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왕혜문 씨는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 석사 학위와 경희대학교 약선 과정을 이수했다. 요리하는 한의사로 잘 알려진 그녀는 < 참 쉬운 약선 요리 > 책을 집필했으며, 올리브TV의 프로그램 '홈메이드쿡 : 밥상닥터'를 통해 건강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전문적인 한방 지식과 뛰어난 요리 솜씨를 바탕으로 이달에 먹으면 좋은 제철 식품을 < 에쎈 >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 봄철 질환을 예방해주는 두릅
슬슬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3월, 봄 하면 당연 떠오르는 것이 바로 각종의 봄나물이다.
약선의 손쉬운 실천 중 하나가 바로 제철 음식 잘 챙겨 먹는 것인데, 제철 음식은 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우리나라는 지역 특성상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인체도 계절에 따라 크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봄에는 봄에 해당하는 장기(臟器)인 간(肝)의 기능이 활발해지는데, 문제는 계절의 반응과 몸이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신체 리듬의 균형이 깨지면서 몸은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때 바로 제철 식재료인 봄나물이 지니고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계절에 맞게 면역력을 증강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봄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많다. 또한 신체나 외부에 양의 기운이 충만해 피곤하거나 과로하면 한의학에서는 쉽게 상열(上熱)하여 혈관이 팽창하거나 혈액이 탁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쉽게 볼 수 있는 질환은 바로 간의 피로, 혈압의 상승, 안구 충혈과 결막염, 입안이 허는 증상, 위염 또는 피부 질환 들이다. 봄에 발병하기 쉬운 질환들은 봄나물로 예방할 수 있다. 봄나물 특유의 약간은 쓰고 쌉쌀한 맛이 인체의 불필요한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가라앉게 한다. 그 중 두릅은 나무 머리 꼭대기에 나는 나물이라 하여 목두채(木頭菜)라 하며, 산나물의 황제라고도 한다.
두릅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고 철분과 비타민 A, B1, B2, C, 그리고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 함유량도 많아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며, 혈액순환을 도와 원기 회복에 좋다. 따라서 학생이나 정신적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완화된다. 한의학에서 두릅은 해열·강장·이뇨·진통·거담 등의 효능이 있으며, 특히 건위(健胃: 위의 소화기능을 강하게 함.) 작용을 해 식욕을 돋우며 위염, 위경련이나 위궤양을 개선한다고 한다. 또한 이뇨 작용, 진통 작용이 있어 부종과 신장염, 관절염에도 넓게 사용된다.
◆ 두릅과 최고의 궁합을 이루는 쇠고기와 마늘
두릅은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가급적 향이 강한 식재료와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가 흔히 두릅을 데쳐 먹기만 하는데 사실 두릅이 지닌 효능의 약용 가치가 높으며, 여기에 서로 맞는 궁합 식품을 더하면 되면 그 효능이 더욱 증강한다. 두릅을 살짝 데쳐서 양념해 쇠고기와 함께 산적을 만들면 봄철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을 때 좋으며, 특히 심신이 지쳐 있을 때 기력 향상에 좋다. 두릅과 마늘을 함께 먹으면 혈액을 맑게 하고 혈압을 개선하며, 뇌혈류를 개선해 뇌 기능을 향상한다. 특히 면역력 강화에 좋아 봄철 대표 질환인 감기, 두통, 피부 질환, 춘곤증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늘은 향이 강해 두릅과 같이 요리할 때 서로 상충할 수 있는데, 마늘을 굽거나 익히면 알싸한 향이 날아가 고소한 맛이 난다. 게다가 마늘을 익히면 노화 방지제인 항산화 물질 함유량이 높아져 더욱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마늘을 먼저 슬라이스해서 포도씨유나 올리브유에 굽고 살짝 데친 두릅을 마늘과 함께 볶으면 일품요리로 손색없다. 밥을 지을 때 뜸 들이기 전에 데친 두릅과 생마늘을 넣으면 향도 은은하게 나며 맛도 좋다.
잘 참고하시고 많이들 스크랩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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