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 하면 어떤 의미가 연상되시나요?
언니들의 작은 텃밭, 나의 가까운 지인, 친한 언니가 키우는 농산물이 떠오르실텐데요. 이번에 제가 소개할 곳이 바로 언니네 텃밭입니다.
* 언니네 텃밭이란? 언니네 텃밭 시작은 2005년으로 올라갑니다. 2005년 여성농민이 생산자로서 할 수 있는 통일 운동에 대해 고민하다가 통일 텃밭 가꾸기 사업을 제한하여 2006년 북한에서 제공한 토종씨앗을 여성농민이 키워 일정정도의 수익금을 만들어 이를 다시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통일 기금을 만들었습니다.
토종씨앗을 지키는 사업을 계속 진행하다가 2009년 강원도 횡성에서 우리텃밭을 시작하였습니다. 여성농민 생산자들을 조직하여 전국 소비자 회원들에게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제철 농산물과 전통 가공식품 등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언니네 텃밭으로 이름이 변경된 것은 2010년 소비자들의 참여가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전국 15개 지역에서 생산자 공동체가 조직되고 꾸러미 배송을 하고 있으며 130여명의 여성농민 생산자들이 모여 텃밭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6B613852F0845F12)
그래서 저는 언니네 텃밭이 처음 시작된 강원도 횡성의 언니 공동체에 직접 방문하였습니다.
횡성에는 3군데의 공동체가 있는데요. 도새울 공동체, 오산 공동체, 그리고 이 중에서도가장 원조인 횡성 공동체가 있습니다.
2009년 4월에 횡성 공동체가 문을 열어 꾸러미 사업이 시작되었는데요. 처음에는 횡성 공동체에서만 거래되던 것들을 좀 더 많은 농민들에게 이익을 돌려드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거래량을 나누어 2개의 공동체를 더 늘렸다고 합니다. 그 소중한 마음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2A7A3B525CEC7909)
![](https://t1.daumcdn.net/cfile/blog/2368D63852F0846013)
▲ (좌) 오산공동체 작업장 (우) 횡성 공동체에서 함께 꾸러미를 싸는 모습
그렇다면, 횡성의 제철 음식들로 꾸려진 꾸러미는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될까요?
* 꾸러미 꾸리기 횡성의 꾸러미는 전국여성농민회에 가입되어 있는 여성 소농들이 직접 친환경으로 재배한 제철 농산물들로 이루어집니다. 횡성의 겨울철 꾸러미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신선채소 보다는 겨우 내내 삶아서 말린 여러 가지 몸에 좋은 나물들이 제철 농산물들을 대신합니다.
기본 품목은 두부, 계란, 곡식 1가지, 간식1가지, 채소 2~3가지, 반찬 1가지 이렇게 약 8~9가지로 이루어지고, 매주 다른 품목으로 다양하게 꾸려집니다. 각각의 품목들은 각 집에서 정성스럽게 길러져 모여지는데요. 직접 닭을 키워서 받은 달걀, 횡성의 콩으로 만들어진 텃밭 두부, 횡성의 농산물로 만들어진 된장, 고추장, 장아찌 그리고 반찬으로 이루어 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223F3452F084521E)
▲ 횡성에서 1월 3째주에 꾸려진 꾸러미.
* 꾸러미 전달 방법 이 집, 저 집에서 족족이 모여진 농산물들은 매주 화요일에 꾸려져서 매주 수요일에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게 배송되는데요. 소비자들은 한 달에 몇 번 꾸러미를 받을지 선택해서 그 주마다 신선한 로컬푸드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언니네 텃밭의 꾸러미에는 농산물 말고도 더 중요한 무언가가 함께 전달 되는데요. 바로 언니들이 보내는 편지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농산물이 보내지는 지, 누가 어디서 만든 것들인지 정감 있는 말과 글씨체로 소비자들에게 전달이 됩니다. 혹시나 물건이 예상과 달라지거나 문제가 있었을 때는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더 좋은 물건으로 서비스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소통하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525093452F084521B)
▲ 언니들이 보내는 마음 담긴 편지와 배송하는 모습
* 언니네 텃밭만 가지고 있는 특장점
1.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나라 토종씨앗으로 키운 친환경 농산물을 믿고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농업은 FTA, 농산물 개방 등으로 경쟁력이 점점 잃어가고 있고, 또한 무분별한 농산물 수입으로 우리의 식탁이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 소비자들은 웰빙과 건강을 중요시 하여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언니네 텃밭에서는 우리는 세계독점 기업이 제공하는 종자 대신에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가 매달아 두었던 씨앗으로 농사를 짓고, 화석 연료와 합성화학물 대신에 햇빛과 물과 바람과 살아있는 생물들과 함께 농사를 지어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다양한 제철농산물을 힘들이지 않고 믿고 구매할 수 있으니 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18B33452F0845223)
2.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 가지 않아도, 집까지 배달되는 편리함
우리나라 곳곳의 지역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바르게 자란 먹거리들을 힘들이지 않고 매주 받아 볼 수 있으니, 마트에 가기 어려운 우리 어르신들이나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유용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324E3452F0845316)
3. (생산자 입장에서) 농산물 판매처를 확보하여 정기적인 소득이 보장된다
언니네 텃밭의 생산자 대상은 보통 여성 농민입니다. 원래는 크지 않은 논과 밭에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서 직접 판매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언니네 텃밭을 통해서 판매에 신경 쓰지 않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더 효율적이고 편하다고 합니다.
또한 꾸러미 가격이 시장가격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고정 가격으로 이루어져 있어 공동체 내에서 서로 협의하여 정할 수 있고, 농산물 가격의 등락폭과 상관 없이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으니 여성 소농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0B163452F0845328)
4. (생산자 입장에서) 공동체의 안식처 역할
언니네 텃밭의 공동체는 연령층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고, 간혹 결혼 이주여성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매주 화요일만 되면 이 꾸러미 공동체에서는 웃음이 떠나가질 않습니다. 그간 하지 못했던 담소도 나누고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맛있는 간식도 드시면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 받은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고령화 되는 농촌, 젊은이들이 빠져 나가기 바쁜 농촌, 너무나 평화로운 곳이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나 외로울 수 있는 이 농촌에서 이 분들은 서로 의지하고 돕고 있습니다. 꾸러미 공동체는 이 분들께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429E3452F084530F)
* 협동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횡성 공동체 이 공동체들은 협력하는 마음, 협동심, 공동체 의식이 없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합니다. 가격을 결정할 때도 수취가 내에서 그 꾸러미에 참여하는 생산자들이 직접 협의해서 가격을 정하고 나눠서 받는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당근 농사가 잘 안되고, 무 농사가 잘 된 경우에 그 가격 내에서 무 농사 지으신 분이 자신의 이익을 조금 포기하고 당근 농사 지으신 분을 도와드리는 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3개의 공동체끼리도 서로 돕고 함께한다고 하는데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 이렇게 서로를 위해 양보하고 돕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 공동체들에게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가장 큰 문제가 작업환경이 여의치 않아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조차 없는 공동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꾸러미 사업에 관심을 갖고, 또한 생산자도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앞으로 언니네 텃밭이 더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54E6D3452F084530B)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직거래, 꾸러미 사업을 통해
우리 농촌이 살고 우리의 식탁이 그저 즐겁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