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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집에서 환자 스스로 투석… 의료비도 절감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10. 23.

	복막투석 과정.

말기 신부전 치료법으로 복막투석이 주목받고 있다. 복막투석이 혈액투석에 비해 환자 장기 생존율, 편의성, 의료비 절감 등의 장점이 많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2~3년 전부터 나오면서 이 치료법을 시도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말기 신부전 환자는 콩팥 기능(혈액 정화, 배설 등)이 15% 미만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투석을 받아야 한다. 콩팥이식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공여자를 쉽게 구할 수 없다. 국내에서 투석을 받는 환자는 6만여 명에 이르며, 이들 중 87%는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2013년 대한신장학회 자료). 혈액투석은 혈액을 밖으로 빼내 투석기에서 노폐물을 제거한 뒤 깨끗해진 혈액을 몸 속으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1주일에 세번 병원에 가서 1회당 4~5시간 동안 누워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많다.

복막투석은 집에서 환자 스스로 할 수 있고 방법도 편리하다. 뱃속에 투석액을 넣으면 복막(위·간·대장 등이 있는 복강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이 자연필터 역할을 해 혈액 내 노폐물을 투석액 쪽으로 걸러낸다. 환자는 이 투석액을 몇 시간 후에 빼내기만 하면 된다. 하루 네번 투석액을 교환하며, 교환하는 시간은 20~30분 정도 걸린다. 취침 시간(8~10시간) 동안 투석을 해주는 자동 복막투석기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최규헌 교수는 "혈액투석기의 투석막은 화학물질인데 반해 복막은 자기 것이기 때문에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이 덜하다"며 "혈액투석에 비해 투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인체의 콩팥과 유사하며, 남아있는 콩팥 기능을 더 잘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비 절약 효과도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만성 콩팥 기능 상실'은 진료비가 높은 질병 2위였다.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이 혈액 투석에 들어간다. 최 교수는 "병원 시설, 기기, 의료진 등 혈액투석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며 "그 때문에 중국, 대만, 캐나다 등은 복막투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