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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그밖의 중요 질병

여름에도 다리가 차갑고 저리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3. 7. 8.


강 모 할머니(65)는 몇 년 전부터 다리가 차갑고 시려 한여름에도 양말을 2개씩 신고 다닌다. 밤에 잠을 잘 때에도 두꺼운 이불을 덥어도 다리가 시리다고 한다. 게다가 오래 걸으면 허리도 뻐근하고 양측 다리 전체가 저려오다 조금 쉬거나 앉으면 괜찮아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내왔다.

요즘은 발을 땅에 디디려 해도 다리에 힘이 없어 자꾸 비틀거리고 고무다리 같이 힘을 줄 수가 없다. 5분만 걸어도 양쪽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저리다 못해 터질 듯한 통증이 왔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사라지다 보니 점점 허리도 구부러지게 됐다.

결국 병원을 찾은 강 할머니는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최근 병원에서 추천한 신경성형술 시술을 했다.

척추관협착증은 말 그대로 신경다발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요통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감소하고 피가 통하지 않아 신경에 손상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60대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며 주된 증상은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거나 보통 속도로 걸을 때 나타나고 약간 아픈 느낌과 함께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은 날이 갈수록 자주 오고 심해져서 100m, 50m만 걸어도 마치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처럼 다리가 저리다. 증세가 심해지면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까지 통증이 오고 혈액순환이 감소해 신경에 손상이 오게 된다.

감각을 느끼게 하는 부위가 손상을 입으면 발이 늘 시리거나 어떤 경우에는 늘 뜨겁거나 따가운 증상을 일으킨다. 운동신경에 손상을 일으키면 다리가 가늘어지거나 대ㆍ소변을 보기 힘들어진다.

허리 질환 하면 보통 허리디스크를 생각하기 쉽지만 척추관협착증과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심해지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사라져 점점 허리를 굽히게 되어 `꼬부랑할머니`가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 물리치료, 보조기, 운동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할 수 있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에 비해 보존적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사례가 많다"며 "최근 고령 환자의 수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신경성형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성형술은 엑스선이 장착된 1㎜ 정도의 특수 카테터(관)를 척추의 병변 부위에 접근시킨 뒤 추간판과 신경 압박 부위까지 정확하게 집어넣어 눌린 신경을 풀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치료 중 엑스선 영상을 직접 보면서 환자에게 정확한 염증, 유착 위치를 확인하고 통증과 자극이 있는 곳에 대해 질문하면서 약물이 골고루 퍼지는 현상을 알 수 있어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5~10분 정도면 시술할 수 있어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골다공증 환자들에게도 안전하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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