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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남성암

전립선암, 초기땐 초음파로도 거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5. 17.

송수일(47)씨는 5년 전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암이 전립선 오른쪽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수술로 전립선을 들어내는 대신에 정밀한 방사선 치료로 후유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전립선 70군데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삽입하고 방사선을 쏘아 암세포를 죽이는 브라키테라피를 받았다. 시술 후 바로 발기가 됐고, 요실금 등의 부작용도 없었다. 그는 올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전립선암은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치료할 때 전립선 양쪽에 바짝 붙어있는 성신경과 배뇨신경이 손상돼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의 후유증이 생긴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암전문클리닉 홍성준 팀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암이 있는 부분만 치료해서 전립선 일부를 살리거나 성신경·배뇨신경을 보존하는 시술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을 못했던 3기 전립선암에서 로봇으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초기암은 초음파로 치료

전립선암 환자의 60~70%는 진단 당시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지 않고 암세포의 악성도가 높지 않은 초기암이다. 초기라도,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20~80%는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요실금이 생기고, 발기능력은 수술 전의 60~70%만 유지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암전문클리닉 나군호 교수는 "그러나, MRI(자기공명영상)유도 고집적 초음파 치료를 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술실에서 실시간으로 MRI 화면을 보면서 암 조직에만 초음파를 조준한 뒤 고열을 가해 암 세포를 죽인다. 암이 전립선에 국한돼 있는 초기암에만 쓸 수있다.

3기까지 진행한 전립선암은 과거에는 거의 수술하지 못했지만, 요즘은 로봇을 이용해서 정교하게 수술해 완치까지 기대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이 시술은 자궁근종 치료 등에 적용하던 것으로, 전립선암에는 최근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의료기술로 정부 허가를 받기 위해 임상시험 중이다.

배뇨·성신경 보호하는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도 부작용을 줄이도록 발전한 시술법이 나왔다. 초기암 환자의 전립선 70~120군데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삽입한 뒤 방사선을 쏘아 암을 죽이는 브라키테라피가 그것이다. 전립선만 파괴하고, 배뇨신경과 성신경은 건드리지 않는다.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는 6주가 걸리는데, 이 시술은 한 번만 받으면 된다. 홍성준 팀장은 "미국에선 전립선암 환자의 20~30%를 브라키테라피로 치료한다"며 "요실금과 발기부전 후유증이 거의 없으며, 완치율도 수술·방사선 요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암이 있는 전립선(왼쪽 빨간색 점선 안)과 수술로 전립선을 모두 절제한 부분(오른쪽 빨간색 점선 안)의 MRI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3기 환자도 로봇 수술로 70% 완치

로봇 수술이 도입되면서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퍼진 3기 환자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3기 환자는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예전에는 방사선 치료와 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만 했다. 나군호 교수는 "수술용 로봇을 이용하면 골반 안쪽에 있는 전립선을 비교적 정교하게 도려낼 수 있다"며 "3기 환자가 로봇 수술을 받으면 70%는 완치된다"고 말했다. 수술 후유증인 요실금은 3개월 안에 70%가 회복되고, 발기능력은 1년 6개월 안에 20~30%가 회복된다.

전립선암이 이미 뼈까지 전이된 4기 환자나, 수술·방사선 치료를 받고 재발한 환자는 항암요법을 시행한다. 홍성준 팀장은 "최근 전립선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