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은 인체의 거의 모든 장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혈액이 각 장기에 유입되지 못하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같은 혈관 질환이 생겨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좁아진 혈관은 다시 넓혀서 피가 잘 통하게 해야 하는데, 이때 시행하는 것이 바로 스텐트삽입술이다.
혈관 질환 일으키는 플라크
플라크는 치아에 생기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혈관 벽에도 생긴다. 혈관 플라크는 일종의 지방 덩어리로,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거나 운동을 게을리하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혈관 벽에 지방이나 나쁜 콜레스테롤이 엉겨 붙으면 우리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가 이를 먹어치우는데, 그 양이 늘어나면 대식세포까지 혈관에 함께 엉겨 붙게 된다. 이를 플라크라고 한다. 플라크는 흔히 ‘피떡’이라 불리는 핏덩어리 혈전을 야기한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플라크에 걸리면 순식간에 혈관을 막아버리는데, 이렇게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이나 뇌혈관성 치매 등을 일으키고, 심장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을 초래한다.
- ▲ 일러스트 조영주
혈관 막히면 스텐트삽입술 시행
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는 허벅지 등지에서 떼어낸 혈관으로 막힌 혈관을 대신하는 개흉수술을 했다. 그러나 스텐트삽입술이 보편화되면서 가슴을 여는 외과적 절개 수술 없이 혈관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스텐트삽입술이란 그물망 모양 스텐트를 혈관에 삽입해 막힌 부위까지 다다르게 한 뒤, 좁아진 부위에서 그물망을 펼쳐 물리적으로 혈관을 넓히는 '지지대 시술'이다. 스텐트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 코발트 합금, 니켈 합금 등이다.
어떤 경우 스텐트를 써야 할까?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을 확장하는 데 사용하며 동맥에 대부분 시술할 수 있다. 스텐트삽입술을 활발하게 시행하는 혈관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 내벽에 플라크가 쌓이거나 피가 뭉친 혈전이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병하는데, 이때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하면 환자 상태가 호전된다.
스텐트는 국소마취로 비교적 간편하게 시술한다. 예전에는 사타구니 동맥인 대퇴부 동맥을 통해 시술했기 때문에 시술 시간이 길고 지혈에 6~8시간씩 걸렸으나 최근에는 손목 동맥을 통해 스텐트를 삽입하면서 15~20분 만에 시술할 수 있다. 팔꿈치나 겨드랑이 동맥을 통해 삽입하는 방법도 도입됐으며, 급성심근경색증 같은 응급환자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 스텐트는 다리 혈관 같은 말초동맥 협착 환자에게도 활발히 사용된다. 뇌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정상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할 때에도 스텐트를 삽입할 수 있다.
스텐트삽입술이 질병 완치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는 "스텐트는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 사이를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하며 스텐트삽입술 후에도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는지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스텐트 종류
풍선 팽창형 스텐트 스텐트 안에 풍선을 장착한 것으로 스텐트가 접힌 상태로 혈관에 삽입한다. 그후 풍선을 부풀려 스텐트를 혈관에 고정하도 록 고안되었다. 심혈관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굴곡 정도가 심한 뇌혈관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자가 팽창형 스텐트 스텐트가 혈관 속으로 들어가면 혈액 온도에 의해 저절로 펴지는 구조다. 하지만 혈관 협착이나 폐색 원인인 플라크를 밀어내기에는 펼치는 힘이 약해 스텐트 시술에 앞서 풍선을 이용해 혈관을 넓혀야 한다. 경동맥이나 뇌혈관에 주로 사용된다.
약물 용출형 스텐트 스텐트에 약물을 코팅한 형태로, 시술 후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재발률을 감소시켰다. 관상동맥에 주로 사용하며 뇌혈관에는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혈관이 너무 가늘면 시술 어렵다?
스텐트삽입술은 혈관 지름이 2~3mm 이하로 작거나 과도하게 굴곡져 있으면 어렵다. 동산의료원 심장내과 남창욱 교수는 "관상동맥은 혈관 단면적이 75% 이상 좁아진 경우 스텐트 시술을 받는다. 지름이 1.5mm 이하이거나 급성 출혈의 흔적이 있는 경우, 혈관 기형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뇌동맥은 혈관이 가늘고 구불구불한 경우가 많아 의료진 판단에 따라 시술 여부를 결정한다. 스텐트 시술 이후에는 스텐트가 혈관 내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혈전이 쌓이지 않게 하는 항혈전제를 복용하는데, 항혈전제에 내성이 있는 사람은 시술받을 수 없다.
혈관이 다시 좁아질 수 있으니 주의
스텐트 삽입 후에도 혈관이 다시 좁아질 수 있다.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면 그물망 사이로 혈관벽이 자라 스텐트 금속면을 덮게 되는데, 이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내피세포가 과다하게 자라면 혈관벽이 다시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일반 금속 스텐트를 쓸 때 재협착률은 20~25%지만 현재 많이 쓰는 약물 방출 스텐트 재협착률은 3~5%다. 스텐트는 제거나 교체가 불가능하다. 동산의료원 신경외과 이창영 교수는 "혈관이 다시 좁아지면 혈관에 다시 스텐트를 삽입하거나 풍선을 부풀려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풍선성형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시술 후 꾸준한 관리가 중요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스텐트가 혈관 내에서 자리를 잘 잡을 때까지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을 복용한다. 일반 금속 스텐트는 한 달, 약물 용출 스텐트는 6개월~1년 항혈전제를 복용한다. 환자에 따라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추가적인 항혈소판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약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스텐트삽입술이 병의 완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술 후에도 혈관 협착 원인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위험인자를 관리하지 않으면 혈관이 다시 좁아질 수 있다. 금연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고,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은 혈관 내 재협착이나 새로운 병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피한다.
도움말 윤영원(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남창욱(동산의료원 심장내과 교수), 이창영(동산의료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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