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받은 황모씨(76·여·서울 마포구). 최근 들어 "전쟁이 났으니 피난 갈 준비를 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뇌의 변연계(감정·정서 조절 부위) 이상으로 인한 망상 때문이다. 아들 윤모씨(52)가 "전쟁이 날 리 없다"고 아무리 진정시켜도 효과가 없다.
황씨는 치매 초기부터 아무 때나 특별한 이유 없이 집안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윤씨가 "불안해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달래봐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의사는 "해마가 망가져서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방이 어디인지 찾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들 윤씨는 황씨가 집 안을 돌아다닐 때마다 "어머니 방은 이쪽"이라며 함께 방으로 들어가고, 그제서야 안정을 좀 찾곤 한다.
전체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조직을 손상시키는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긴다. 'SUMO1'이나 'S100a9'이라는 유전자를 갖고 있거나 나이가 들면 아밀로이드가 많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65세 이후부터는 5년이 지날 때마다 치매 환자 수가 2배씩 는다. 2012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9.1%(52만2000명)가 치매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오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의 신경세포 수가 감소하면서 기억 장애가 생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뇌의 전반적인 기능을 통제하는 전두엽이 제 구실을 못 하게 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뇌 혈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돼 뇌 기능이 떨어지는 혈관성 치매(전체 치매의 20~30%)나, 단백질 덩어리인 루이소체라는 물질이 대뇌피질에 쌓여서 기능이 떨어지는 루이소체 치매(10~20%)도 마찬가지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뿐 아니라, 정신과적 증상과 신체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우 교수는 "치매 환자의 90%는 '정신·행동 이상 증상'을 한두 가지 씩 겪는다"면서 "증상에 따른 적절한 대처법을 미리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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