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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대장암 치료 막는 돌연변이 단백질 제어 방법 찾았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5. 7.

암은 한 가지 치명적인 원인으로 일어난다기보다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는 이러한 원인을 제어하는 물질인데, 이 때 이 원인 중 하나에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에는 약이 듣지 않게 된다.

암 치료를 어렵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단백질인 `라스단백질`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 연구는 향후 라스제어 항암제를 개발하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최강열교수팀은 "암발생 인자 `라스`를 분해하면 이 단백질의 활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내용은 10일 세포신호전달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지에 실렸다.

라스 단백질은 세포의 성장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로, 암을 발생시키는 인자 중 하나다. 암 환자의 약 30%에서 라스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대장암 환자의 30~50%, 췌장암 환자의 90% 가량에서 라스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핏하면 돌연변이가 생기는 이 단백질을 제어하기 위해 제약사들은 지난 20년간 라스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항암제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라스단백질이 분해되며, 분해된 단백질이 없어지면 암 유발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인산화 효소(GSK3β)가 붙은 라스단백질에 단백질 복합체(베타티알시피-E3라이게이스)가 결합하면 라스가 세포 내 단백질 분해장소인 프로테아좀으로 이동해 분해된다는 것이다.

간접적으로 라스의 활성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는 많았으나, 라스가 세포내에서 직접 분해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또 이렇게 라스를 조절하면 사람과 동물에서 암 발생이 억제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라스를 분해하는 이 저분자화합물을 발굴하고, 연세대 한균희 교수와 공동으로 유사화합물을 합성해 안정적인 항암제로 개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존 항암제로 치료되지 않는 라스단백질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낸 것"이라며 "라스를 분해해 인체에 흡수가 잘되는 저분자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연세대 윤종복, 김호근 교수와 정우정, 윤주용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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