하강했다가 배변이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가는데, 배변이 끝나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면 치핵을 의심할 수 있다. 치핵의 주요 증상은 항문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탈출 현상과 배변 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출혈이다.
치핵(치질) 무조건 수술하지 않아
치핵이라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치핵환자의 70~80%는 보존요법이나 약물치료, 주사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탈출한 조직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의 심한 상태, 즉 3~4도 이상의 중증 치핵이나 배변시 출혈이 지속되는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치질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등의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고 견디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치질수술을 하면 수술 후 통증 심하다는 오해가 많은데, 이는 과거에 치질(치핵)조직을 모두 절제하던 수술방법 때문에 생긴 선입견이다. 최근에는 작게 절개하고 수술부위를 최소한으로 해서 항문을 정상모양 그대로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화있다. 치핵과 항문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하는 ‘점막하 치핵절제술’과 같은 항문을 최대한 살리고 보존하는 수술법을 시행해 수술 후 통증을 줄이고 회복도 빨라졌다.
대장항문 전문 양병원의 신현근 진료부장은 “치질이라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며 “항문에 이상증상(출혈, 통증, 항문이 빠지는 3가지 증상)이 느껴질 경우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수술을 피하고 항문을 보존하는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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