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음식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그 내력이 그리 길지 않은 경우를 많아요. 우리의 국민음식이라 할 수 있는 김치, 그 중에서도 가장 흔히 먹는 통배추김치는 예상외로 역사가 짧답니다. ^^
[결구배추]
지금의 배추김치는 조선 후기에 들어온 고추가 김치의 양념으로 일반화되고, 외래 채소인 결구배추(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배추)를 재배하면서부터 담가 먹기 시작했죠. 우리가 김치를 먹기 시작한 것은 흔히 삼국시대 이전부터라 유추하기도 해요. 안타깝게도 그 시절의 식품 관련 문헌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삼국지 위지 동이전(三國志 魏地 東夷傳)>에 “고구려는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는 기록이 나오고, <삼국사기>에도 김치의 존재와 관련되는 여러 가지 정황증거가 보여 삼국시대 이전에도 김치가 있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어요.
또 우리 문화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일본 문헌을 통해서도 그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 나라시대(710~794)에 건축된 동대사(東大寺) 정창원(正倉院)의 <신라촌락문서(新羅村落文書)>나 평안시대(794~1185년경)의 문헌인 <연희식(延喜食)>을 보면 소금·술지게미·쌀가루·초 등에 채소를 절인 김치의 원형이 나와요. 우리의 기록으로는 고려 중기의 문신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김치가 처음으로 등장하는데요, “장을 곁들이면 한여름에 먹기 좋고(得醬尤宜三夏食),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넘긴다(漬鹽堪備九冬支)”고 무김치를 노래한 바 있지요. ^^
15세기 중반에 저술된 우리나라 최초의 조리서 <산가요록>에 가지, 오이, 파, 송이, 생강, 토란 등으로 김치를 담그는 법이 기록되어 있고요, 그 이후에 나온 허균의 <도문대작>이나 <음식디미방>에도 죽순, 산갓, 동아, 나박김치는 나오는데 배추김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배추김치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문헌은 1766년에 나온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로 침숭저법(沈崧菹法)이라는 명칭의 담그는 법이 기록되어 있어요.
<증보산림경제>에는 고춧가루로 담근 김치도 최초로 등장해요.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전후로 알려져 있어요. 1613년에 출간된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設)>에 “고추에는 독이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라 그 이름을 왜개자(倭芥子)라 한다” 했는데 그것이 100여 년이 지나서야 김치에 양념으로 들어가게 된 거에요. 그 이전에는 오늘날의 장아찌 같은 것을 김치 대신 먹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1827년경에 발간된 <임원십육지>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소개하면서 고추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는데요, 고춧가루를 넣은 빨간 김치가 그제야 보편화되기 시작합니다. ^^
그러다 19세기 말의 <시의전서>에 비로소 통배추김치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시절까지만 해도 통배추는 흔한 것이 아니었어요. 오늘날 흔히 먹는 김장김치는 1950년대에 우장춘 박사가 품종개량을 통해 만들어낸 결구배추 덕분인데요, 따지고 보면 김치의 역사는 길어도 통배추김치의 자취는 100년 남짓하다고 볼 수 있어요.
[무김치를 활용한 김치말이 국수]
배추김치로 해 먹는 가장 원초적인 음식이 김치말이입니다. 김치말이는 황해도와 평안도 사람들이 겨울에 밤참으로 즐기던 가정음식이에요. 추운 겨울밤에 출출해지면 묻어둔 김장독에서 김치를 꺼내 살얼음이 낀 김치 국물에 잘게 썰어 넣고 참기름과 깨 등을 친 뒤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던 이냉치냉의 음식이죠. 메밀묵이나 빈대떡이 있으면 식성에 따라 넣어 먹기도 했답니다. 무의 아삭함을 좋아하는 분들은 배추김치 대신 무김치를 채 썰어 김치말이 국수를 만들어 드셔도 좋습니다. ^^
서울시청 뒤의 ‘리북손만두’와 삼청동의 ‘눈나무집’, 주교동의 ‘우래옥’에 가면 특색이 조금씩 다른 시원한 김치말이를 맛볼 수 있으니, 더위로 달아난 입맛을 김치말이 국수로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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