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박명수 씨가 최근 모 방송사의 건강 관련 퀴즈프로그램에 출연해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담낭 용종이 발견돼 주목받았다. 박씨는 남성 출연자 7명 중
암 발병 가능성이 3번째로 높았다. 이유는 혈액검사 결과 중성 지방치가 높았고, 복부 초음파 결과 담낭 용종이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박민정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지방간과 동맥경화가 의심되고 이는 내장비만과 연관돼 있어 금주가 필요하다"면서 "담낭 용종은 딱히 증상이
없어도 담당의사와 상의해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쓸개라고도 부르는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을 저장하는 주머니로
보관과 동시에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담낭 용종은 담석을 제외하고 담낭 내강(안쪽의 공간)으로 돌출하는 모든 형태의 종괴(혹)로
정상인의 경우 3~7%꼴로 발견된다. 덴마크는 남성 4.6%, 여성 4.3%의 유병률을 보고했고 일본은 남성 6.3%, 여성 3.5%며, 중국은
6.9%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2010년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1만7564명 중
1275명(7.3%), 여성은 1만3313명 중 712명(5.3%)에서 발견됐다.
담낭 용종이 생기는 이유는 용종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담낭으로 흐르는 혈류가 막혀 생긴 염증이 세포를 손상시켜 점차 증식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건강검진을 이유로 복부 초음파 검사가 많이 시행되면서 담낭 용종 역시 예전에 비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담낭
용종은 크게 양성 용종과 악성 용종(담낭암)으로 분류된다. 전체의 95%가 양성이며 3~8% 정도가 악성이다. 양성 용종인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
조직이 점차 커지면서 암이 될 수 있다. 양성 용종은 콜레스테롤 용종이 46~70%의 빈도로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10㎜ 이하로 작고
다발성인 경우가 많다.
악성 용종은 대개 단일 병변이며 길이가 10㎜ 이상으로 크다. 서울대병원 췌담도 전문의 박주경 교수는
"담낭 용종은 단순히 크기만을 가지고 악성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으며 담낭 용종의 형태 및 초음파 검사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임상의사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의 악성 종양도 담낭 용종처럼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담낭의 담즙 성분 일부가 굳어져
생긴 담석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담낭암은 소화기계에서 발생하는 암종의 3~4%를 차지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2~3배 많이 발생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자주 발견된다. 담낭암 환자의 70~90%가 담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담석 환자 중 담낭암이 발견되는 빈도는 1% 미만이다.
담낭 용종 치료는 10㎜ 이상일 경우 수술로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용종 크기가 10㎜ 미만이더라도 담석이 있거나 담낭염, 복통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제거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복강경을 이용해서 배를 열지 않고 수술을 하기 때문에 3~4일이면 퇴원할 수있다.
담낭 용종은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처음 담낭
용종이 발견되면 1~2년간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로 크기 변화를 관찰한 다음 큰 변화가 없으면 6~12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한다.
담낭 용종 치료의 관건은 담낭암 가능성이 높은 병변을 완전 절제가 쉬운 초기에 발견해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또한
담석이 함께 동반되어 담도성 통증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에는 담낭 전체를 제거한다. 특히 용종 크기가 10~18㎜ 이상이면 악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다만 콜레스테롤 용종은 절제하지 않고 담낭의 상태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민구 을지대병원 외과 교수는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양성 병변이지만 일부에서는 악성화로 진행될 수 있어 위험인자를 정확히 알고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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