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 살인 김군은 망막아세포 부위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망막아세포종`을 앓았다. 이미 이 병으로 오른쪽 눈을 잃은 김군은 왼쪽 눈에도 종양이 생겨 그마저 놓칠 위기에 처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조사하는 양성자 치료를 받았다. 결국 김군은 이 치료를 통해 왼쪽 눈을 구할 수 있었다.
양성자선은 방사선의 일종이다. 방사선 치료는 X선이나 전자선을 인체에 조사해 암세포를 파괴한다. 지금까지 환자 치료에 많이 사용했던 X선은 통과 경로에 있는 모든 조직에 손상을 줘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양성자선은 X선과 달리 체내에서 멈추기 직전 대부분 에너지를 방출하고 사라진다. 이는 양성자선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인데,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발산되는 지점을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한다.
이 브래그 피크 후방의 정상 조직에는 방사선 노출이 없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브래그 피크가 생기는 지점은 빔 세기와 통과하는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인체를 투과하는 양성자선 세기를 조절하면 암세포만 정확히 조준해 파괴할 수 있다.
김주영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은 "X선은 피부 바로 밑에서 가장 많은 방사선량을 조사하다 점차 감소해 피부 속에 위치한 암세포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도달시킨다"며 "게다가 암세포를 통과한 후에도 방사선을 멈출 수 없어 정상세포까지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양성자선은 피부 초입에 방사선량을 조금 조사하다 암세포가 있는 깊이에서 양을 최대로 높일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하다"며 "방사선량이 암세포를 통과한 후에는 거의 제로 상태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양성자선은 X선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꿈의 방사선 치료`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특히 양성자선은 소아암 환자에게 혜택이 크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자라면서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양성자선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아는 방사선 치료 후 장기간 생존하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에 의한 2차 암 발병 위험도 높다. 양성자선은 이러한 위험도 낮춰줄 수 있다.
양성자 치료는 3000만~4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 환자들이 섣불리 치료를 결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소아암(뇌종양, 중추신경계, 안면부위) 환자는 작년 4월부터 보험을 인정받아 적은 비용(환자 본인 부담 5%)으로도 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센터장은 "정부로서는 큰 결정이었을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도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아이가 양성자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부작용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사회의료적인 관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아암에 대한 보험이 적용되면 어린이 환자가 많아질 줄 알았다. 보험이 인정된 후에도 환자가 예상보다 늘지 않았다"며 "양성자 치료가 환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성자 치료는 `신(新)`치료법으로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이 치료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양성자 치료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요구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양성자 치료는 1950년대부터 사용됐고 최근 10~20년 사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은 26~27개, 일본은 6~7개 의료기관에서 이 치료기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 전문가들은 무작위 배정 임상을 요구하지만,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해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무작위 배정 임상 데이터는 아니지만 양성자 치료에 대한 임상 자료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2007년 4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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