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건 다들 아시죠?
세포는 정해진 수명이 있는데, 일부 세포는 그 수명이 매우 짧아서 만들어진 지 며칠 만에 죽어버리고 줄기세포가 분열해 새로 태어난 다른 세포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런 세포, 즉 피부 세포나 점막 세포 등은 수명이 짧은 대신 빠르게 증식해 재생합니다. 그러나 신경 세포나 심장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평생 재생되지 않습니다. 세포의 증식은 매우 엄격한 통제 아래 이루어지는데, 암은 근본적으로 몸속의 세포가 통제를 벗어나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생물학적 현상입니다.
암 치료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등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수술은 몸속의 암 덩어리를 제거해 암을 치료하고, 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차이점을 노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약을 말합니다.
반면에 방사선 치료는 말 그대로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를 말합니다. 그런데 앞선 글('우리 몸을 들여다보는 엑스선'바로가기) 에서 보셨듯이, 방사선은 공간 또는 매질을 통해 에너지가 전달되는 현상인데, 이러한 물리적 현상이 어떤 원리에 의해 암세포를 죽이는 생물학적 효과로 이어지는 걸까요?
암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 방사선인 엑스선의 예를 들어 방사선 치료의 원리에 대하여 알려드릴게요.
엑스선은 몸을 통과할 때 몸을 구성하는 원자와 상호작용해 에너지를 몸 속에 전달합니다.
이 때 원자핵 주위의 전자가 엑스선의 에너지를 넘겨받아 원자핵의 인력을 뿌리치고 탈출하면 몸 속에 이온이 발생합니다. 이온화는 엑스선이 우리 몸을 통과한 10-24 초부터 10-14 초 사이에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이온은 몸을 구성하는 분자와 반응해 10-8초 이내에 구조가 매우 불안정하여 주위의 다른 분자와의 결합을 통해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진 '라디칼(radical)'을 만듭니다. 라디칼이 세포핵 안의 DNA와 결합하면 DNA의 이중나선이 끊어지거나 뒤틀어지는 화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엑스선이 몸을 통과한 후 DNA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짧게는 1000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엑스선이 몸을 통과할 때 물리적·화학적 과정을 거쳐 세포의 DNA 구조를 변화시키는 생물학적 현상을 일으킵니다.
그렇다면 엑스선은 유전정보를 변화시켜 어떻게 암세포를 죽일까요?
세포가 분열할 때 딸세포는 어미세포의 염색체를 절반씩 나누어 가집니다.
그러나 엑스선을 받은 세포의 염색체는 모양과 성질이 바뀌어 정확하게 염색체를 절반씩 나누어 가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 결과 생겨난 2개의 딸세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정확한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유전정보를 가진 세포는 계속 분열을 할 수 없어 더 늘어나지 않습니다.
암이 무서운 병인 이유는 암세포가 몸 안에서 무한정 증식하고 전이해 환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암세포가 엑스선을 맞아 증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더는 무서운 대상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몸 속에서 사라집니다.
방사선은 물리적 에너지를 화학적으로 변형해 세포의 유전정보를 파괴하는 생물학적 효과를 일으킵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으로 유전정보를 변화시켜 암세포가 자라지 못하게 해 암을 치료합니다.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시나요?
[출처] 원자력 의학, 어렵지 않아요 : 방사선은 어떻게 암세포를 죽이나 |작성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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