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30대 남성이 심한 구토 증상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실려
왔다. 환자는 “최근 업무가 과중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오는 두통이라 생각해 진통제로 버텼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뇌혈관이
막혀 발생한 뇌졸중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뇌졸중은 노인층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에서 발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입원환자 800만 명을 살펴본 결과 지난 13년 동안 15세에서
44세의 환자 수가 37%나 증가했다. 특히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 환자는 3명 중 1명이 15세에서 34세 이하의
환자였다.
뇌졸중의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중 장년층에 비해 20~30대는 전반적으로 뇌졸중에 대한 인지도가 무척
낮다. 때문에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졸중은 흔히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혈관 질환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에 손상이 오고, 그에 따른 신체장애가 나타난다. 국내 사망원인으로는 암 다음이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이다. 즉 단일질환으로는 뇌졸중이 가장 큰 사망원인인 셈.
‘젊은 뇌졸중’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바로 비만이다.
비만은 고지혈증을 유발해 뇌혈관을 약하게 만든다. 고지혈증은 몸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상태를 뜻한다. 고지혈증이
장기간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혈관 벽에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이 침착 된다. 결국 혈관이 막히거나 혈관벽이 두꺼워지는 동맥경화에
노출된다. 이는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치명적인 뇌·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최근 고지혈증 치료 목표는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뇌·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고지혈증 의심환자라고 한다. 그만큼 뇌졸중 위험 군에 속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서구화 된 식습관과 운동량이 적은 생활
패턴,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폭식, 폭음을 즐기는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비만과 고지혈증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미
고지혈증을 진단 받았거나,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라면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약물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미국심장협회, 미국뇌졸중학회의 뇌졸중 1차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계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스타틴 약물을 통한 LDL 콜레스테롤 저하를 권고한다.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1,2차 뇌졸중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지질관리의 임상적 근거를 입증한 약물이다. LDL-콜레스테롤을 낮출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뇌졸중, 심근경색,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20-30대 젊은 층은 스스로의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관리의
소홀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건강은 결코 자신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뇌졸중과 같이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긴 시간을
후유증과 싸우며 지내야 한다.
젊었을 때의 건강관리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투자다.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찍부터
혈관 건강을 챙기는 지혜를 가져보자.
[최승호 울산 동강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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