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사망하는 노인(65세 이상)이 늘고 있다. 폐렴은 지난해 국내 노인 사망 원인 4위(2010년 5위)에 올랐고,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2006년 인구 10만 명당 9.4명에서 2013년 21.4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통계청 자료).
- ▲ 노인은 폐렴의 주요 증상인 기침·가래·고열이 거의 없어도, 몸이 무기력하거나 의식 저하 현상이 생기고 호흡이 가빠지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노인이 폐렴에 걸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폐렴의 증상과 위험성을 경시하고 있다"며 "폐렴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고령화 때문에 폐렴으로 사망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노인 폐렴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병을 제대로 알고 관리하지 않으면 폐렴 사망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폐렴 걸리면 사망까지
노인이 폐렴에 걸리면 치료를 받더라도 건강한 성인과 달리 악화될 수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국내 폐렴 사망자의 98%가 60세 이상인 것은 그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는 "노인은 대부분 폐기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폐렴에 걸리면 병을 잘 이겨내지 못한다"며 "기존에 앓고 있던 당뇨병·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면역력이 낮은 탓에 흉막염(폐를 둘러싸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 패혈증(전신에 염증이 퍼지는 것), 호흡곤란증후군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도 잘 생긴다.
◇증상 없어 병 놓치는 경우도
노인이 폐렴에 걸리면 기침·가래·열 같은 폐렴의 일반적인 증상이 잘 안 나타나는 경우가 20~30%나 된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폐렴 증상이 없어 초기에 병을 놓치고 뒤늦게 병원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폐렴에 걸리면 폐에 세균이 침투하면서 이를 밖으로 빼내려는 몸의 반사작용으로 기침이 많아진다. 폐 속에서 세균과 세균을 없애기 위해 모인 백혈구가 뒤엉켜 생긴 찌꺼기가 가래로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열이 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백혈구의 수가 줄고 활동성이 떨어져 세균이 폐에 들어와도 이를 막기 위해 모이는 백혈구 수가 적고, 이에 따라 가래가 생기는 양도 적다. 가래가 줄다 보니 기침을 적게 하고, 열도 잘 안 생긴다.
◇무기력·의식저하 있으면 의심을
노인이 갑작스레 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의식이 반복해서 흐려지면서 미열·기침·가래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정 교수는 "노인이 폐렴이 생기면 몸 속 염증 탓에 식욕·음식 섭취량이 줄면서 혈압이 떨어진다"며 "이 과정에서 무기력감이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폐렴 구균과 독감 바이러스 백신 주사를 맞는 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폐렴구균과 독감 바이러스는 전체 폐렴 유발 원인의 50%도 안돼, 백신으로 폐렴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
한 교수는 "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손을 자주 씻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식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은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정 교수는 "식후에 바로 누우면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역류, 폐에 들어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식사 후엔 30분 이상 바른 자세로 앉아있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폐렴
세균·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이 폐를 감염시키는 질환이다. 경증 폐렴은 항생제를 투여하면 2주 안에 회복되지만, 노인에게 많은 중증 폐렴은 항생제 치료를 해도 호흡곤란이나 패혈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아 사망률이 35~50%나 된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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