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30~40대 직장인이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폭탄주를 돌리는 것」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요즘엔 회식 문화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회식을 술자리로 여기는 것이 보편화된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뇨병과 술의 관계는 어떨까? 알코올과 당뇨병 발생, 당뇨병 환자들의 질병 관리에서 음주의 영향과 적정 음주량에 대해 알아보자.
# 당뇨병 발생과 음주(알코올) 섭취와의 관련성
지금까지 보고된 당뇨병 발생과 알코올 섭취와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완전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많은 역학 연구에서 당뇨병 발생과 알코올 섭취량과의 관련성을 J 또는 U 자 모양으로 보고하고 있다. 즉,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당뇨병 발생이 30% 정도 덜 발생하지만, 과도한 음주를 할 경우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폭음하는 경우가 적은 양을 여러 날에 나누어 마시는 것보다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만성적인 음주가 췌장 베타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세포 사멸에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나라 연구진의 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이렇듯 알코올은 적은 양을 과하지 않게 마시면 당뇨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지만, 과음이나 폭음 그리고 만성적인 음주를 할 경우에는 오히려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 당뇨병 관리에서 음주의 영향과 적정 섭취량
당뇨병 환자인 경우 음주를 할 경우에는 몸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당뇨병 환자가 음주를 할 경우 정상인과 다른 대사 양상을 보일 뿐 아니라 당뇨병 관리에 많은 장애를 주게 된다. 음주가 당뇨병 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가지인데,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과도한 음주는 저혈당을 일으키는데, 때로는 심각하게 위험한 정도의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술포닐요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음주를 했을 때,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알코올이 간에서 당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심한 음주로 인한 저혈당 혼수로 응급실을 찾게 되기도 한다.
2.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당뇨병 자체를 악화 시킨다. 술은 고열량 식품이므로 당뇨병 환자가 일상적인 식사와 함께 음주를 하는 경우, 더 많은 인슐린 분비를 요구하게 되어 췌장의 베타세포에 많은 부담을 주고, 체내에서 알코올은 지방산의 합성을 증가시켜서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3. 지속적 음주는 만성 췌장염을 발생시킬 수 있고, 당뇨병성 합병증을 촉진시킨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미세혈관합병증(망막증, 신증), 동맥경화증(뇌졸중, 심장병)의 발생을 증가시킨다.
이렇듯, 당뇨병 환자가 정상혈당을 유지하고, 동반 질환이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술은 영양소가 없고 열량이 높기 때문에(알코올 1g당 7kcal) 당뇨병 환자에게는 금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1. 술은 혈당관리에 영향을 미치므로 주치의와 상의한후 마신다.
2. 술은 혈당조절이 잘 되는 경우에만 1~2주에 2회 이하로, 1회 마실 수 있는 기준량은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내로 제한한다.
3. 간질환, 고지혈증, 비만한 당뇨인은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4. 공복상태나 운동 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5. 음주 후 아침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당검사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6. 술을 마실 때에는 천천히 마시며, 도수 높은 술은 희석해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7. 일부 약물과 알코올을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정상인들에게 적절한 음주는 당뇨병 발생을 감소시키지만, 조금만 지나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알코올이 혈당조절과 합병증 발생에 나쁜 영향을 주기때문에 음주를 권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진희, 윤건호 | 가톨릭 의과대학 내분비 내과, 유헬스케어사업단
대한보건협회 '건강생활'
ⓒ 따스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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