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잠복 바이러스 중에는 경미한 질병을 일으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있고, 일단 감염되면 중증 질병을 일으키는 것도 있다. 주요 만성 잠복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본다.
▷수두바이러스=수두바이러스 자체는 백신이 있어서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생후 12~15개월의 아기에게 예방접종을 하는데, 이렇게 할 경우 대부분 수두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1~9세 때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수두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일단 수두에 걸렸다면 수두바이러스는 평생 신경에 잠복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과로·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띠 형태로 물집이 잡히는 대상포진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수두바이러스는 다시 잠복 상태가 된다. 그러나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이 손상돼 신경통·신경마비와 같은 후유증이 남는다.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50세 이상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대상포진 백신은 독성을 없앤 수두바이러스가 수두 백신보다 약 14배 많이 들어있다"며 "대상포진 백신은 몸의 면역 반응을 자극해서 이미 잠복해 있는 수두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하면 50대에서 70%, 60대에서 64%에서 예방 효과가 있다. 그러나 백신을 맞는다고 잠복해 있는 수두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헤르페스바이러스=피부 접촉 등을 통해 전염되며 신경에 잠복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시작해 입가, 성기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을 유발한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성기에 물집이 생겼다면 성관계를 자제해야 하고, 입가에 생겼다면 연인끼리 키스를 하거나 아이에게 입맞춤을 하지 않아야 한다.
대부분 약을 쓰지 않고 휴식만 취해도 낫는다. 심할 경우 항바이러스 연고를 써야 한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성기 물집은 증상이 심하고, 잘 앉지 못하는 등 생활에 많은 불편을 야기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활성을 억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백신은 없다.
▷거대세포바이러스=혈액·타액·피부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된다. 임신기에 감염되면 태아에게도 전염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는 "특별한 치료 없이 낫는 경우도 있지만, 임신 초기(4개월 전)에 감염되면 태어난 아기의 30~40%는 난청, 시력 소실, 뇌신경 발달장애 등 기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필요할 경우 임신 상태나 출산 직후 신생아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임신기 외에는 감염돼도 몸살 감기 정도로만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몸 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장기이식, 스테로이드제 장기복용 등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폐렴, 안염, 대장염 등을 유발한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손씻기 등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B형간염바이러스·C형간염바이러스=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B형간염의 경우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엄마로부터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주·과로 등으로 간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 되면 활발하게 증식, 간염을 일으킨다. 간염은 악화되면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B형간염, C형간염 모두 바이러스 증식 억제에 효과가 좋은 항바이러스제가 나와 있다. 다만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므로,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 건강을 위해 음주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혈액검사, 1년에 한 번은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B형간염은 백신이 있지만 C형간염은 백신이 없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혈액·정액·질분비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국내 환자의 경우 98% 이상이 성 접촉으로 인해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다. HIV에 감염되면 10여 년간 증상 없이 면역세포(T림프구)가 파괴되는데, 이후 면역 기능이 많이 떨어지면 폐렴·결핵·대상포진 등 각종 감염 질환에 취약한 에이즈 환자가 된다. 항바이러스제 3가지를 같이 쓰는 칵테일 요법을 평생 받아야 한다. 이 치료로 바이러스 증식을 최대한 억제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백신은 없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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